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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담쟁이 / 성백군

 

 

실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여름 담쟁이 잎

벽돌담 위에서 손뼉을 친다.

 

칙칙폭폭

짐을 잔뜩 실어 나르는 기차

와아~

전장에서 승리를 쟁취한 기마병 행렬

아무튼 신나는 추스름이다.

 

한 때는

벽돌 한 장 한 장을 잡으며

죽을힘을 다해

엉금엉금 손톱으로 기어올랐는데

몇 번이나 포기하려 하다가도

이름 때문에 담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며

기막힌 운명이라 저주까지 했었는데

 

마침내

지금은 이겼다는 승리의 깃발이

여름 한낮의 뜨거운 벽돌담을 덮고

시원하게 초록 파도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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