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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play 콘서트 - 1000일 만에 우리는 함께 빛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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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가 가수와 관중 사이의 ‘일대다의 대화’라면 지난 15일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콜드플레이(Coldplay) 콘서트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온 그들과 오래도록 밀렸던 얘기를 나누었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월드투어를 하면서 본인들이 너무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며 환경보호에 공감하는 차원으로 기존 방식의 투어는 중단하겠다 말했던 콜드플레이. 새로운 방식의 콘서트 환경으로 그동안 목말라 있었던 팬들에게 환상적인 봄밤을 선사한 것이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2년간 환경전문가와 상의하면서 지속가능한 공연방식을 궁리했다. 효율이 높은 무대장치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팬들에게 나누어지는 손목밴드는 흙에서 썩는 식물성재료로 만들며 공연 후 수거해서 재활용하고, 공연장에서 휘날리는 색종이도 분해가능한 재질로 만들었다. 심지어 팬들은 특수 제작된 키네틱 플로우에서 점프를 해서 공연에 전력을 공급하고 파워바이크란 자전거를 타서 전기를 만든다. 그야말로 팬들이 만들어내는 전기이자 지구를 살리는 힘, Fan Power인 것이다.

사실 콜드플레이는 한국 팬들과 꽤 친숙하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BTS와 작사 작곡을 함께 한 ‘My Universe’를 발표했고 한국어 가사가 그대로 들어있는 이 곡은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저녁이 깃들어 어슴푸레해졌을 무렵, H.E.R의 등장으로 이미 팬들의 에너지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발레호(Vallejo) 태생인 그녀는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초청받아 정말 기쁘다는 말과 함께 마치 자신의 콘서트인양 분위기를 달구어버린 것이다. 현란한 기타 연주에 드럼도 치며 바로 직전에 만들었다는 곡까지 팬들에게 선사하며, 무려 1001일 만에 콘서트가 열린 리바이스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리고 완전히 어둠이 깃든 스타디움에서 팬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파도타기를 하며 2년 넘게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듯 함성을 지르면서 콜드플레이를 기다렸다. 이번 월드투어의 주제인 ‘Music of the Sphere’ 를 말해주는 몽환적인 천체의 이미지가 나타나고 색색의 커다란 공이 관중 위를 떠다녔다. 그리고 관중석이 온갖 색으로 물든다. 일명 자이로밴드라 불리는 팔찌가 노래에 맞게 어울리는 빛을 내어 팬들을 공연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Yellow’ 가 불리워질 때는 ‘온 세상이 당신을 위해 빛난다’는 가사처럼 스타디움이 다 노랑으로 반짝거리고, ‘In My Place’ 에서는 파랑과 주황빛들의 합창이 되어 콘서트에 있는 모든 이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공연으로 팬들과 소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스 마틴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도 놀라웠다. 활주로처럼 긴 무대를 뛰어다니다가 건반을 치며 노래를 하고, 외계인 마스크를 쓴 채 레이저 광선과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러다가 무대에 무릎을 꿇고  ‘Fix You’를 부르며 팬들과 일일이 눈을 맞춘다. 아내였던 기네스 펠트로가 아버지를 잃은 뒤 슬퍼하자 그녀를 위해 썼다는 이 노래는 정말 그동안 힘들었던 팬들에게 위로하는 메시지가 되는듯 떼창으로 이어져서 스타디움이 6만 여명의 목소리로 가득 채워지기도 했다.


또  ‘A Sky Full of Stars’ 를 부르려다가 갑자기 노래를 멈춘다. 그리고는 “베이 에어리어에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22년간 왔었네요. 올 때마다 멋진 팬들 덕분에 너무나 행복합니다. 우리 밴드의 존재 이유는 여러분들입니다.” 그의 말에 팬들은 모두 열광했고, 이어 그는 한가지 부탁이 있다면서 말을 이었다. “ 딱 4분 동안 할 수 있는 한가지 부탁을 하려고 합니다. 셀폰이나 다른 전자기기 없이 4분 동안만 우리 함께 해봐요. 6만 명의 여러분과 우리 4명,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껴봅시다. 관중석 저 뒤에 마치 시차가 있는 것처럼 멀리 있어도 우리는 함께 있잖아요.” 크리스 마틴의 이 말에 사람들은 모두 셀폰을 껐고 노래가 시작되자 종이별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다. 마치 하늘에 가득했던 별이 우리 안에 내려앉는 것처럼. 그리고 사람들은 반짝이는 별이 되어 떼창으로 답했다.

공연 티켓 한장이 한그루의 나무가 되어 지구 곳곳에 심어진다니, 이번 콜드플레이 공연은 6만 그루의 희망으로 남아 그들의 노래 ‘My Universe’ 처럼 우리가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주는 걸음이 될것이 확실했다. 



글,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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