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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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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흰 머리카락 / 성백군
거울 속 자기 모습 들여다보며
흰 머리카락 뽑는다고
생 머리카락 뽑는 아내가 안쓰러워
등 두드려 무릎 위에 누이고 머리카락 속 해쳐본다
한 올 한 올 골라내어 뽑다가, 문득
흰 머리카락이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어 미안해 져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뽑는다마는
이미 너무 많아 다 뽑을 수 없고
더러는너무 깊어 끊어진다
지울 수 없는 것,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상쳐 뿐이랴
육십이 다 되어도 까만 머리 그대로면
우리가 어찌 부부라 할 수 있으랴
함께한 세월은
상처도 오래되면 정이 드는 것을
그 사이 아내는 순한 잠에 빠지고
나는 야
아내의 흰 머리카락을 뽑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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