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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와 투자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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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와 투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주관적인 견해와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재미로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MBTI와 투자 이야기 


​ 나는 평소 사람의 마음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우리는 왜 이런 마음 구조를 살아가고 있는지 늘 막연한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에 있어서 '투자자의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사실 투자자의 마음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시장에 참여하면서 동일한 정보를 접하더라도 마음에 따라 저마다 다른 결정을 하게 된다. 결국 '나 자신을 얼마나 잘 아는가?'라는 명제는 투자 뿐 아니라 결혼, 직업과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해야할 때 우리의 인생을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와 마음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는 우연히 접한 MBTI (Myers-Briggs Type Indicator)로 인해 꽤나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었다. MBTI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내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나의 깊은 내면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MBTI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일종의 성격 테스트라고 할 수 있는데 몇가지 간단한 설문을 바탕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의 성격을 빨리 파악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혈액형 성격 테스트가 재미를 위주로 사용 되었다면 MBTI는 좀 더 심리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실용성과 신속성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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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MBTI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크게 4가지 기준으로 개인의 성향과 가치관, 그리고 의사 결정 방식을 통해 성격을 구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구분은 나의 관심 세계를 다룬다. 외부 세계에 관심이 많고 폭 넓은 대인 관계를 추구하는 외향형 E(Extravert)와 자신의 내면세계에 더 관심이 많으며 깊이 있는 대인 관계를 추구하는 내향형 I(Introvert)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당연히 E 성향이 높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대인 관계를 통해 에너지가 충족됨을 느끼게 되고 I 성향이 강하다면 혼자 있으면서 내 마음을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충족한다. 의사소통에 있어서 E는 글보다는 말을 선호하지만 I는 반대로 생각을 먼저 차분히 정리한 다음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두번째는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다루는데 이는 삶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오감을 통한 경험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실 세계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감각형 S(Sensing)에 비해 직관을 바탕으로 정보의 의미와 해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관형 N(iNtuitive)은 당연히 현실보다는 이상과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시 말해 감각형 S는 좀 더 객관적인 현실주의자로, 직관형 N은 미래를 꿈꾸는 이상주의자라고 구분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S는 현실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주의적 성향을 갖는 반면에 N은 미래를 더 중요시하고 변화를 좋아하며 똑같은 것을 반복하기를 싫어하는 진보적인 성향을 갖는다. S는 철저히 검증되고 체계적으로 확인된 것을 선호하는 성향을 갖기 때문에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 이에 반해 N은 과정을 더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그 과정에 담긴 의미와 스토리를 좋아한다. N들은 삶의 의미나 목표를 상실할 때 가장 괴로워하거나 방황하게 된다.


 한편 중요한 의사 결정을 다루는 세번째 구분으로 옳고 그름이나 최적의 논리를 추구하는 사고형 T(Thinking)와 다른 사람의 관계나 그 영향을 먼저 고려하는 감정형 F(Feeling)로 나눌 수 있다. T는 논리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최적화를 중요시 한다. 이들은 납득이 되지 않는 주장이나 애매모호한 감성팔이를 매우 싫어한다. 다소 냉정하게 보일 수도 있고 공감 능력이 적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이에 반해 F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먼저 살피고 이들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을 먼저 따진다. 공감 능력이 좋은 반면 갈등 관계를 싫어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성향을 보인다. 만약 피할 수 없는 갈등이 생기면 아예 인간 관계를 차단하기도 한다.


 마지막 구분은 외부 세계에 대응하는 방식을 다룬다.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하기 좋아하고 정해진대로 진행되는 것을 좋아하는 판단형 J(Judge)와 가능한 결정을 미루고 상황을 관찰하며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좋아하는 대응형 P(Perceive)로 나눌 수 있다. J는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반면 P는 임기응변이 좋아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또한 J는 부지런한 성향인 반면 소심한 편이고 P는 낙천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약간은 게으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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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4가지 범주를 각각 2가지 타입으로 나누게 되면 2*2*2*2 = 16개의 성격 유형이 나오게 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각자의 성격에 맞는 직업 유형이 다르고 인간관계에서도 서로 잘 맞는 타입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언제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운’을 결정하게 된다고 우리들은 흔히 이야기한다. 이 대목에서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 쉽게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MBTI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주변 사람들과 맺어진 인간 관계로 인해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나와 주변 사람의 MBTI를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고백하자면 나의 MBTI는 INFJ로 나왔는데 내향성(I)을 바탕으로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위해 변화를 추구하는 성향(N)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살피면서 (F) 뭔가 해야할 것이 생기면 미리 해 두어야 마음이 편한 성격(J)이라고 나온 것이다. 보통 INFJ는 타인들에 대한 공감 능력이 좋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능력이 있는 편이라 카운셀러와 같은 직업이 적절한 것으로 나온다. INFJ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늘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사실 나에게 잘 맞는 직업은 아니었던 셈이다. 내가 가장 놀랐던 부분은 INFJ는 무의식적으로 주변 사람 개개인의 성격에 맞춰주고 마음을 살피려는 성향이 강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가면(Persona) 비슷한 것을 쓰고 사람을 대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관심이 많아 평소에 이들의 성격을 분석하고 장단점을 살피거나 속으로 마음의 선을 긋고 사람을 대하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쉽게 말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매우 피곤하게 사는 타입인 셈이다. 이러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스스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간혹 ‘나는 어떤 것이 내 진짜 모습일까’ 라는 궁금증이 있기도 했었는데 결국 상대방에 따라 맞춰 주려고 하는 내 무의식적 내면이 나의 진짜 모습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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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들의 성격을 16가지로 구분하는 MBTI 접근은 이해하기 쉽고 다른 사람의 성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주의해야할 부분도 있다. 4가지 기준에 따라 구분이 확실한 경우는 MBTI가 잘 들어맞지만 사람에 따라 중간에 애매하게 해당하는 경우도 있고 시간과 경험에 따라 성격이나 가치관이 일부 변하기도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춘기 시절의 나를 생각해보면 내향적인 성격(I)에 변화를 원하던 (N) 성격이었지만 타인에 대해 많이 무관심한 편이었고 나의 논리에 우선을 두는 T였으므로 과거의 나는 INTJ라고 할 수 있다. 즉, 젊은 시절의 나는 원래 INTJ였는데 오랜 사회 생활 경험과 함께 타인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INFJ로 바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한가지 특성만을 갖기 보다는 동시에 2-3가지 특성을 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MBTI 접근이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양극단으로 구분이 안되는 경우가 있음에 유의하고 상황에 따라 다른 반대 특성이 활성화 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일할 때는 T(사고형)의 특성이 강화되지만 개인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F(감성형)의 특성이 더욱 드러날 수 있다. 평상시에는 I(내향형)의 모습을 지니고 살지만 술을 한잔 하거나 기분이 좋을 때는 E(외향형)의 특징이 강화될 수도 있다. 이처럼 각각의 구분이 스펙트럼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면 MBTI를 좀 더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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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4가지 범주에 있어서 상호 보완 관계에 있는 특성도 있고 피하는 것이 좋은 조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E(외향형)와 I(내향형)은 상호 보완 관계가 강해서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끌리기도 하고 같이 있으면 좋다. 또한 J(판단형)와 P(인식형)의 조합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J가 미리 열심히 준비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쳐서 임기응변이 필요할 때 P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서로의 장점을 잘 이해하고 이를 인정할 때 시너지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만약 서로의 단점을 부각시킨다면 당연히 마이너스다. 판단형인 J는 인식형인 P가 게으르다고 불평할 수 있고 인식형인 P는 판단형인 J에게 쓸데없는데 시간과 관심을 낭비한다고 지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T(사고형)와 F(감정형)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기 쉬워 주의가 매우 필요하다. 특히 T와 F에 갈등이 발생하면 문제가 커진다. T는 논리적인 잘잘못을 따지는 반면 F는 위로와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F는 T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기 쉽고 T는 F를 이해할 수 없다며 좌절하기 십상이다. 물론 T와 F도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다. T의 논리성과 F의 공감능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피하는 것이 좋은 관계는 S(감각형=현실형)와 N(직관형=진취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평범한 친구 관계라면 크게 상관없다. 하지만 연인이나 부부, 그리고 직장 동료나 상사 혹은 부하라면 관점에 따라 크게 부딪힐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실형인 S의 관점에서 진취형인 N은 디테일이 부족하고 현실성이 부족한 뜬구름 잡는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진취형인 N에게는 현실형인 S는 도전 의식이 부족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현실에만 안주하려는 사람으로 보이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중요한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가치관과 우선 순위로 인해 이해하지 못하고 부딪히기 쉬우며 상대방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키게 된다. 물론 서로 상극이라고 할 수 있는 N과 S도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존중과 배려가 있다면 시너지를 갖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주식 투자에 유리한 선천적인 성격이 있을까? 아주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주식 투자라는 것 자체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과정이기 때문에 단지 성격만으로 설명하기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격 유형에 따라 유리한 투자법과 불리한 방법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각자 빠지기 쉬운 함정들이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나 자신을 잘 알아야함'을 의미하며 그러한 과정에 있어서 MBTI는 꽤 쓸모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어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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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기쁨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덕분에 유익한 정보를 접합니다.
성격과 투자간의 관계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제 성격이 어떤지 자세히 들여다보고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SVK관리자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저는 ENFP 나왔네요 ㅎㅎ 열정적으로 투자하는 제 성향에 딱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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