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전문강사, Tasty-K 황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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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이어주는 한식, 세계에 알린다.
한식 전문강사, Tasty-K 황정아
한국 사람에게 ‘밥’ 이라는 것은 참 유난스런 존재다. 밥상에 같이 앉는 사람이 ‘식구’ 이며, ‘밥심’ 이 없으면 살지 못할 것 같고, ‘밥 한번 같이 먹자’ 란 말은 헤어질 때 통용되는 인사말이다. 황정아 씨에게도 ‘밥’ 은 그녀의 인생을 거의 180도 바꾸어 놓은 남다른 존재였다. 외국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으며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던 그 순간, 그녀가 느꼈던 즐거움은 ‘내가 오래도록 해야 하는 일’ 에 대한 길을 열어 주었다.
“완전히 커리어를 전환한 거죠. 원래 경영학 공부하고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거든요. 아이를 가지면서 고민이 시작됐어요. 그러다 기왕 바꿀 거면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생각했죠.”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가장 행복하고 영감을 받는 지 고민하다가 떠올린 단어가 바로 ‘한식’이었다.
아이를 낳고 황정아 씨는 한식 전문가로서의 길에 치열하게 뛰어 들었다. 대학원 수업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선재스님의 사찰음식을 일 년 넘게 배웠으며, 통역과 번역 일뿐 아니라 관광 가이드 자격증까지 땄다. “외국인들에게 우리 전통시장을 소개해 주고 싶었어요. 한식의 재료부터 보여주고 떠들썩한 분위기도 맛보구요. 시장의 맛이라는 게 있잖아요. 깔끔한 마트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한국의 정도 맛보게 할 수 있죠.”
그래서 그녀는 한식 전문 스튜디오 Tasty-K 를 자양시장에 만들었다. 외국인들의 미식투어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던 중 팬데믹으로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클래스는 줄일 수 밖에 없었고, 그 대신 자양시장에 자리한 잇점을 살려 <자양시장 집밥날> 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들과 직접 시장에서 장을 보고, 반찬을 만들어 집에 가지고 가는 코스로 ‘마치 친정에 다녀 온 것 같다’는 찬사 가득한 후기를 받고 있다고. 또 매달 주제를 정해 거기에 맞는 전통주와 음식을 페어링 하는 <월간 요술상>도 인기 클래스로 자리잡았다.
“한식이 갖는 매력은 정말 무궁무진해요. 특히나 발효라는 과정이 접목됐기 때문에 건강와 풍미 두 가지를 다 잡을 수 있는 거죠. 특히나 외국인들은 이런 점을 굉장히 흥미로워 합니다.” 이번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초청으로 추석페스티벌 <한국의 장 Get to Know Korean Jang> 이벤트에서 황정아 씨는 한국만의 독특한 쌈문화를 선보여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쌈야채에 직접 쌈장을 만들어 불고기와 같이 싸서 먹게 하고, 거기에 쌈다시마까지 곁들여 다양하게 맛있는 한식문화를 알렸다. “소금과 물, 콩 그리고 시간. 이 네 가지만으로 만들어지는 장은 참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또 메주의 변형인 된장, 간장, 고추장, 쌈장 등 한식의 기본이 되는 장류는 한식을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핵심이기도 하죠.”
또 샌프란시스코 로웰 하이스쿨(Lowell High School)에서는학생들과 같이 꽃송편을 만들고, 다솜한국학교과 KCI에서 한식수업, UC 버클리에서 장에 대한 테이스팅을 진행하는 등 한식 문화 알리기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저는 셰프도 아니고 요리연구가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예요. 한식 강사로서 한식을 매개로 하는 모든 것을 해보고자 합니다. 어쩌면 인문학적인 접근일 수도 있겠죠. 음식과 문화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거니까요.” 그녀의 말처럼 어쩌면 음식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일지 모른다.
황정아 씨에게 어느 날 한식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사람은 아기 때 스위스로 입양을 갔다가 어른이 되어 생모를 찾았고, 한국말을 못하는 까닭에 생모와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다. 김치 담그는 것을 알려주고 한식 몇 가지를 수업하고 난 뒤 생모와 같이 자리를 마련한 이 수강생은 이제서야 진정한 가족이 된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또 Tasty-K에서 한식 수업을 들었던 미국인 부부가 이번에 샌프란시스코를 찾아와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된 데는 바로 한식이 그 역할을 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 이렇듯 그녀에게 한식을 전하는 일은 책을 한 권 낼 수도 있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 더욱 특별하다.
한식 안에는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 있다. 그래서 한식을 전한다는 것은 단지 레시피만을 전파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황정아 씨는 요리만 잘하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음식으로 사람을 잇고, 한식의 맛과 멋, 한국의 맛있는 문화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한식은 세계와 통한다’ 는 말을 하는 그녀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였다.
글/ 한혜정
사진/ 황정아 씨 제공(인스타그램 @tastyk, 이메일 tastyk.ashley@gmail.com)
한식 전문강사, Tasty-K 황정아
한국 사람에게 ‘밥’ 이라는 것은 참 유난스런 존재다. 밥상에 같이 앉는 사람이 ‘식구’ 이며, ‘밥심’ 이 없으면 살지 못할 것 같고, ‘밥 한번 같이 먹자’ 란 말은 헤어질 때 통용되는 인사말이다. 황정아 씨에게도 ‘밥’ 은 그녀의 인생을 거의 180도 바꾸어 놓은 남다른 존재였다. 외국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으며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던 그 순간, 그녀가 느꼈던 즐거움은 ‘내가 오래도록 해야 하는 일’ 에 대한 길을 열어 주었다.
“완전히 커리어를 전환한 거죠. 원래 경영학 공부하고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거든요. 아이를 가지면서 고민이 시작됐어요. 그러다 기왕 바꿀 거면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생각했죠.”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가장 행복하고 영감을 받는 지 고민하다가 떠올린 단어가 바로 ‘한식’이었다.
아이를 낳고 황정아 씨는 한식 전문가로서의 길에 치열하게 뛰어 들었다. 대학원 수업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선재스님의 사찰음식을 일 년 넘게 배웠으며, 통역과 번역 일뿐 아니라 관광 가이드 자격증까지 땄다. “외국인들에게 우리 전통시장을 소개해 주고 싶었어요. 한식의 재료부터 보여주고 떠들썩한 분위기도 맛보구요. 시장의 맛이라는 게 있잖아요. 깔끔한 마트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한국의 정도 맛보게 할 수 있죠.”
그래서 그녀는 한식 전문 스튜디오 Tasty-K 를 자양시장에 만들었다. 외국인들의 미식투어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던 중 팬데믹으로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클래스는 줄일 수 밖에 없었고, 그 대신 자양시장에 자리한 잇점을 살려 <자양시장 집밥날> 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들과 직접 시장에서 장을 보고, 반찬을 만들어 집에 가지고 가는 코스로 ‘마치 친정에 다녀 온 것 같다’는 찬사 가득한 후기를 받고 있다고. 또 매달 주제를 정해 거기에 맞는 전통주와 음식을 페어링 하는 <월간 요술상>도 인기 클래스로 자리잡았다.
“한식이 갖는 매력은 정말 무궁무진해요. 특히나 발효라는 과정이 접목됐기 때문에 건강와 풍미 두 가지를 다 잡을 수 있는 거죠. 특히나 외국인들은 이런 점을 굉장히 흥미로워 합니다.” 이번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초청으로 추석페스티벌 <한국의 장 Get to Know Korean Jang> 이벤트에서 황정아 씨는 한국만의 독특한 쌈문화를 선보여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쌈야채에 직접 쌈장을 만들어 불고기와 같이 싸서 먹게 하고, 거기에 쌈다시마까지 곁들여 다양하게 맛있는 한식문화를 알렸다. “소금과 물, 콩 그리고 시간. 이 네 가지만으로 만들어지는 장은 참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또 메주의 변형인 된장, 간장, 고추장, 쌈장 등 한식의 기본이 되는 장류는 한식을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핵심이기도 하죠.”
또 샌프란시스코 로웰 하이스쿨(Lowell High School)에서는학생들과 같이 꽃송편을 만들고, 다솜한국학교과 KCI에서 한식수업, UC 버클리에서 장에 대한 테이스팅을 진행하는 등 한식 문화 알리기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저는 셰프도 아니고 요리연구가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예요. 한식 강사로서 한식을 매개로 하는 모든 것을 해보고자 합니다. 어쩌면 인문학적인 접근일 수도 있겠죠. 음식과 문화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거니까요.” 그녀의 말처럼 어쩌면 음식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일지 모른다.
황정아 씨에게 어느 날 한식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사람은 아기 때 스위스로 입양을 갔다가 어른이 되어 생모를 찾았고, 한국말을 못하는 까닭에 생모와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다. 김치 담그는 것을 알려주고 한식 몇 가지를 수업하고 난 뒤 생모와 같이 자리를 마련한 이 수강생은 이제서야 진정한 가족이 된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또 Tasty-K에서 한식 수업을 들었던 미국인 부부가 이번에 샌프란시스코를 찾아와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된 데는 바로 한식이 그 역할을 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 이렇듯 그녀에게 한식을 전하는 일은 책을 한 권 낼 수도 있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 더욱 특별하다.
한식 안에는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 있다. 그래서 한식을 전한다는 것은 단지 레시피만을 전파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황정아 씨는 요리만 잘하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음식으로 사람을 잇고, 한식의 맛과 멋, 한국의 맛있는 문화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한식은 세계와 통한다’ 는 말을 하는 그녀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였다.
글/ 한혜정
사진/ 황정아 씨 제공(인스타그램 @tastyk, 이메일 tastyk.ashle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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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eMinSVK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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