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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교육정보가 실시간으로 소통되는 곳, 실리콘밸리 육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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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보니, 아이를 키운다는 건  부모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쩔쩔 매던 초보엄마 시절에 아이가 열이 날 땐 벗겨야 한다고 말해준 옆집 아주머니가 없었더라면, 입학식을 앞두고 허둥대던 때 준비물을 친절히 알려주던 문방구 아저씨가 없었더라면 엄마 아빠 노릇은 훨씬 더 힘든 일이 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는 아프리카 속담을 보자면 이건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것인듯 하다.

이곳 산호세에서도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들이 서로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며 아이들을 현명하게 키울 수 있도록 마음을 합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엔 엄마들을 쉬게 할 목적으로 아빠들만 아이들을 데리고 만나자 했습니다. <아빠 어디가>란 프로그램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죠. 그런데 엄마들도 모임에 함께 하고 싶어 했어요. 자연스럽게 온라인 단톡방이 생겼고 또 오프라인 모임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에 처음 만들어진 이후 ‘실리콘밸리 육아방’의 방장으로 활동 중인 잭 킴(Jack Kim) 역시 두 아이의 아빠. 실리콘밸리의 엄마 아빠들로 이루어진 이 단톡방에선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생한 정보가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비소가 없는 한국쌀을 직접 가져가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어요. 그러자 바로 곡식류는 가져올 수 없다는 글과 쌀에 대한 정보, 미국에서 한국쌀을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까지 주르륵 답글이 달리더라구요. 질문글이 구매까지 실시간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꿀정보가 그득한 곳입니다. 회원들끼리 정보를 나누는데 주저함이 없어요. 완전히 오픈마인드인 거죠.”

이 육아방에서는 닉네임과 아이들 나이, 살고있는 지역을 합한 아이디로 활동을 한다. 따라서 자신의 환경과 딱 맞춤인 살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처음 미국에 발을 디딘 당황한 초보 엄마에게는 ‘나도 그랬었다’ 라는 말과 함께 마음을 다독이는 정보가, 타주에서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마음이 급한 엄마에게는 정확하고 현실적인 조언이,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병원 시스템에 발을 동동 구르는 엄마에게는 일단 급한 불부터 끄게 하는 차분하면서도 실질적인 글이 바로바로 올라온다는 것이다.

 
 
온라인 단톡방은 팬데믹 사태가 사그라들 무렵인 지난 5월에 두 달마다 한번씩 만나는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모임엔 SVkoreans.com 의 적극적인 후원이 함께 한다. 5월에는 스물 네 가정이, 7월에는 열 일곱 가정이 모여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우리 언제 또 만나느냐”는 이야기를 들을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또 아이들의 띠에 따라 소모임이 즉석에서 만들어져 플레이 데이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도 하며,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는 가족이 다함께 자주 뭉치기도 한다고. “확실히 아이들을 키우며 같이 시간을 보내고 경험을 공유하다보면 누구보다도 더 쉽게 친해지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게 돼요. 그렇다고 새로 들어온 분들이 어색해 할 분위기는 아닙니다. 운영진에서 잘 챙기고, 또 회원들이 서로 환영해주거든요. 쌍미님과 유선영님, 노아노라빠님 등 운영진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잭 킴 방장은 사실상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이 육아방의 분위기가 어느 곳보다도 활기차고, 회원들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러 이벤트들도 계절 별로 이어진다고 한다. 봄에는 체리, 딸기 피킹을 다녀 온 사람들이 리뷰를 올려서 같이 갈 사람들이 즉석에서 꾸려지기도 하고, 할로윈 코스튬과 여러 행사에 관한 것들도 서로 돕고 나눈다는 것. 육아방답게 중고물품 거래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장난감과 책, 옷들까지 아이를 키우며 금세 못쓰게 되는 여러 것들을 나누며 또 거기에서 지인이 되고 나아가 친구가 되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는 주로 어린 아이들과 초등학생 위주이지만 이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교육정보의 양도 훨씬 더 크고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잭 킴 방장은 말한다. 또 회원들이 많아질수록 지역이나 아이들의 나이, 상황에 따른 세세한 정보가 올라올 것이라며 회원가입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한다.
카카오톡의 오픈챗에서 ‘실리콘밸리 육아 및 교육 정보 공유방’ 을 검색하거나(비밀번호: 2022), QR코드를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다.

 

글/ 한혜정
사진/ 실리콘밸리 육아방(open.kakao.com/o/gAU4V0g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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