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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마음에 드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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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마음에 드는 내가 있다

 

‘손이고’라는 말을 아시나요? 자연스럽고 멋진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는 연예인 사진을 가지고 미용실에 가면 영락없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손님, 이건 고데기예요.”
이 말의 첫글자를 따서 ‘손이고’ 라고 하구요, 응용편으로는 이런 말을 들을 때 쓰는 말, ‘미용사에게 손이고 당했다’ 가 있습니다. 동사로 쓰이는 거죠.

결국 그 사진을 가지고 상상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씁쓸하게 미용실 문을 밀며 나온 기억, 많이들 있을 겁니다. 웨이브파마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헤어스타일을 하겠다고 했던 그 때의 저를 생각하면 많이 부끄럽죠. 이불킥을 밤새 해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어릴 적엔 그랬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과 ‘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참 커서 늘 두리번거리게 되고, 갈팡질팡이었습니다.
유행중이라 하면 ‘나에게도 괜찮지 않을까’ 하며 쉽게 손을 뻗는 패턴은 늘 비슷했습니다. ‘나’에 대해 파악을 잘 하지 못했고 뭐든 하면 다 되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그러니 연예인 사진도 용감하게 들이밀 수 있었던 거구요.

무엇이든 자신에 잘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 헛시간을 쓰거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됩니다. 광고에서 하는 말에 쉽사리 현혹되지 않는 법도 알게 되죠.

모든 일에는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 부분이 있고,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알게 되기도 하는데요. 내 스타일을 찾는 것은 이 두가지 방법이 함께 손잡고 갈 때 훨씬 빨리 찾아오게 됩니다. 

무엇이 어울리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제야 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느즈막히요.
누가 하랬다고 네이버는 자꾸만 아주 오래 전 사진을 추억에 빠져보라며 친절하게 알람까지 해줍니다. 추억보다 흑역사에 가까운 제가 거기에 있네요. 이제는 보내지 말라고 알람을 껐습니다. 앞으로 십년 뒤엔 자신있게 사진을 찾아보게 되리라 기대하면서요.

글/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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