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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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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기억합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2016년 오스카를 거머쥐면서 “우리 모두 대자연을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생각 하지 말자. 나도 이 수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겠다” 고 말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대자연에 대한 영화를 찍으면서 기후변화를 직접 느끼고 한 말이었죠. 우리 역시 팬데믹을 거치면서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이란 없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가졌던 가장 사소한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깨달음이 참 컸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를 보더라도 새삼스레 나에게 ‘국가’란 어떤 존재인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동안 나는 한 나라의 국민이라는 점을 너무나 당연시 여기고 그 소중함을 놓치고 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또 나를 이 나라의 국민으로 살게 한데는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때, 어느 공간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하던 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잊고 살았던듯 합니다.

어떤 나라가 선진국인가, 하는 물음에 답이 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사회적인 인정’ 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현재가 어떻게 만들어졌나에 대해 가치를 둔다는 것은 이미 이루어낸 것이 많다는 뜻일 테니까요.
미국은 국가를 자신보다 앞서 생각한 분들을 평생 영웅으로 대접합니다. 희생되신 분들을 죽은 기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기억으로 만들고, 살아 돌아 온 분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예우로 그 가치를 드러냅니다. 늘 기억하게 함으로써 오늘 우리가 누리는 것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 순간에 희생을 통해 자신을 바친 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마을을 지켜주는 보호수처럼 우리도 모든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살아있는 증거로 만듭니다.

곧 메모리얼데이가 다가옵니다.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때이기도 합니다. 또 일년 중에 가장 꽃이 만개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당신들을 기억합니다. 어느 폐허에서 마지막 순간에 가족을 떠올렸을 당신을, 창창한 앞길보다는 고국의 당장의 앞날에 기꺼이 어려운 발길을 내딛었을 당신을, 뻔히 보이는 고통을 애국심으로 덮었을 당신을,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합니다.

글/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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