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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욱스님, 산호세 금림사에서 ...지난 3년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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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상욱 스님

얼마전 미국에서 같이 지내고 있는 종인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여기 와서 무엇을 배웠나요?” 종인 스님이 말하길 “집 짓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제 집 한 채는 거뜬히 지을 수 있어요.” 참고로 종인 스님은 위산사, 금림선사, 법장사 리모델링일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참 훌륭한 기술을 배웠구나하고 생각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서도 지난 3년간 머물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선지식에 대한 믿음입니다. 선지식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익히 들어봤지만 여기에서의 선지식과 한국에서 말하는 선지식의 개념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이해한 선지식은 가끔씩 찾아뵙고 바른 길을 가는지 공부를 점검해주는 분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선지식은 가까이 살면서 자주 보고 제자들이 바른 길을 가는지 수시로 점검을 해주는 분입니다. 드러나게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주시는 경우는 드물지만 항상 선지식이 살피고 보호해주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선지식을 믿고 따르면서 대중과 함께 예불하고 일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 이것이 여기의 수행입니다.

또한 대중의 힘입니다. 출가자 뿐만 아니라 재가자들 또한 각자 맡은 바 일에 매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나태했다가도 다시 힘을 내게 됩니다. 여기의 대중은 굉장히 독특합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수행합니다. 각각 저마다 살아온 배경, 문화, 나이, 수행 정도 등이 다 다릅니다. 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때로는 부딪치고 때로는 화합하면서 내 안에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을 살피고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워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예불과 법문의 중요성입니다. 여기는 하루 예불 일정이 매우 빡빡합니다. 아침예불 2시간, 점심 공양 후 바로 오후 예불 1시간 30분, 저녁 예불 2시간이 평일 일정이고 이외에 화요일은 만트라 시간이 별도로 있고 금, 토, 일은 특별 주말스케줄로 좌선, 법문, 경전 강설, 예불 등으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가 꽉 차있습니다. 이 일정을 따라하다보면 가랑비 옷 젖듯 불법이 스며듭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훈습이라고 합니다. 저절로 향내가 몸에 스며들고 나태하고 처지더라도 법문을 통해서 다시 힘을 내서 또 하루를 살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에 예전에 번뇌로웠던 상황에서 조금 여여해질 수 있는 자신을 보고 약간의 불법의 맛을 보고 환희합니다.

이런 기본 생활 틀 속에서 지난 3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저를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래서 혹시 인연이 되셨다면 이 인연을 소중히 이어나가고 계속 수행해 나가셨으면 합니다. 조금 이상하고 색다른 집단인 것은 맞습니다. 기존에 접해던 불교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많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 정말 숨은 보석이 있습니다. 그 보석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복을 짓고 연을 지으면서 가르침대로 수행을 이어나가는 길 밖에 없습니다.



상욱스님은 현재 산호세 금림사, 영화선사 밑에서 수행정진 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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