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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자리 / 성백군

 

 

크리스마스 시전이라고

아파트 이층 우리 집 출입구와 이웃집 출입구 사이

공간 정중앙에 갖다 놓는 선물 바구니

그 안에는 짐을 잔뜩 짊어진 산타할아버지가

환하게 웃고 있다

 

혹시나 내게 온 선물인가 하고

살펴보았으나

어디에도 발송인도 수취인도 없으니

함부로 손댈 수도 없고

벌써 일주일째 계단을 오르내리며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하는 것 같아

나도 메리 크리스마스한다.

 

내일이면 성탄일인데

여태, 선물 바구니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이웃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내 것도 아니고 네 것도 아니라서

내 것도 되고 네 것도 되는 자리

명당, 그게 성탄이다.

 

굳이, 내 것이 아니면 어떤가

내가 하나님의 것이면 세상이 다 내 것인데

명당자리 가르쳐주신 배려 깊은 천사님께

메리 크리스마스, 감사합니다

 

    1501 – 122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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