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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사랑 한 땀을 손끝으로, Yujung’s Sewing 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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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사랑 한 땀을 손끝으로,
Yujung’s Sewing 서유정

 

미니멀라이프로만 살아야한다는 법이 생긴다 해도, 절대 버리지 못할 소중한 물건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 특히나 내 손으로 만들어 온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것이라면 그 가치는 가히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소잉클래스를 다니고 나서 딸아이의 말이 바뀌었어요. ‘뭘 사줄까’에서 ‘뭘 만들어줄까’로요. 받을 친구의 이름을 새기고나면 그야말로 One and Only 가 되는 거죠.” Yujung’s Sewing 클래스에서 자신이 만든 원피스를 보여주던 김현정(웨스트 산호세 거주)씨는 세상에서 유일한 것에 대한 의미를 남달리 느끼게 됐다면서, 이곳은 팬데믹 시절의 구세주였다며 웃었다.

 
<소잉머신 작동법을 설명하고 있는 서유정 씨(왼쪽)>

 Yujung’s Sewing을 운영하는 서유정 씨 역시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이 클래스는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일하다 미국에 온 후 언젠가 다시 디자이너의 길로 다시 가게 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만 있었을 뿐 소잉클래스를 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변에서 수업을 받고 싶다는 요청은 늘 있었지만, 자신의 일이라고는 여기지 않다가 딸아이의 한마디가 이 클래스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다.

 
<엄마 수강생이 만든 드레스를 입고 자신이 만든 모자를 쓴 어린이 클래스 수강생>

“우리 모두 집에 갇혀 있었잖아요. 딸아이가 심심했는지 ‘소잉을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친구랑 같이 해보자 하며 시작했죠. 집에 있던 소잉머신 한 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웨이팅하는 분까지 생겼답니다.”

대부분이 조금씩은 헤매기도 하고 잔가지를 쳐내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지만, 서유정 씨는 꽤 단호하게 직진본능으로 길을 걸어왔다. 중학교 때 우연히 보게 된 케이블 TV의 패션쇼 장면에 사로잡히게 됐고, 그 때부터 흔들림없이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지녔다. 딸의 뜻을 반대하는 부모님도 고등학교 미술선생님을 방패삼아 설득을 했고, 결국 패션디자인 전공을 하고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샵을 운영하며 ‘외곬수’의 삶을 살던 그녀다.

꼬마들을 위한 클래스인 ‘꼼지락꼼지락 소잉공방’의 아이들에게도 서유정 씨는 ‘직접 원단을 선택하라’고 강조한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원단에 따라 느낌이 모두 다른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고 아이들도 더 재미있어 한다고. “감동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해요. 자신이 만든 것을 보며 뿌듯한 얼굴로 ‘저도 패션디자이너가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에게서 제 어린시절도 생각나고,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면에서도 보람이 크죠.”

성인 클래스에서도 서유정 씨가 하는 일은 ‘장롱 소잉머신 구출하기’ 부터 세상에서 하나뿐인 가방, 내 이름이 새겨진 앞치마, 태어날 아이를 위해 배냇저고리를 만드는 행복한 시간 등 이 클래스를 거쳐간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많다. 게다가 클래스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각자가 원하는 작품을 하게끔 해주어 만족도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모두 취향이 다른 분들이신데 제가 정해놓은 작업을 똑같이 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원하는 작품의 사진을 가져오면 패턴을 떠드리고 아주 고난이도가 아니면 하게끔 해드립니다. 완전 고객맞춤 클래스죠”

  
<수강생 작품, 가방과 배냇저고리>

소잉클래스를 하면서 ‘삶이 이렇게 즐거운 것이었나 뒤늦게 알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서 본인도 다시금 삶의 자세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서유정 씨. 이 복잡다단한 삶의 시간 속에 소잉머신을 앞에 두고 있자면 잡념이 없어지고 맑고 고요한 상태를 경험한다며, 이것이 진정한 힐링이 아니겠냐고 한다. 클래스에서 바늘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서도 그랬다. 자신을 혹은 누군가를 위해 소잉머신을 정성스레 움직이며 완성품을 상상하는 그 눈에서 기쁨과 사랑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글,사진/ 한혜정
작품사진 제공/ 서유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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