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유지윤의 On the Radio_ Celine Dion - Hymne a L'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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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ine Dion - Hymne a L'Amour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사랑의 찬가(Hymne à l’Amour)를 보며 전율이 일었다. 셀린 디옹(Celine Dion)이 무려 4년만에 선보인 무대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에서, 프랑스가 자랑하는 국민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Hymne à L’amour(사랑의 찬가)라니!



에디트 피아프는 연인인 마르셀 세르당의 죽음을 기리며 가사를 썼다. “푸른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대도 당신이 나를 사랑하기만 한다면 나는 아무래도 좋아”로 시작하는 노랫말에서 그 애달픈 심정을 짐작해 본다. (영어로 If You Love Me (Really Love Me)로 Edith Piaf가 직접 부른 버전도 있고 번안된 가사로 최정원이 부르는 버전도 있다.)



셀린 디옹 역시 2016년에 남편과 오빠를 암으로 잃었다. 2022년에는 희귀병인 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을 오래도록 앓아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아마존 프라임에서 선보인 다큐멘터리 I Am: Celine Dion에 투병생활과 재활 이야기가 공개됐다. “뛰지 못하면 걸을 거고, 걷지 못하면 길 거다. 멈추지 않겠다. (If I can’t run, I’ll walk. If I can’t walk, I’ll crawl. And I won’t stop.)”고 말하는 장면이 회자되었다. 물론 이런 불굴의 의지와 재활 노력이 있었기에 그가 선 무대가 더욱 빛났을 것이다. 하지만 한 인터뷰에서 셀린 디옹은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몰랐던 발병 초기에 활동을 멈췄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몸의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제대로 문제를 규명하는 일, 아픈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는 일, 무너져 내리던 자신의 몸과 꿈을 돌보는 데 시간을 썼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다큐멘터리 수록곡 공식 플레이리스트에는 보석 같은 곡들이 담겼다.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왔던 The Power of Love,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이자 셀린 디옹의 최고 히트곡인 My Heart Will Go On 등 외에도 익숙한 곡이 많다.



여기에 Courage라는 곡을 소개한다. 퀘벡 출신인 셀린 디옹이 모어인 불어로 하는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우리 안의 괴물에 맞서고 우리 자신을 끌어올릴 용기가 필요하다. 그제서야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 아니라 잠시 멈추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용기는 과연 무엇일까?

*유지윤. 한때 라디오 PD. 번역가. 역서 <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앞으로 100년>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공역) 등이 있다. 브런치 https://brunch.co.kr/@unijereve, 블로그 https://unijereve.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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