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듀케이션의 교육칼럼_여러 명의 부모님들, 부모같은 선생님들

저는 부모님이 여러 명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출생의 비밀이 있나, 의아해하시겠지요. 물론 저를 낳고 길러주신 두 분의 부모님들만큼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키워주신 분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부모님같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혈육은 아니지만, 부모같은 마음으로 저를 지도하고 이끌어준 많은 분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선생님께서는 제가 창의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시고 마음 속 깊이 희망을 길러 주셨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분명히 무언가 내 힘으로 만들어 내리라는 새싹을 틔울 수 있게 가장 큰 영향을 주셨습니다.
중학교 내내 특별한 것이 없는 학생으로 지내다가 미국에 온 뒤 고등학교 수학선생님께서 “너는 그룹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될 수 있는데 지금 너무 나태한 것 아니냐”면서 제게 도전정신을 심어 주셨습니다.
이 선생님 덕분으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학생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만났던 교육학 교수님도 잊지 못합니다. 소수인종에 속하지만 굽히지 않고 나아가는 열정을 북돋아 주시며, 대학원생들만 가는 세미나그룹에 초대해 주시고, 졸업 후 당장이 아니라도 반드시 대학원에 진학하라고 하셨습니다.
몇년 후 대학원에 입학원서를 내려고 한다니까 여쭤 보기도 전에 추천서를 써주신 분이었습니다. 스탠포드에서도 한때 정계와 교육계에서 이름을 날리시던 분이 한낱 대학원생임에 불구한 저를 동등한 학자로 대우해주시고 제 논문주제를 참 열심히 들어주셨습니다. 그 페터멘 교수님도 잊지 못합니다. 이런 많은 부모님과 같은 분들때문에 저는 성장해왔습니다.

저를 낳아서 길러주신 부모님과, 사회적으로나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러주신 부모님과 같은 분들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를 찾아오는 많은 고등학생들을 만날 때  저를 키워낸 그런 분들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인도하고 지도합니다. 학생들이 제 나이가 되어 돌아볼 때에 많은 멘토 중에 한사람으로 남고 싶은 마음입니다. 무조건 유명대학에 반드시 보내겠다고는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장담하고 싶은 것은 한사람 한사람을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