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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 장미, 가시 그리고 봉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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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가시 그리고 봉오리

나뭇잎들이 빨강 노랑으로 물들고 아침에 패딩을 입은 사람들을 보자니, 추수감사절이 코 앞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름 그대로 ‘감사하는’ 시간이네요.

감사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습관적으로 쓰다보니, 사실 그 의미가 뚜렷이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시작한 어떤 것때문에 제게 ‘감사’는 조금 더 선명해졌습니다. ‘장미, 가시, 봉오리Rose, Thorn, Bud ‘가 그것입니다.

항상 저녁을 먹다보면 일상적으로 하는 말만 하게 되고 어느새 눈도 잘 안마주치는 것 같다는 말을 했더니 딸이 제안을 했습니다. ‘장미, 가시, 봉오리’를 해볼까, 하구요.

장미는 행복했던 일, 가시는 슬프거나 안좋았던 일, 봉오리는 앞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면서 적어도 두 가지씩 얘기를 해보자는 거였습니다.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점이 좋아서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사실 창피해서 말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이 기회를 빌어 슬쩍 내보이기도 했죠.

장미를 이야기할 때는 다들 웃게 됩니다. ‘오늘 운전하다가 우연히 본 노을이 너무 예뻐서 눈물날 뻔 했어’,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 정말 친절하니까 하루종일 기분이 좋더라’. 하지만 매순간 행복한 일만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인생이죠.
가시를 이야기할 때는 다들 쉼표가 좀 많아집니다. ‘대박 실수로 하루종일 멍하게 지냈어’, ‘결과가 안좋았어. 울고 싶었는데 참았어’. 가시를 이야기할 때는 그냥 들어주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리고 나면 봉오리 차례. ‘주말에 자전거타고 열심히 운동해야지’, ‘기다렸던 영화 볼거야. 신나.’  가시가 있었기에 봉오리는 더욱 희망을 머금게 됩니다.

‘우리 식구만의 저녁의례’를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저에게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하루를 보내며 순간순간에 집중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속으로 이건 장미네, 가시네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봉오리가 있음에 가시인 부분들도 감사하게 됐죠.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인생 모든 부분이 선물입니다. 투정부리듯 감사할 일 투성이라고 하며 웃으니 더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추수감사절에 모인 모든 가족들과 감사하면서 멋진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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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SVK관리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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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도 감사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감사하다고 서로에게 말해줍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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