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보러, 레고하러 전시회에 가다 (방학이니까 3_The Art of the Brick)
본문
어렸을 적엔 유난히 만화를 그려대고 이야기를 지어내며 마술을 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매일매일 충만한 상상력으로 하루를 꾸며가던 네이선 사와야(Nathan Sawaya), 의외로 그는 뉴욕 로펌의 잘나가는 변호사가 된다. 이사회에 참석해 서류를 들여다 보고, 계약을 성사시키려 협상을 하던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은 바닥에 앉아 레고 브릭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과감히 사표를 쓴다. 주변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시선과 걱정은 넘쳐났다. 하지만 현대예술가로 새롭게 자신을 재정비한 그는 작품 <Yellow>를 통해 사표를 던지기 전부터 줄곧 생각해왔던 것들을 고스란히 표현해 냈다. 노랑색 레고 브릭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가슴을 열려고 애쓰고 있는데 거기에서 브릭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로 하여금 로펌을 박차고 나오게 한 열정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 젖히는 나 같기도 해서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애벌레가 어른이 되기 위해 허물을 벗는 변화의 과정을 겪듯, 변호사에서 예술가로, 소년에서 남자로 바뀌는 과정의 두려움을 다 털어내고 달라짐에 가치를 두는 작가의 생각이 느껴져 한동안 이 작품 앞에 머물렀다.
The Art of the Brick 은 단순히 레고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 전시한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작가 사와야는 왜 레고가 미술관에 있으면 안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전시는 우리에게 고정관념의 틀을 깨라 말하는 것 같고, 집집마다 하나씩은 다 있어 흔하디 흔한 장난감을 아주 의미있는 것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즐길 수 있게 해 새롭다. 또 아이들만의 전유물인듯 보이는 레고를 현대예술의 지위로 끌어 올린데에서 신선한 영감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장소는 그리 넓지 않다. 오래된 유니온 뱅크 건물의 지하에 마치 골목 골목을 돌면 작은 방 하나씩이 나오는 것 같고, 방마다 레고 특유의 원색감을 가진 작품이 조명과 함께 놓여져 있다. 먼저 감상할 것은 유명한 작품을 레고로 복제한 것들이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모두들 다 아는 작품이 레고 브릭으로 만들어져 낯설지 않음에 살짝 웃음도 나고, 또 어떻게 만든 것일까 신기하기도 하다. 또 클림트의 <키스>를 3D로 구현해 놔서 그동안 평면으로 감상했던 작품이 보다 생생하게 느껴졌다. 작품 설명에 원작의 사진이 있어서 비교하며 볼 수 있고, 방 한편에 원작과 레고 브릭 작품을 나란히 보여주는 영상도 상영되고 있어 아이들과 같이 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듯 하다.
그 다음 전시는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이다. 그 자신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면서 사람들도 흥미롭게 감상한다는 <Yellow>,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손 모양 <Pointing>에는 ‘길을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론 스스로 가야할 길을 가리킬 필요가 있다’ 는 작가의 설명도 덧붙여 있다. 또 20피트 길이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작품도 거대함을 뽐낸다.
사와야 작가가 호주 사진작가 딘 웨스트와의 공동작업한 사진 작품들은 꽤 신선하다. 화려한 극장 불빛 아래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눈을 맞으며 혼자 서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는 흩날리는 눈처럼 부서져 날아가는 것 처럼 보인다. 마치 이 여자의 마음이 조각조각난 듯이. 가만히 들여다보니 붉은 드레스는 레고 브릭 작품인 것이다. 정말 바람에 날리는 듯한 곡선의 생동감을 어떻게 직선의 브릭으로 만들었는지 신기할 정도이고, 사진과 깜쪽같이 어울리는 것 역시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사진 옆에 전시된 브릭 작품 붉은 드레스는 아직도 눈발에 부서져 날아가는 것 같다.
전시를 다 보고 나면 1층과 2층 사이에 마련된 플레이존에서 직접 레고를 가지고 놀 수 있게 해 놓았다. ‘ 우리 모두 집에 대리석이나 도자기를 구울 수 있는 가마는 없을 테지만 레고 하나쯤은 있다.’ 라는 사와야 작가의 말처럼 전시회를 둘러 본 후 들뜬 마음을 레고로 바로 표현해 볼 수 있어 좋다.
The Art of the Brick
장소 : 1 Grant Ave (Savings Union Bank building - San Francisco)
예약 : https://artofthebrickexhibit.com/san-francisco/
티켓 : 어른 $24.90, 12세까지 어린이 $21.60
주차 : 주차장 앱을 이용해 근처 주차장 이용
글, 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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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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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전시회 정보도 함께 올립니다.
Bricks by the Bay 2022 Public Expo
** Location **
Santa Clara Convention Center
5001 Great America Pkwy
Santa Clara, CA 95054
Bricks by the Bay 2022 Public Expo
June 25 & 26, 9AM to 4 PM
Join us for an exhibition of LEGO creations from all over the western United States and beyond! For our annual Bricks by the Bay event. We are pleased to present over 22.600 square feet of LEGO creations on display and vendors selling all kinds of LEGO and LEGO-related accessories!
The public exhibition will be open on Saturday and Sunday
VIP tickets can enter all day Saturday & Sunday
링크:
https://www.eventbrite.com/e/bricks-by-the-bay-2022-public-expo-tickets-280624574657?aff=ebdssbdest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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