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Steves 와이너리, 우정으로 빚은 와인이 있다
본문
우정으로 빚은 와인이 있다, 3 Steves 와이너리
3 Steves. 와이너리의 이름을 짓기에 이 세 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을 것 같다. 다분히 직관적이면서 무엇보다 이름을 내건다는 것 만큼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없을 테니 말이다.
<세 명의 Steve들 (사진:3 Steves 홈페이지)>
스티브 버먼, 스티브 멜랜더, 스티브 지간티.같은 이름을 가진 세 명의 친구들은 리버모어 시내의 한 테이스팅 룸에서 뜻을 같이 했다. 복숭아나무 숲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와 비교하자면 이 세 명은 포도나무 아래에서의 결의. 포도와 와인을 그들의 인생과 같이 하기로 하고 ‘3 Steves’를 만들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의 일이다.
그래서 여늬 와이너리에 비해 젊은 분위기였다. 리버모어 산등성이가 한 눈에 들어오는 높은 지대에 자리잡은 이곳은 크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색을 입혀 활기를 드러내려는듯 했다.
실내 테이스팅룸은 예전에 배럴룸이었던 곳이어서 벽면에 쌓여있는 배럴들이 숙성된 와인의 향을 풍겨낸다. 약간은 어둡지만 그래서 더 아늑하다. 이에 비해 야외 테이스팅 자리에서는 리버모어의 둥글둥글한 언덕들과 포도밭 광경이 한 눈에 들어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와인의 맛을 더해준다.
또 이곳은 도그 프렌들리 와이너리라 목줄을 하고 있는 강아지들과 함께 실내에 들어올 수 있어 어디서든 반려견과 함께 하려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와이너리에서 상주하는 ‘쿠퍼’란 강아지 역시 매너있게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잔잔하게 제 몫을 다하는 느낌이다.
6개의 와인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테이스팅은 피노 그리지오부터 시작되었다.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시켜 이탈리안 스타일로 만들어진 경쾌한 맛, 깔끔한 마무리의 와인이다. 다음은 리버모어 샤도네이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진 Small Lot Chardonnay. 미국 샤도네이 와인의 조상답게 묵직하면서도 균형잡힌 산도가 기분좋게 하는 매력적인 맛이다.
2018 LVVC Blend는 6개의 리버모어 와이너리가 공조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Livermore Valley Vinters Collective가 블렌딩한 와인이었다. 멀롯, 시라, 카버넷소비뇽, 쁘띠베르도가 잘 배합돼 절묘한 맛을 내고 있는 와인이다.
또 3 Steves 는 칠레의 DeRose 포도밭 주인과 각별한 친구 사이로, 리버모어와 칠레에서 같은 해에 두 번의 포도 수확을 하는 어쩌면 대자연의 혜택을 완벽하게 누리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세 사람은 칠레에서 불리는 이름 ‘Tres Gringos(세 외국인들)’을 딴 와인을 만들었다. 네번 째 시음으로 등장한 이 와인은 칠레의 카르미네르와 카버넷소비뇽으로 만들어져 부드러우면서도 할라피뇨향이 물씬 나는 와인이다. 타코와 찰떡궁합일듯한 향이었다.
<120년이 넘은 ancient vine에서 나온 진판델>
이곳 포도밭에서 나온 카버넷 소비뇽이 다섯 번째 와인이고, Ancient Vine Zine이 테이스팅의 끝 마무리를 담당한다. 120년이 넘은 진판델 포도나무가 전해주는 진하고 깊이 있는 맛, 부드러운 탄닌이 입안에 오랫동안 남았다.
3 Steves의 주말은 음식과 페어링, 코메디쇼 등의 이벤트가 계속 이어진다. 특히 7월 28일은 3 Steves의 10주년 기념파티 ‘10 Years on the Hill Anniversary Party’가 열려 인기와인을 10년 전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행운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세 명의 Steve들과 와인에 대한 수다를 떨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관련자료
-
링크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