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모닝레터- 피지컬100의 우승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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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 피지컬100의 우승자처럼

최근 몰아서 볼 수 밖에 없게끔 만든 서바이벌 쇼가 있었습니다. 가장 긴장되고 재미있는 부분에서 끝나버리는, 마치 막장 드라마같은 편집으로 한 편만 더, 한 편만 더 하다가 결국 끝까지 다 봐버린 ‘피지컬 100’ 이 그것입니다.

그동안 관찰 예능이나 연애프로그램이 거의 다였던 와중에 100명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완벽한 신체 능력을 갖춘 최고의 ‘몸’을 찾겠다는 ‘피지컬 100’은 꽤 신선했습니다.
게다가 (스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승자는 참 의외의 인물이었습니다.

사실 첫 회에서 엄청난 근육질의 보디빌더들을 보며 힘이 장사일 것이라는 생각에 우승상금 3억을 가져갈 사람은 저 쪽에서 나오겠구나, 시시하게 끝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근력을 겨루는 게임에서조차 보디빌더들이 우수수 나가 떨어지는 겁니다. 그들의 그 엄청난 근육은 보이기 위한, 시쳇말로 ‘패션근육’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니 근육끼리 서로 유기적으로 받쳐주며 기능해야 하는 협응력 부분에서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서로 호응하며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협응력’ 이란 단어는 이미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태어나 눈을 맞추고, 엄마 아빠를 따라 ‘잼잼, 짝짜꿍’을 하던 때 그리고 블록을 쌓으며 눈과 손이 협응하는 그 순간의 재미. 감각과 근육들이 화음을 이루어내며 우리는 어울림의 느낌을 몸소 체험하며 컸습니다.

‘피지컬 100’을 보니 이 협응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껴집니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것뿐 아니라 조직이나 단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각자의 능력보다 우선시될 것이 바로 협응입니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다른 관점을 가졌다고 해서 내치고 소통을 하지 않는 사람은 겉만 번지르르한 ‘패션근육’인 거죠. 그에 비해 얄팍한 체형인데도 근육을 조화롭게 써서 힘을 내는 ‘협응형 근육’인 사람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는 리드미컬하게 움직여지고 확실히 결과물도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어울림의 즐거움도 크구요.

‘피지컬 100’을 통해 운동해야겠다는 마음보다 어떤 근육형의 사람일 것인가를 생각했다면 이 쇼를 만든 피디가 실망하게 될까요? 여러분의 감상은 어떠신지도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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