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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엄마로서 내 나이는 몇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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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서 내 나이는 몇살인가요



상상해봅니다. 아무나 부모가 될 수 없다는 법률조항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요.
모성애 테스트를 통과해서 부모자격증을 따야만 엄마가 될 수 있다면, 바로 패스해서 엄마가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모성애든 부성애든 길러지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한 살 한 살 먹어갈 때 그  옆에서 저도 엄마로서 조금씩 성장하는 중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닌척 했을뿐, 되돌아보면 정말 어리숙할 수 밖에 없던 저였습니다. 엄마 역할 수행이라는 스위치를 켜면 바로 엄마모드로 바뀐다던가, 아예 엄마로서 자격을 장착하고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었죠.
하루를 지나면 엄마로서 조금 익숙해져 있고, 아이한테 배우고 그러다보면 아이가 먹는 나이는 엄마로서의 제 나이와 같다는 걸 알게되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네 살일 땐 저도 엄마로서는 네 살밖에 안된다는 것을요.

그런데 이 엄마로서의 나이는 참 신기합니다. 계속 더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빠지는 것이 있어야 더해지는, 마치 질량보존의 법칙같기도 하죠.

무엇을 빼야했을까요. 욕망을 바탕에 둔 헛된 기대를 접었습니다. 내 기준에 맞추지 않고 아이 그 자체를 보며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대리만족이라도 하려는 양 제 욕심을 아이에게 투영하다가 다 버렸습니다. 떨쳐낸 것이 많은 걸 보니, 이제 엄마로서의 나이는 꽤 된 것 같기도 하네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란다, 라고 이야기했을 때 이해하는듯 하기도 하고 무슨 말이지 하는 것 같기도 했던 아이의 어린 눈빛이 생각납니다. 그 처음을 이겨내고 엄마로서 한 해 한 해를 보냈던 ‘어머니들’에게 큰 위로와 축하를 보내드립니다. 참 애쓰셨습니다.

매뉴얼이란 게 존재하지도 않고, 또 혹여 있다한들 그것대로 되지 않을 엄마라는 자리. 갓 엄마가 되신 분들은 앞으로 긴 시간동안 엄마로서 살아야 할 시간을 위해 축하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또 엄마역할에서 이제 좀 손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시는 분들은 지내 온 시간과 덜어내느라 쉽지않았을 그 시간을 위해 또 축하를 받으실 자격이 있습니다.

모든 어머니들이 어떤 하루보다도 행복한 마더스데이를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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