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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함 가득, 도시 속 공중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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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끝 뉴욕에 하이라인 파크가 있다면, 서쪽 끝 샌프란시스코엔 세일즈포스 파크가 있다. 70피트 높이, 건물로 따지면 6층에 맞먹는다. 그 공간에 트레일이 있고, 걷다가 어디든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있다.
또 푸른 잔디밭이 난데없이 나오는가 하면 대나무, 야자수, 삼나무에 남아프리카의  꽃들이 활짝 펴있기도 한 독특한 분위기다. 2018년 8월에 오픈한 이곳은 네 블록에 이르는 5.4에이커의 거대한 공중정원으로 하늘과 가까워서인지 빌딩 숲 사이에서 마치 큰 숨을 들이쉬는듯한 청량함이 가득하다.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곤돌라. 무료다>

일층은 샌프란시스코 교통 허브인 트랜짓센터라 약간은 황량한 분위기지만, 공중정원으로 올라가면 완전히 딴세상이 펼쳐진다.
환승센터 가운데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나 건물 양쪽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고, 세일즈포스 타워(Mission St 과 Fremont St) 앞쪽에 있는 곤돌라를 타는 것도 꽤 색다른 기분을 준다.
이 곤돌라는 올라가는 방향으로만 운행을 하므로, 처음에 타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다. 곤돌라는 짧지만, 거대한 빌딩 사이를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공중정원으로 입장하고 있다는 실감이 든다. 그리고 도착하면 하늘로 쭉쭉 뻗어있는 빌딩 숲 사이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걷다보면 잔디밭에서 눕거나 앉아서 각자의 방식으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고, 또 원형극장 앞에선 음악도 없이 막춤을 추고 있는 듯한 사람들 모습에 의아하게 된다. 가까이 가니, 모두 헤드폰을 쓰고, 무대에서 진행하는 사람의 말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 손을 움직이라면 그렇게 하고, 즐거운 몸짓을 해보라면 마구 움직여보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무아지경으로 생각을 털어내는 저런 순간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이런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고, 가운데 있는 광장엔 까페에서 간단한 요깃거리와 음료수, 맥주를 팔고 있어 걷다가 누워있기도, 혹은 테이블에 앉아 햇볕을 즐기기에도 아주 넉넉한 장소다.

트레일은 길지않은 루프지만 곡선으로 되어 있고 나무들, 꽃들에 대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다. 또 걷다보면 갑자기 분수에서 물이 나오다가 멈추고 또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층 환승센터 버스의 움직임을 감지해 작동하는 bus fountain이다.
트레일을 따라 주욱 연결되어 있는 247개의 작은 분수 구멍에서 버스가 움직일 때면 물이 나오는 세계에서 가장 긴 물 예술작품이라고.

후루룩 걷기에도, 오래 짬을 내어 도시이면서도 도시같지 않은 고즈넉함을 넉넉히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회색이지만, 막상 올라오면 녹색으로 가득하니 이곳에서 쉼은 저절로 찾아온다.

글,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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