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안에 예술이 있다, 매혹의 트레일 Lover's 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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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안에 예술이 있다, 매혹의 트레일 Lover's Lane
샌프란시스코가 있기 전에 프레시디오Presidio가 있었다. 수 천년 동안 올론 Ohlone사람들이 살아 온 땅이 지금의 국립공원 프레시디오이기 때문. 프레시디오 게이트를 지나며 왼쪽으로 보이는 울창한 숲을 보면 정말 아주 오래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듯 하다. 그리고 빽빽한 유칼립투스 나무들 안쪽으로는 마치 숲의 요정이 나무 뒤에서 나를 훔쳐 보는 것 같은 작은 트레일이 있다. 러버스 레인 Lover’s Lane, 이름도 예쁘다.
1마일이 채 안되는 짧은 트레일이지만 사실 러버스 레인은 프레시디오에서 가장 오래된 오솔길이다. 18세기에 스페인 군인들과 선교사들은 프레시디오 게이트에서 메인 포스트(금문교가 보이는 잔디밭), 미션 돌로레스까지 지름길로 오가며 이 오솔길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매혹적이 산책로이지만 그 시작은 군인들과 선교사들의 바쁜 걸음이었다는 것. 또 러버스 레인이라는 이름은 군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이 길을 이용해 마을로 걸어 들어갔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왠지 은밀한 분위기가 있다. 찻길에서 표지판을 보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치 딴세상이 펼쳐지는듯 하다. 소인국에 입장한 것 처럼 사람들이 일시에 작아 보이게 하는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다. 은은하게 풍기는 유칼립투스 나무 향기와 편백나무, 소나무 등이 줄지어 있고 야생 블랙베리도 보인다. 약간은 오르막이 있지만 걷기에 그리 힘들지는 않다.
또 이곳에 가면 누구나 지그재그로 놓여진 나무 둥치에 올라가 두 팔을 벌려 균형잡기를 하게 된다. 얼핏 보면 누군가가 그저 무심히 놓아 둔 것 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사실 영국의 예술가이자 환경 운동가인 앤디 골즈워시 Andy Goldsworthy의 작품 ‘우드라인 Wood Line’ 이다.
이 공간은 원래 편백나무들이 심어져 있던 곳인데, 어느 순간 나무들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었고 나무가 없어진 공간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재료 또한 나무를 처리해야 할 공원 프로젝트에서 나온 유칼립투스 둥치. 벌목된 나무 둥치를 끝에서 끝까지 구불거리는 모양새로 늘어 놓았다. 나무가 없어진 곳에 다른 나무들이 채워져 공간이 완성되고, 그 사이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예술작품과 함께 하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자연 한 가운데에서 소멸돼버릴 작품을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한 것, 이 예술가의 멋진 아이디어는 러버스레인을 더욱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프레시디오에 있는 앤디 골즈워시의 또 다른 작품 ‘Spire’는 첨탑 모양으로 위를 쳐다 보도록 한 것에 비해, ‘Wood Line’은 아래를 보게 한 것도 환경 운동가인 이 예술가의 마음을 짐작하게 했다.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환경은 하늘과 땅, 그리고 나무라는 사실을 듣기 좋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러버스레인은 이름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사진을 남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어디에서 찍든 만족할만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아이들은 인공적인 놀잇감 없이도 예술작품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즐거이 놀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이지는 않아도 숲의 요정들이 그 즐거움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는 중일지도 모른다.
<앤디 골즈워시 작품찾기 하이킹 루프>
걸으면서 앤디 골즈워시의 작품 4개를 감상 할 수 있는 하이킹 코스가 있다. 2.7마일로 넉넉히 잡으면 한시간 정도 걷는 딱 좋은 코스다. Wood Line이 있는 러버스레인부터 시작해도 좋고, Tree Fall 이 있는 메인 포스트에서 시 작해도 좋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pire, Wood Line, Earth Wall, Tree Fall)
글, 사진/ 한혜정
지도출처/ 프레시디오(www.presidio.gov)
샌프란시스코가 있기 전에 프레시디오Presidio가 있었다. 수 천년 동안 올론 Ohlone사람들이 살아 온 땅이 지금의 국립공원 프레시디오이기 때문. 프레시디오 게이트를 지나며 왼쪽으로 보이는 울창한 숲을 보면 정말 아주 오래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듯 하다. 그리고 빽빽한 유칼립투스 나무들 안쪽으로는 마치 숲의 요정이 나무 뒤에서 나를 훔쳐 보는 것 같은 작은 트레일이 있다. 러버스 레인 Lover’s Lane, 이름도 예쁘다.
1마일이 채 안되는 짧은 트레일이지만 사실 러버스 레인은 프레시디오에서 가장 오래된 오솔길이다. 18세기에 스페인 군인들과 선교사들은 프레시디오 게이트에서 메인 포스트(금문교가 보이는 잔디밭), 미션 돌로레스까지 지름길로 오가며 이 오솔길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매혹적이 산책로이지만 그 시작은 군인들과 선교사들의 바쁜 걸음이었다는 것. 또 러버스 레인이라는 이름은 군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이 길을 이용해 마을로 걸어 들어갔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왠지 은밀한 분위기가 있다. 찻길에서 표지판을 보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치 딴세상이 펼쳐지는듯 하다. 소인국에 입장한 것 처럼 사람들이 일시에 작아 보이게 하는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다. 은은하게 풍기는 유칼립투스 나무 향기와 편백나무, 소나무 등이 줄지어 있고 야생 블랙베리도 보인다. 약간은 오르막이 있지만 걷기에 그리 힘들지는 않다.
또 이곳에 가면 누구나 지그재그로 놓여진 나무 둥치에 올라가 두 팔을 벌려 균형잡기를 하게 된다. 얼핏 보면 누군가가 그저 무심히 놓아 둔 것 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사실 영국의 예술가이자 환경 운동가인 앤디 골즈워시 Andy Goldsworthy의 작품 ‘우드라인 Wood Line’ 이다.
이 공간은 원래 편백나무들이 심어져 있던 곳인데, 어느 순간 나무들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었고 나무가 없어진 공간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재료 또한 나무를 처리해야 할 공원 프로젝트에서 나온 유칼립투스 둥치. 벌목된 나무 둥치를 끝에서 끝까지 구불거리는 모양새로 늘어 놓았다. 나무가 없어진 곳에 다른 나무들이 채워져 공간이 완성되고, 그 사이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예술작품과 함께 하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자연 한 가운데에서 소멸돼버릴 작품을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한 것, 이 예술가의 멋진 아이디어는 러버스레인을 더욱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프레시디오에 있는 앤디 골즈워시의 또 다른 작품 ‘Spire’는 첨탑 모양으로 위를 쳐다 보도록 한 것에 비해, ‘Wood Line’은 아래를 보게 한 것도 환경 운동가인 이 예술가의 마음을 짐작하게 했다.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환경은 하늘과 땅, 그리고 나무라는 사실을 듣기 좋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러버스레인은 이름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사진을 남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어디에서 찍든 만족할만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아이들은 인공적인 놀잇감 없이도 예술작품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즐거이 놀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이지는 않아도 숲의 요정들이 그 즐거움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는 중일지도 모른다.
<앤디 골즈워시 작품찾기 하이킹 루프>
걸으면서 앤디 골즈워시의 작품 4개를 감상 할 수 있는 하이킹 코스가 있다. 2.7마일로 넉넉히 잡으면 한시간 정도 걷는 딱 좋은 코스다. Wood Line이 있는 러버스레인부터 시작해도 좋고, Tree Fall 이 있는 메인 포스트에서 시 작해도 좋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pire, Wood Line, Earth Wall, Tree Fall)
글, 사진/ 한혜정
지도출처/ 프레시디오(www.presidio.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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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따뜻한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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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사진 많이 찍던데.. 그런 이유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