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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세상 이야기
본문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강물이 포구에 앉아
바다를 바라봅니다
파도가 거품을 끓이며
내지르는 포효에
늙음은
주춤주춤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열매도 떨구고
잎도 털어내며
다 지웠는데 또 무엇을 원하는지
세상 바람이 차갑습니다
모진 세월에게 자비를 구걸하느니
발가벗고 하늘을 향하여
빛의 사랑을 기다리는 게
나목의 살길이라고
햇빛이 가지 사이에서 별처럼 반짝입니다
늙음, 그게 다가 아닙니다
겨울 다음에 봄이 오듯
죽음 다음에는 부활이 있다고
길 떠나는 가을이 나을 위로합니다
1550 – 111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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