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권혁인 목사- 시편 묵상(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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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소나무가 자라나기 이전에 그 바위는 이끼조차 살 수 없는 불모의 공간이었습니다.
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잠시 싹을 틔우다가도 이내 말라버리곤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바위에서 소나무는 어떻게 자라날 수 있었던 걸까요? 장구한 세월과 함께 돌도 그 품을 조금씩 넓혀갔기 때문입니다.
바람에 날아온 솔씨 하나가 이끼 틈 사이로 떨어져 안긴 뒤로 바위가 굳은 몸을 이리저리 틀면서 키워낸 결과입니다. 자기 품에 안긴 생명을 살리기 위해 돌도 안간 힘을 다해 자기 몸 한구석을 내어준 것이지요.

십자가의 보혈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몸을 내어준 주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죄악의 씨앗이 이끼처럼 번져가는 이 땅에 생명의 빛으로 오셔서 부활의 첫열매가 되신 주님입니다. 이를 통해 바위 같은 우리 마음에도 생명의 소망이 자라나게 된 것입니다.
시편 기자가 고백한 주의 이름을 아는 자란 바로 생명의 소망을 자라나도록 하신 그분을 안다는 말입니다. 단순히 호명되는 이름을 안다는 뜻이 아니라, 생명을 향해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신 그분을 지각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그분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거에요. 그분이 내어준 그 품에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소나무가 되는 것이지요.

<오늘의 묵상>
하나님의 품 안에 자신을 온전히 맡긴채 살아 가고 있는가?


권혁인 목사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408-295-4161
https://www.santaclarakum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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