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그루머, 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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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그루머, 천지민
사람에게 머릿발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쩌면 패션의 완성은 머릿발에서 나올지도 모른다.
강아지들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털발’ 이라 불리는 이 스타일링은 무엇보다 반려견의 개성을 살려주고 패션을 완성시켜준다.
천지민 씨가 펫 그루머가 된 것도 자신들의 강아지들 때문이었다. “비숑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할 때였어요. 비숑은 다른 견종보다 훨씬 더 트리밍을 자주 해야하는 종류거든요. 그런데 둘 중에 바라미가 미용하는 걸 유독 힘들어 하는 타입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미용을 해주면 스트레스를 덜 받지 않을까 싶었고, 두 마리를 다르게 스타일링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천지민 씨는 스무 살때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이십 년동안 살았고, 까페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가 과감히 펫 그루머로 변신을 했다. 강아지를 유난히 사랑하는 편이어서 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그리고 남편과 함께 이곳으로 와서 펫 그루머로서의 두 번째 챕터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트리머라고 불러요. 샴푸부터 시작해 모든 위생 미용을 말하는 그루밍과 조금 다른 개념이죠. 트리밍은 디자인이 들어간 미용을 말하는 것이구요. 디자인 쪽에 저는 조금 더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편이니 단기간에 집중해서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니게 된 트리밍 학교는 강아지를 매일 한 마리씩 맡아 미용을 하는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어 천지민 씨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100마리 미용실습을 마쳐야 졸업자격이 되고, 견종별 특성이나 미용방법 등의 이론수업도 30과목을 듣는 코스였다.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생명을 다뤄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습 위주의 수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인형을 가지고 하다보면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기 어려우니까요.”
사실 펫 그루밍은 일하는 도중에 예상치 않았던 사고가 많이 생기는 직업 중의 하나다. 개들도 성격이 모두 다를 뿐 아니라 사회성이 없다거나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개들의 경우, 처음 봤을 때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어서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는 것.
<그루밍을 하기 전과 한 후의 모습>
그루밍을 하러 온 개들을 잘 다루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물었더니 가장 기본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기다려주는 것,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리듬을 제가 깨뜨리지 않는 것이죠. 친해지면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요. 그러면서 잔뜩 겁을 먹고 긴장했던 아이들의 몸이 부드러워지는 것도 느껴지구요. 처음에는 제가 힘들어도 아이들에 맞는 자세를 취하려고 해요. 안아주길 바라는 아이들은 안고 하죠. 마냥 힘을 주고 뻗치려는 애들은 또 그걸 받아주면서 해요. 억지로 풀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까요.”
정말 개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기 어려운 일일듯 싶다. 마음을 열고 마음으로만 소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터이니.
“그루밍 스타일에도 트렌드가 있어요. 저희 강아지 구르미는 하이바(헬맷 쓴 모양)컷에서 조금 변형된 귀툭튀컷(귀가 툭 튀어나온 것)으로, 바라미는 캔디컷을 해줬어요. 같은 비숑이라도 트렌드에 맞게 개성을 찾아줄 수 있답니다. 또 푸들의 컷 종류는 열 가지도 넘거든요. 그러니 그루머에게 데리고 올 때는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가져 오는게 가장 좋아요. 서로 이미지를 보면서 상의해서 결정하곤 합니다.”
자신이 그루밍을 한 뒤에 견주들이 정말 만족하는 웃음을 볼 때, 행복이 자신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보람이 크다는 천지민 씨. 특히나 요 근래에는 유기견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하루에도 몇시간을 유기견들에 대한 영상을 보고 있다며, 유기견보호소에서 봉사를 하려고 여러 군데 접수를 해놓았다고 한다. 유기견들의 숨겨진 미모를 찾아주면 평생가족을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라고.
같은 일을 해도 유난히 사랑이 깃들어 있는 사람은 눈에 띈다. 사랑한다는 마음은 사실 숨기기가 어려워서 그럴 것이다. 펫그루머 천지민 씨의 하루는 늘 개들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하고 마무리된다. 그래서 그 손길을 받은 개들은 스타일에도 마음 구석구석에도 사랑으로 가득 찬다.
글/ 한혜정
사진/ 천지민 씨 제공(인스타그램 @dogstylist_jm)
사람에게 머릿발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쩌면 패션의 완성은 머릿발에서 나올지도 모른다.
강아지들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털발’ 이라 불리는 이 스타일링은 무엇보다 반려견의 개성을 살려주고 패션을 완성시켜준다.
천지민 씨가 펫 그루머가 된 것도 자신들의 강아지들 때문이었다. “비숑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할 때였어요. 비숑은 다른 견종보다 훨씬 더 트리밍을 자주 해야하는 종류거든요. 그런데 둘 중에 바라미가 미용하는 걸 유독 힘들어 하는 타입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미용을 해주면 스트레스를 덜 받지 않을까 싶었고, 두 마리를 다르게 스타일링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천지민 씨는 스무 살때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이십 년동안 살았고, 까페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가 과감히 펫 그루머로 변신을 했다. 강아지를 유난히 사랑하는 편이어서 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그리고 남편과 함께 이곳으로 와서 펫 그루머로서의 두 번째 챕터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트리머라고 불러요. 샴푸부터 시작해 모든 위생 미용을 말하는 그루밍과 조금 다른 개념이죠. 트리밍은 디자인이 들어간 미용을 말하는 것이구요. 디자인 쪽에 저는 조금 더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편이니 단기간에 집중해서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니게 된 트리밍 학교는 강아지를 매일 한 마리씩 맡아 미용을 하는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어 천지민 씨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100마리 미용실습을 마쳐야 졸업자격이 되고, 견종별 특성이나 미용방법 등의 이론수업도 30과목을 듣는 코스였다.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생명을 다뤄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습 위주의 수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인형을 가지고 하다보면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기 어려우니까요.”
사실 펫 그루밍은 일하는 도중에 예상치 않았던 사고가 많이 생기는 직업 중의 하나다. 개들도 성격이 모두 다를 뿐 아니라 사회성이 없다거나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개들의 경우, 처음 봤을 때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어서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는 것.
<그루밍을 하기 전과 한 후의 모습>
그루밍을 하러 온 개들을 잘 다루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물었더니 가장 기본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기다려주는 것,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리듬을 제가 깨뜨리지 않는 것이죠. 친해지면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요. 그러면서 잔뜩 겁을 먹고 긴장했던 아이들의 몸이 부드러워지는 것도 느껴지구요. 처음에는 제가 힘들어도 아이들에 맞는 자세를 취하려고 해요. 안아주길 바라는 아이들은 안고 하죠. 마냥 힘을 주고 뻗치려는 애들은 또 그걸 받아주면서 해요. 억지로 풀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까요.”
정말 개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기 어려운 일일듯 싶다. 마음을 열고 마음으로만 소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터이니.
“그루밍 스타일에도 트렌드가 있어요. 저희 강아지 구르미는 하이바(헬맷 쓴 모양)컷에서 조금 변형된 귀툭튀컷(귀가 툭 튀어나온 것)으로, 바라미는 캔디컷을 해줬어요. 같은 비숑이라도 트렌드에 맞게 개성을 찾아줄 수 있답니다. 또 푸들의 컷 종류는 열 가지도 넘거든요. 그러니 그루머에게 데리고 올 때는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가져 오는게 가장 좋아요. 서로 이미지를 보면서 상의해서 결정하곤 합니다.”
자신이 그루밍을 한 뒤에 견주들이 정말 만족하는 웃음을 볼 때, 행복이 자신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보람이 크다는 천지민 씨. 특히나 요 근래에는 유기견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하루에도 몇시간을 유기견들에 대한 영상을 보고 있다며, 유기견보호소에서 봉사를 하려고 여러 군데 접수를 해놓았다고 한다. 유기견들의 숨겨진 미모를 찾아주면 평생가족을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라고.
같은 일을 해도 유난히 사랑이 깃들어 있는 사람은 눈에 띈다. 사랑한다는 마음은 사실 숨기기가 어려워서 그럴 것이다. 펫그루머 천지민 씨의 하루는 늘 개들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하고 마무리된다. 그래서 그 손길을 받은 개들은 스타일에도 마음 구석구석에도 사랑으로 가득 찬다.
글/ 한혜정
사진/ 천지민 씨 제공(인스타그램 @dogstylist_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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