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oli Historic House and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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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고즈넉한 행복
Filoli Historic House and Garden
사실 눈만 돌리면 지천에 꽃인데, 일부러 뭔 꽃구경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파이롤리 히스토릭 하우스 앤 가든(Filoli Historic House and Garden)에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사시사철 꽃향기가 마음을 은밀하게 들뜨게 하고, 100년 넘은 저택의 우아함, 끝 모를 평원의 한가운데 있는듯한 자연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곳.
여기엔 두 가족의 이야기가 마치 멋진 전설처럼 펼쳐진다. 첫번째는 본(Bourn)가족이다. 남편인 윌리엄 본은 아내 아그네스를 위해 3년에 걸쳐 대대적으로 멋진 집을 지었다. 그리고 파이롤리(Filoli)라는 이름을 붙인다. 자신의 좌우명인 “정의로운 목표를 위해 싸우고(Fight for a just cause), 동료를 사랑하며(Love your fellow man), 선하게 살아라(Live a good life)”의 Fight, Love, Live 에서 각각 처음 두 글자를 조합해 이름 붙인 것. 그 후 본 부부가 세상을 떠나고 로스(Roth)가족이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한다. 1937년 집을 산 로스 가족은 1977년에 ‘이 집과 정원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만 소유할 수 없다’ 는 멋진 말을 남기고 비영리단체로 대중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멈춘듯한 공간에 머물다, 파이롤리 하우스
입구부터 화려한 꽃들이 계절감을 뽐내는 반면 내부엔 100년 전 그때로 시간을 돌리는 듯한 풍경이 있다. 고풍스런 가구들이 멋스럽고 디너 테이블에는 방금 전에 놓여진 것 같은 식기에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북적대 금방이라도 손님들이 올 것 같은 분위기다. 또 부엌에선 스튜가 끓고 있는 것 같고 지직거리는 라디오 소리도 정겹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향효과가 우리를 그때 그 시절로 돌려 놓아, 이 집의 소유자였던 두 가족과 함께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부엌엔 파이롤리 요리책도 놓여져 있어, 마치 비밀노트를 들춰보듯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이 대저택에서 56개의 방에 있었을 사람들을 상상해 보는 것은 즐겁다.
자연을 호흡하다, 에스테이트 트레일
파이롤리 하우스의 화려함에 놀랐다면 이제는 트레일을 걸으며 호흡을 정돈할 때. 하우스에서 나와 끝없이 펼쳐진듯한 초원을 바라보면 트레일 입구가 보인다. 약 1마일의 짧은 코스로 30분이면 너끈하게 다녀올 수 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 코스로 들어서는데 아이들도 충분히 뛰어 올라갈 정도의 높이다. 야생 칠면조가 어슬렁대는 숲길을 넘어서면 노란꽃을 한가득 가진 커다란 나무가 인사하듯이 있고, 또 나무가 울창한 코스를 지나게 되어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표지판이 잘 돼있어 길 잃어버릴까 하는 걱정은 넣어두어도 좋다. 꽃구경 하기 전, 커다란 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듯한 30분 코스 트레일을 강력하게 추천.
본격 꽃구경, 파이롤리 정원
아까 하우스 투어를 하며 창문 너머 보였던 분홍색 튤립이 예고편이었다면, 본편은 예고편을 뛰어 넘는다. 시계탑이 보이는 선큰가든(Sunken Garden)에선 계절에 따라 꽃이 물감이 되어 화려한 파렛트를 만들어 낸다. 선큰가든의 꽃에 취해 있다가 비밀의 화원처럼 보이는 입구로 들어서면 여긴 또 별천지다. 튤립이 무대를 떠나려 하고 있는데 그 옆엔 장미가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장미에 취해 계속 올라가다보면 파피꽃의 색이 넋을 놓게 만들어 버린다. 친구와 가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말 그대로 한폭의 그림이다. 곳곳에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으니 꽃과 함께 바람이 만들어내는 갈대들의 소리를 들으며 걷다 쉬다를 반복해도 좋다. 결국 파이롤리에서의 하루는 ‘좋았다’라는 나즈막한 탄식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
글,사진/ 한혜정
Filoli Historic House and Garden
운영시간/ 36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티켓/ 현재 온라인으로만 예약 가능하다. 당일 현장 구입은 안되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성인 $25, 17세이하는 $15, 65세 이상은 $22. 산마테오 카운티 라이브러리의 ‘Discover & Go’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무료입장.
세부사항/ 펫은 입장불가, 드론도 안되고 사진촬영은 가능하지만 상업적인 용도는 불가.
식사/ 입구에 Quail’s Nest Cafe 가 있고, 야외 테이블도 있다. 피크닉은 가능하지만 정해져 있는 장소만 이용가능. 공원에 물은 가지고 갈 수 있고, 하우스 입장 시에는 불가.
Filoli Historic House and Garden
사실 눈만 돌리면 지천에 꽃인데, 일부러 뭔 꽃구경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파이롤리 히스토릭 하우스 앤 가든(Filoli Historic House and Garden)에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사시사철 꽃향기가 마음을 은밀하게 들뜨게 하고, 100년 넘은 저택의 우아함, 끝 모를 평원의 한가운데 있는듯한 자연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곳.
여기엔 두 가족의 이야기가 마치 멋진 전설처럼 펼쳐진다. 첫번째는 본(Bourn)가족이다. 남편인 윌리엄 본은 아내 아그네스를 위해 3년에 걸쳐 대대적으로 멋진 집을 지었다. 그리고 파이롤리(Filoli)라는 이름을 붙인다. 자신의 좌우명인 “정의로운 목표를 위해 싸우고(Fight for a just cause), 동료를 사랑하며(Love your fellow man), 선하게 살아라(Live a good life)”의 Fight, Love, Live 에서 각각 처음 두 글자를 조합해 이름 붙인 것. 그 후 본 부부가 세상을 떠나고 로스(Roth)가족이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한다. 1937년 집을 산 로스 가족은 1977년에 ‘이 집과 정원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만 소유할 수 없다’ 는 멋진 말을 남기고 비영리단체로 대중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멈춘듯한 공간에 머물다, 파이롤리 하우스
입구부터 화려한 꽃들이 계절감을 뽐내는 반면 내부엔 100년 전 그때로 시간을 돌리는 듯한 풍경이 있다. 고풍스런 가구들이 멋스럽고 디너 테이블에는 방금 전에 놓여진 것 같은 식기에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북적대 금방이라도 손님들이 올 것 같은 분위기다. 또 부엌에선 스튜가 끓고 있는 것 같고 지직거리는 라디오 소리도 정겹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향효과가 우리를 그때 그 시절로 돌려 놓아, 이 집의 소유자였던 두 가족과 함께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부엌엔 파이롤리 요리책도 놓여져 있어, 마치 비밀노트를 들춰보듯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이 대저택에서 56개의 방에 있었을 사람들을 상상해 보는 것은 즐겁다.
자연을 호흡하다, 에스테이트 트레일
파이롤리 하우스의 화려함에 놀랐다면 이제는 트레일을 걸으며 호흡을 정돈할 때. 하우스에서 나와 끝없이 펼쳐진듯한 초원을 바라보면 트레일 입구가 보인다. 약 1마일의 짧은 코스로 30분이면 너끈하게 다녀올 수 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 코스로 들어서는데 아이들도 충분히 뛰어 올라갈 정도의 높이다. 야생 칠면조가 어슬렁대는 숲길을 넘어서면 노란꽃을 한가득 가진 커다란 나무가 인사하듯이 있고, 또 나무가 울창한 코스를 지나게 되어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표지판이 잘 돼있어 길 잃어버릴까 하는 걱정은 넣어두어도 좋다. 꽃구경 하기 전, 커다란 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듯한 30분 코스 트레일을 강력하게 추천.
본격 꽃구경, 파이롤리 정원
아까 하우스 투어를 하며 창문 너머 보였던 분홍색 튤립이 예고편이었다면, 본편은 예고편을 뛰어 넘는다. 시계탑이 보이는 선큰가든(Sunken Garden)에선 계절에 따라 꽃이 물감이 되어 화려한 파렛트를 만들어 낸다. 선큰가든의 꽃에 취해 있다가 비밀의 화원처럼 보이는 입구로 들어서면 여긴 또 별천지다. 튤립이 무대를 떠나려 하고 있는데 그 옆엔 장미가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장미에 취해 계속 올라가다보면 파피꽃의 색이 넋을 놓게 만들어 버린다. 친구와 가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말 그대로 한폭의 그림이다. 곳곳에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으니 꽃과 함께 바람이 만들어내는 갈대들의 소리를 들으며 걷다 쉬다를 반복해도 좋다. 결국 파이롤리에서의 하루는 ‘좋았다’라는 나즈막한 탄식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
글,사진/ 한혜정
Filoli Historic House and Garden
운영시간/ 36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티켓/ 현재 온라인으로만 예약 가능하다. 당일 현장 구입은 안되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성인 $25, 17세이하는 $15, 65세 이상은 $22. 산마테오 카운티 라이브러리의 ‘Discover & Go’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무료입장.
세부사항/ 펫은 입장불가, 드론도 안되고 사진촬영은 가능하지만 상업적인 용도는 불가.
식사/ 입구에 Quail’s Nest Cafe 가 있고, 야외 테이블도 있다. 피크닉은 가능하지만 정해져 있는 장소만 이용가능. 공원에 물은 가지고 갈 수 있고, 하우스 입장 시에는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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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Conni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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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eMinSVK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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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이런곳이 있었구나 :) 꼭 가봐야겠어요. 정보 감사합니다.
Conni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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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현재 온라인으로만 예약 가능하다. 당일 현장 구입은 안되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