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모닝레터_주인공은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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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은 모두 한국인이었습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비영어권에게 철옹성이라 불리던 아카데미를 석권하다시피 했었는데, 연이어 드라마에서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한국의 이야기에 감동을 하고 그 실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K-콘텐츠라 불리우는 한국 영화, 드라마 등이 빛을 발하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 탄탄한 스토리 텔링이 큰 몫을 합니다. K 팝 역시 마찬가지죠. 아티스트와 팬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공감가는 가사 등 여기에도 스토리 텔링은 큰 몫을 합니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사람들은 이제 메달보다 스토리에 열광을 합니다. 알고보니 국가대표 선발에서 떨어졌다가 부활전으로 올라왔다더라,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데 아이스하키팀이 출전 직전 남북 단일팀으로 꾸려지게 되었다 하는 스토리들은 선수와 보는 사람들에게 강한 유대감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스토리를 가진 경기에서 굳이 승리를 하지 않아도 응원을 보내고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물론 한일전 빼고 말입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가진 스토리. 하지만 이렇게 카메라를 통해 보여지는 사람들에게만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죠. 우리 모두는 각자 만들어가고 있는 스토리가 있고 또 그 스토리 안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멋있게 써주셔서 감사하다’ 는 말을 듣게 됩니다. 사실상 저는 그들이 말한 것을 조금 드라마틱하게, 스토리가 되도록 구성한 것일뿐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만든 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본인이 얼마나 근사한 삶을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각자 만들어가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굴곡이 조금 더 있는 사람과 조금 덜한 사람이 있을뿐. 인생 그래프의 기울기가 가파른 것만이 스토리가 되는 건 아닙니다.

지난 주에, 그리고 오늘 여러분이 쓰신 ‘나의 스토리’는 어떠셨나요. 코메디 장르셨나요, 아니면 로맨틱, 비극 혹은 호러 장르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스토리에서 ‘나’는 여우주연상 후보일지 남우조연상 후보일지 떠올려보세요. 혹시나 수상을 하지 않았을지라도 시상식 후 애프터파티에서 멋진 춤으로 상을 받은 것 이상으로 찬사를 받은 <오징어게임>의 오영수 배우처럼 우리도 늘 즐기면 그만입니다.
주인공은 ‘나야 나’ 니까요.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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