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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로부터의 물의 신전, Pulgas Water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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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로부터의 물의 신전
Pulgas Water Temple



보기만 해도 근사한 광경이었다. 하늘에 닿을듯 높이 자란 사이프레스 나무들이 나란히 줄지어있는 사이에 하늘빛 물이 담겨진 리플렉팅 풀reflecting pool 이 있고, 물에 비치는 그리스 신전같은 우아한 건물이 눈에 가득 담긴다. 마치 영화 속 저택의 정원에 초대받은 느낌이다.

풀가스 워터 템플 Pulgas Water temple, 이곳은 이름 그대로 물의 신전이다. 무려 24년 동안의 공사기간을 거쳐 저 멀리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헷치 헷치Hetch Hetchy 계곡 물이 베이지역까지 흘러 오게끔 한 프로젝트를 기념하는 물의 신전인 것이다. 
신기한 일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뿐 아니라 알라메다, 산마태오, 산타클라라 카운티까지 240만 명의 사람들이 쓰는 물이 160마일을 지나 오는 요세미티의 물이었다니. 그리고 이 헷치 헷치프로젝트가 그 당시 얼마나 큰 공사였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 베이지역 사람들은 화재의 끔찍한 기억과 함께 안전한 식수마련에 깊은 고민이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것이 요세미티 헷치 헷치 계곡에 댐을 만들고 그 물을 끌어오는’ 헷치 헷치 프로젝트’. 24년의 시간과 1억 2백만 달러가 들어간 엄청난 공사가 대공황시대에 진행되었고, 1934년 10월 28일, ‘공학적 경이로움의 기념물’ 인 풀가스 워터 템플 아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물 걱정에서 벗어난다는 기쁨으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기념식을 가졌다고 한다.

크리스탈 스프링스 호수를 오른쪽에 놓고 카냐다로드를 오르다가 한 번쯤 스치듯 봤을 수도 있지만, GPS 가 없다면 입구를 놓칠 수도 있을만큼 숨겨진 보석같은 곳이다. 게다가 차를 가지고 간다면 반드시 평일이어야 한다. 주말에는 주차장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 희소가치가 있는 곳이라 여기면 마음편하다.

주차장은 작은 편이고, 30분 제한의 푯말이 보이지만 그리 붐비지 않아 넉넉하게 쉬다 와도 괜찮다. 입구를 지나면 나란히 늘어서 있는 편백나무의 행렬이 멋지고, 그 사이에 하늘색 리플렉팅 풀이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물이 없는 상태지만, 물이 채워지면 측백나무나 신전이 반사되어 근사한 풍경을 만들어내리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물의 신전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건축양식으로 섬세한 조각이 돋보이는 8개의 기둥과 기둥 위의 원형 프리즈frieze 가 중심의 물을 소중하게 보호하려는듯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었다. 이 신전은 샌프란시스코 건축가 윌리엄 머천트 William Merchant 가 Beaux Arts 스타일로 만든 것으로 코린토스 양식의 기둥 머리가 특히 아름답다. 또한 프리즈에는 이사야서 43장 20절의 ‘내가 선택한 나의 백성에게 물을 마시게 하려고, 광야에는 샘을 내고 사막에는 강을 낸다. I give waters in the wilderness and rivers in the desert, to give drink to my people.’  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어 물의 신전다운 권위를 나타내준다.

평화로운 곳이었다. 고고하게 자리잡은 편백나무 주위 잔디에 자리를 잡으면 마음의 고요가 찾아올 것 같은 분위기다. 실제로 울타리 주변엔 사슴들이 찾아올만큼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이다. 이곳에  잠시 마음을 맡기면, 엉켜있던 마음이 풀릴듯 했다.
리플렉팅 풀에 비친 하늘, 신전,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명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 이곳.
간단한 도시락을 가지고 아이들이랑 가서 잠시의 휴식을 만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의 신전’ 에서 보내는 색다른 오후의 시간이 이국적인 감성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마시고 있는 물의 처음이 어디인지 알게해주는 재미도 있다.



주소: 56 Canada Rd, Redwood City, CA 94062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에만 주차장을 개방한다.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
주말에는 자전거나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만 방문할 수 있다. 주변에 6.6km의 트레일이 있다. 결혼식장소로 사랑받는 곳이었으나, 팬데믹 이후 취소되어 아직까지 이벤트 장소로 쓸 수는 없다.

글,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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