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박하얀 변호사 칼럼_ 미국의 상속세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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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속세 제도



미국의 상속세는 사망자가 남긴 재산에 부과되는 세금이며, 상속될 때 그 재산의 가치에 따라 세금이 정해진다. 2024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개인당 1,361만 달러 이하의 재산 가치는 상속세에서 면제된다. 개인당 적용되는 상속세 면제액 (Estate Tax Exemption)이므로 부부일 때는 두 배로 적용되어 부부가 자녀들에게 상속시에 2,722만 달러 이하까지 상속세 없이 상속할 수 있다.

‘2017년 조세감면 및 일자리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지난 6년 동안 세금납부자들은 역사적으로 높은 상속/증여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이 법안은 2018년부터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개인당 약 550만 달러에서 1,100만 달러로 면제액을 두 배로 늘렸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 면제액 한도를 역대급 수준인 1,292만 달러로 올려놓았고, 2024년에는 2023년에 비해 69만 달러가 더 증가된 1,361만 달러만큼의 상속/증여 면제 혜택이 생겼다.

그러나 이 법안의 효력이 바이든 정부 출범에 따라 2025년 12월 31일엔 쇠퇴하여(이를 ‘sunset’이라고 한다) 이전 prior Tax Cuts and Jobs Act (TCJA, 조세감면 및 일자리에 관한 법률)에서 정했던 수준인 5백만 달러로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물가 상승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절반인 7백만 달러 수준으로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만약, 공화당이 계속 집권한다면 현재 한도를 유지하거나 지금보다 그 한도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긴 하다.

많은 고객들이 상속세와 증여세 면제액을 별개로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상속/증여 통합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를 미국에선 United Transfer Tax Rates (통합 재산이전세율)이라고 한다. 증여세에서 통합세액공제를 썼다면, 상속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통합세액공제가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면제액이 대략 $1,300만이라 치자. 각 증여인 또는 피상속인은 13장씩 쿠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부부라면 각각 13장씩으로 26장의 쿠폰을 평생 사용할 수 있다. 20장의 쿠폰을 부부가 살아있는 동안 증여 과정에서 사용했다면 6장의 쿠폰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속세를 납부할 때 6장 만큼 쓸 수 있다. 물론 상속세를 납부할 당시에 상속 면제액이 여전히 높아야 남아있는 6장의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민주당의 집권으로 인한 상속세 면제액 한도가 내려가서 사망시기에 개인당 5장의 쿠폰(부부에게는 10장의 쿠폰)밖에 못쓰게 된다면 어떨까? 이미 20장의 쿠폰을 증여시에 써버렸기 때문에 상속시에 쓸 수 있는 쿠폰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사망 시기에 부부당 10장의 쿠폰만 쓸 수 있는데 이미 20장의 쿠폰을 증여에 쓰면서 10장을 초과해서 써버린 경우는 면제액 혜택을 토해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이미 써버린 쿠폰에 대해서는 소급해서 상속세를 내라고 하지는 않는다. 즉 남은 재산에 대해서만 상속세를 부과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 교체 전에 최대한 혜택이 크게 주어진 기회를 이용하려고 미리 증여를 하려는 고객들이 많다.
자녀 3명에게 각각 13장의 쿠폰을 쓸 수 있다(자녀 모두 합이면 39장 =13장 *3)고 오해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증여세/상속세 면제액이 각 수증자(증여를 받는 자) 혹은 상속인(상속을 받는 자)의 수만큼 늘어난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미국에서는 자녀의 수와 상관없이 증여인(증여를 주는 자) 혹은 피상속인(상속을 주게 되는 자)를 기준으로 면제액이 부과된다. 다시말하면, 증여인 혹은 피상속인 각 개인이 평생 쓸 수 있는 쿠폰의 개수이다.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쿠폰의 개수가 아니다는 의미이다. 상속, 증여에 대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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