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자기 부인 - 권혁인 목사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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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의 길에 대해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부인의 헬라어 뜻을 의역하면, 자기를 우선순위로 두는 행위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선택은 늘 포기를 동반합니다. 하나의 선택은 상반되는 또 하나의 포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기준이 중요합니다.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은 가치 기준을 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은 복음의 우선 순위를 강조하신 것입니다. 그 때 비로소 구원의 길을 얻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자기를 버리고 부인하는 행위가 자기의 생명을 포기할 만큼 아무 의미도 두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수께서도 생명이 천하 보다 소중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다만 생명의 목적을 자기에게 둘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복음을 우선 순위로 삼으라는 가르침입니다. 삶의 가치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려 주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생명은 말그대로 덧없는 육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구원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육신에 속한 자는 세대의 풍조를 쫓다가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을 부끄러워 하는 자라고 성경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세대의 풍조를 따라 멸망으로 향해가는 자에게 십자가의 도는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일 수 있겠지요.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맞지 않는 억지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생의 구원을 얻는 자에게 십자가의 도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왜냐하면 영광의 그 날에 하나님으로부터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고 의롭다 인정받도록 해주는 핵심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십자가의 도를 대하는 여러분의 태도는 어떠한가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십자가의 도 앞에서 고백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권혁인 목사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408-295-4161
https://www.santaclarakum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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