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모닝레터- 탄소로 가득 찬 내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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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로 가득 찬 내 옷장

옷장을 열면 무엇이 느껴지시나요. 내가 좋아하는 색, 스타일, 아니면 옷은 많은데 참 입을 건 없네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 가지 빠진 것이 있습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옷장을 열 때마다 스물스물 나오는 것, 바로 ‘이산화탄소’ 입니다.

무슨 말이냐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30불 정도의 청바지를 한 벌 산다면, 옷감을 만들어내는 데부터 청바지를 매장에 배송하는 데까지 약 4리터 정도의 물이 필요하고, 이것은 34킬로그램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 방출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깜짝 놀랄만한 양이죠. 청바지 한 벌에 그만큼의 이산화탄소라니요.

물론 자동차나 비행기 등이 발생시키는 탄소발자국도 어마어마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내 옷들이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은 약간 충격이기도 합니다.
미국인 한 명이 옷을 사면서 평균적으로 일 년에 약 700킬로그램 정도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죠. 이것은 샌프란시스코부터 로스앤젤레스를 일곱 번이나 비행할 수 있는 수치이고 나무로 계산하면 300 그루에 해당합니다.

쇼핑을 하러가면 그래도 약간 죄의식을 덜게 해주는 여러 문구들을 봅니다.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만든 옷이라든가, 물 절약 워싱과 같은 방법으로 제작했다는 것 등이 그것인데요,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이 버려질 때에는 역시나 환경에 똑같은 해악을 끼치게 됩니다.

사실 환경을 생각하자면 ‘새 옷을 사지 않는 것’이 가장 맞는 방법이긴 하지만, 또 옷을 사지않고 살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최근 각광받는 것이 ‘중고옷 쇼핑’ 이라고 하네요.
 환경문제가 자신의 세대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 MZ세대에서 특히나 중고옷의 인기가 올라갔다고 합니다. 중고옷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구요. 기성세대로서 미안한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한번 ‘내 옷장의 탄소계산기’를 돌려보세요.
내 옷장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나오는지, 그것이 내가 지구에게 어떤 일을 한 것인지 알려줄 겁니다(계산기가 있는 곳은 여기입니다.  thredup.com/fashionfootprint).

블랙프라이데이가 코 앞인 요즘, 타오르는 소비욕구를 조금 다잡게 해줄지도 모를 일이니 꿩 먹고 알 먹고 아닐까요.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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