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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 인생은 B와 D사이의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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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와 D사이의 C

요즘 토크쇼에선 ‘이상형 월드컵’을 하는 장면이 많이 보입니다. 초대손님에게 누가봐도 멋진 두 명의 선택지를 주고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결정을 하게 하는 겁니다.
가끔 고르기 아주 힘들만한 두 사람을 비교하게 해서 은근히 고민하는 걸 유도하고 또 그 상황을 시청자들이 즐기게 하곤 하죠. 실제로 혼자 탄식을 하며 본 적도 있습니다. 저 사람을 떨어뜨리다니 하면서요.

유명인들만 하는 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는 라면 월드컵, 인생영화 월드컵, 고양이 사진 월드컵 등 별별 종류의 월드컵이 있어서 아이들이 이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네요.
알고보면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역시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복수할 결심으로 하버드 기숙사 사이트를 해킹해 이상형 월드컵을 만들고 하버드 서버를 다운시키기도 했다고 하죠.
또 우리는 인생 최초의 가장 멋쩍은 순간을 맞이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이 질문은  어쩌면 누구나 겪은 첫번째 이상형 월드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선택의 과정에서 취향을 알아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뭐 나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이 또 이런 게임까지 해야하나 싶구요, 선택이란 것을 통해 결국에 최종 승자를 가리게 하는 것을 보자면 좀 씁쓸해지기도 하죠. 최종 승자가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에서요.

완벽한 선택이란 것이 있을 까요. 그 때 벼락거지가 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집을 샀다면 그 선택에는 당연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불안보다는 나 그리고 우리 가족을 우선해서 한 결정이었을테니까요.
 
무엇보다 ‘타인의 시선으로 시작되는 선택’ 만 아니면 됩니다. 선택을 하는 짧은 순간에 중심은 ‘나’ 이거나 ‘우리’ 면 됩니다. 그렇다면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 당장 만족하지 못할지라도 시간이 지난 후 미련이나 후회가 남는 일은 덜해질 것입니다.

프랑스 철학가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 라고 했습니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는 선택만 있을 뿐이니 과거의 선택에 미적댈 시간이 없는 겁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것 중에서 골라야 하는 때이니까요. 나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삶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입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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