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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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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 1 / 성백군
폭풍우 몰아치는 장마철에도
팔팔하던 나뭇잎이
된서리 맞고서
철이 들었나 봅니다
어쩌다 불어오는 미풍이라도
망설임 없이
올라타다가
더러는 하나 둘 떨어집니다
숱한 세월을 지나왔기에
삶의 무게가 있을 만도 한데
수많은 일을 당하다 보니
오히려 속이 비워진 것일까
허공에 뜨이기도 하고
땅 위에 뒹굴기도 하지만
불평 한 마디 없이
물 흐르듯 제 몸을 흘려 보냅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서
응어리진 삶을 순하게 풀어내는
살풀이춤과 같은 것
우리네 삶에도
저런 낙엽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79 – 112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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