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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엮는 마크라메 작가 겸 강사 Ju Craft 박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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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엮는 마크라메 작가 겸 강사
Ju Craft 박진주

 

얼핏 보기에 적어도 뜨개바늘 하나쯤은 필요할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아무런 도구도 필요없다. 단지 손으로 매듭만 지어나가면 된다는 것. “이름이 참 생소하죠. 마크라메라고 할 때 바로 처음에 알아들으시는 분은 없더라구요. 쉽게 표현하자면 매듭공예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마크라메 작가와 강사를 겸하고 있는 박진주 씨의 말을 들으며 봐도 신기할 정도였다. 굉장히 정교하게 보이는 꼬임, 기하하적인 문양을 가진 매듭들이 단지 손만 가지고 한 것이라니.

 

마크라메는 13세기 즈음에 아라비아에서 시작되어 베를 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미그라매 migramah에서 유래된 아주 오래된 레이스 기법의 이름이다.
“저는 정말 예술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저 손재주가 있는 편이어서 만드는 것을 좋아하긴 했죠. 오래 전에 마크라메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시간과 열정을 바쳐서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박진주 씨에게는 마크라메가 인생의 두 번째 챕터를 열어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부로만 생활한 지 십 년이 가까워오도록 자신은 ‘백수체질’이라고 줄곧 느끼면서 노는 데 전력을 다하다가, 팬데믹으로 온 세상이 조용해지고 나니 생산성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깝다고 느껴졌고, 어느 순간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말이 없다’는 사실이 자신을 너무 작아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언가 하자는 생각에 예전에 했던 마크라메 실을 다시 잡으며 그 때는 몰랐던 희열과 잊고 살았던 감각이 손 끝에서 나오는듯 느껴졌다. 그리고는 더 나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더해져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6주간 거의 하루종일을 수업과 과제에 매달리다시피 해 ‘한국 모던 마크라메협회’의 자격증을 따서 왔다.

“마치 마크라메의 마법에 걸린 것 같았어요. 어쩌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싶다라는 꿈을 가지게 된 것도 돌아보면 마법같아요. 제가 거의 180도 바뀐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마크라메를 하는 과정도 똑같답니다. 마크라메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4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내 앞이 완성품이 딱 나타나게 되니까요. 또 만드는 4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가는 마술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만드는 과정이 몹시 복잡할 것 같다는 질문에 박진주 씨의 답은 명료했다. 세가지 매듭만 알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평매듭, 감아매기, 종달새머리매듭 이렇게 세가지가 가장 기초적인 매듭의 방법이며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베이직 작품들은 심지어 자칭 타칭 ‘똥손’이라 하는 사람들도 모두 자신이 만든 것을 흐뭇한 표정으로 들고 가게 된다는 것.

 

박진주 씨의 ‘주 크래프트 Ju Craft’에서는 사람들에게 보다 쉽게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원데이 클래스만 운영하고 있다. 마크라메 뿐 아니라 솜이 들어있는 아주 굵은 실을 이용한 ‘청키니트백’ 클래스는 한참 유행물결을 타고 있는 색색의 손뜨개 가방을 만드는 것이라 인기만점이라고. 수업을 참관해보니 박진주 씨만의 꼼꼼함이 준비과정이나 수업 곳곳에 팁으로 발휘되고 있어, 뜨개질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가방 하나를 휘리릭 완성해가는 분위기였다.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즐거움을 가르치면서 느끼고 있어요. 좋은 분들을 만나서 참 행복하구요, 똑같이 설명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각자 내면의 무언가을 작품으로 드러내는 걸 보는 게 정말 재미있답니다. 각자의 개성이 고스란히 나오거든요. 또  처음에 실뭉치를 보면 당황해 하시다가도 완성품을 보면서 즐거워하시는 장면은 저에게 정말 힘이 돼요.”

그래서 박진주 씨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마크라메를 알게 되고, 각자 자신만의 매듭을 엮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매듭을 하나 하나 완성해가며 자신처럼 즐거움과 희망을 얻을 수 있기를, 그리고 새로운 꿈을 찾아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처음은 거창하지 않을 지 몰라도 마크라메가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찾아줬듯이 많은 분들이 꿈을 엮어나가시면 하는 바람이예요.”

박진주 씨의 ‘주 크래프트’ 공간 안에는 꿈을 엮는 희망이 있다. 또 별다른 도구없이 손으로 엮고 매듭을 짓는 시간은 온전히 내가 해냈다는 뿌듯함을 얹어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박진주 씨가 직접 경험한 소중한 ‘꿈꾸기’는 매듭을 한 땀 한 땀 엮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글/ 한혜정
사진/ 박진주 씨 제공(인스타그램 @ju.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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