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국수, 뜨끈함은 같지만 스타일이 다르다, 북부스타일 Pho Bac과 남부스타일 Pho Nam
본문
베트남 쌀국수, 뜨끈함은 같지만 스타일이 다르다
북부스타일 Pho Bac과 남부스타일 Pho Nam
어느새 가을이 깊어졌다. 비가 데리고 온듯한 선선한 가을바람에 뜨끈함이 그리워지는 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한그릇 생각이 절실해지는 요즘, 쌀국수 한그릇이 그 어느 때보다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국수보다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 베트남 쌀국수다. 뜨근한 고깃국물에 부드럽고 쫄깃한 국수를 마다할 한국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포(pho)’ 라 불리는 이 쌀국수가 베트남 지역 에 따라 북부 스타일과 남부의 그것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먹는 사람은 드물다.
쌀국수 포는 역사상의 큰 사건들과 더불어 베트남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갔고, 또 세계로 퍼져나가게 된 어쩌면 베트남 역사의 모든 것을 한그릇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음식이다.
어찌 보자면 이 베트남 쌀국수, 포(pho)는 한국의 평양냉면과 많이 닮아있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평안도에 살고 있던 피난민들이 남한으로 내려와 자신들의 고향음식을 전파시킨 것처럼 포 역시 북부에 그 기원을 두고 사람들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 음식이다.
포가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프랑스 식민지시대로 잡곤 한다. 그 이전에 베트남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람들에 의해 소고기를 먹는 것이 전해졌고, 또 포의 육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구운 양파와 생강이 사용되는데 이것 역시 프랑스의 뽀오페(Pot au feu)를 만드는 과정과 거의 같다는 것. 오로지 베트남에서만 이러한 방법으로 육수를 만든다는 데에서 포가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근거를 삼곤 한다. 포 pho 라는 이름도 뽀오페에서 왔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베트남 북부 스타일의 포. 넓적한 국수를 쓰며 국물이 맑고 파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Pho Hanoi San Jose의 쌀국수>
1890년 무렵,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때 처음 하노이에서 등장한 포는 1954년부터 북부 하노이 사람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전해졌다. 베트남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이겼지만 제네바 협정에 따라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으로 나뉘어졌고, 공산정권을 피해 수많은 북부 사람들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쌀국수가 본격적으로 남부지방에 등장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베트남 쌀국수가 한국의 평양냉면과 거의 같은 경로를 밟고 있는 셈이다. 단, 포가 남부로 내려가면서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은 다르다.
<베트남 남부 스타일의 포. 여러 향신채가 제공되며 국수는 가늘고 국물은 단맛을 가진다. 사진은 Pho Nguyen의 쌀국수>
베트남 지도를 보면 북쪽은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남쪽은 동남아시아 반도 가장 끝부분까지 이어진 길다란 모양이다. 따라서 북베트남은 겨울이 있고 대륙의 기질을 보이며 반대로 남베트남은 일년 내내 덥고 동남아 특유의 개방성을 가진다고 일컬어진다. 이와 발을 맞추어 포 역시 남쪽의 특성에 맞춰졌다.
원조 북부 쌀국수는 조금 단순하다. 일단 납작하고 넓은 모양의 국수를 사용하며 맑은 고기 국물에 파를 많이 넣고, 꿔이 라고 부르는 튀긴 빵을 국물에 불려 먹는다.
이에 비해 식재료가 더 풍부했던 남부 베트남사람들은 얇은 면의 국수에 여러가지를 첨가했다. 일단 뼈까지 오래 우려낸 진한 국물은 조금 단맛이 진하고, 향이 진한 쿨란트로, 타이바질 등의 허브를 곁들였고 숙주, 호이신소스, 스리랏차같은 칠리소스도 섞기도 한다. 또 고기 역시 힘줄, 미트볼, 내장 등 쇠고기의 많은 부분을 사용해서 포 메뉴가 복잡해보이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는 것.
이후 포는 또다시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세계 각국으로 퍼지게 된다.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된 후 일명 보트피플이라 불리우는 베트남 난민들이 미국, 호주 등의 나라에 정착하면서 쌀국수를 세계음식으로 발전시키게 된 것.
미국 어디보다도 베트남 음식이 맛있는 곳이 이곳 북가주다. 특히 산호세 동쪽 베트남타운인 리틀사이공 초입에 들어서면 베트남 음식의 향이 거리에 묻어있는듯 느껴진다. 찬바람이 부니 쌀국수가 생각난다면 리틀사이공 베트남음식점에서 이 쌀국수는 북부스타일인가 남부인가 살펴보며 맛을 봐도 좋을 것 같다. 북부 스타일 Pho Bac 의 깔끔한 육수에 부드러운 면발도 좋고, 남부 스타일 Pho Ban의 진하면서도 발랄한 육수의 맛도 풍미가 있다. 무엇보다 쌀쌀한 날씨 탓에 움츠러드는 것 같은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주기에 더욱 좋다.
글, 사진/ 한혜정
북부스타일 Pho Bac과 남부스타일 Pho Nam
어느새 가을이 깊어졌다. 비가 데리고 온듯한 선선한 가을바람에 뜨끈함이 그리워지는 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한그릇 생각이 절실해지는 요즘, 쌀국수 한그릇이 그 어느 때보다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국수보다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 베트남 쌀국수다. 뜨근한 고깃국물에 부드럽고 쫄깃한 국수를 마다할 한국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포(pho)’ 라 불리는 이 쌀국수가 베트남 지역 에 따라 북부 스타일과 남부의 그것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먹는 사람은 드물다.
쌀국수 포는 역사상의 큰 사건들과 더불어 베트남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갔고, 또 세계로 퍼져나가게 된 어쩌면 베트남 역사의 모든 것을 한그릇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음식이다.
어찌 보자면 이 베트남 쌀국수, 포(pho)는 한국의 평양냉면과 많이 닮아있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평안도에 살고 있던 피난민들이 남한으로 내려와 자신들의 고향음식을 전파시킨 것처럼 포 역시 북부에 그 기원을 두고 사람들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 음식이다.
포가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프랑스 식민지시대로 잡곤 한다. 그 이전에 베트남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람들에 의해 소고기를 먹는 것이 전해졌고, 또 포의 육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구운 양파와 생강이 사용되는데 이것 역시 프랑스의 뽀오페(Pot au feu)를 만드는 과정과 거의 같다는 것. 오로지 베트남에서만 이러한 방법으로 육수를 만든다는 데에서 포가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근거를 삼곤 한다. 포 pho 라는 이름도 뽀오페에서 왔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베트남 북부 스타일의 포. 넓적한 국수를 쓰며 국물이 맑고 파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Pho Hanoi San Jose의 쌀국수>
1890년 무렵,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때 처음 하노이에서 등장한 포는 1954년부터 북부 하노이 사람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전해졌다. 베트남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이겼지만 제네바 협정에 따라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으로 나뉘어졌고, 공산정권을 피해 수많은 북부 사람들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쌀국수가 본격적으로 남부지방에 등장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베트남 쌀국수가 한국의 평양냉면과 거의 같은 경로를 밟고 있는 셈이다. 단, 포가 남부로 내려가면서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은 다르다.
<베트남 남부 스타일의 포. 여러 향신채가 제공되며 국수는 가늘고 국물은 단맛을 가진다. 사진은 Pho Nguyen의 쌀국수>
베트남 지도를 보면 북쪽은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남쪽은 동남아시아 반도 가장 끝부분까지 이어진 길다란 모양이다. 따라서 북베트남은 겨울이 있고 대륙의 기질을 보이며 반대로 남베트남은 일년 내내 덥고 동남아 특유의 개방성을 가진다고 일컬어진다. 이와 발을 맞추어 포 역시 남쪽의 특성에 맞춰졌다.
원조 북부 쌀국수는 조금 단순하다. 일단 납작하고 넓은 모양의 국수를 사용하며 맑은 고기 국물에 파를 많이 넣고, 꿔이 라고 부르는 튀긴 빵을 국물에 불려 먹는다.
이에 비해 식재료가 더 풍부했던 남부 베트남사람들은 얇은 면의 국수에 여러가지를 첨가했다. 일단 뼈까지 오래 우려낸 진한 국물은 조금 단맛이 진하고, 향이 진한 쿨란트로, 타이바질 등의 허브를 곁들였고 숙주, 호이신소스, 스리랏차같은 칠리소스도 섞기도 한다. 또 고기 역시 힘줄, 미트볼, 내장 등 쇠고기의 많은 부분을 사용해서 포 메뉴가 복잡해보이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는 것.
이후 포는 또다시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세계 각국으로 퍼지게 된다.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된 후 일명 보트피플이라 불리우는 베트남 난민들이 미국, 호주 등의 나라에 정착하면서 쌀국수를 세계음식으로 발전시키게 된 것.
미국 어디보다도 베트남 음식이 맛있는 곳이 이곳 북가주다. 특히 산호세 동쪽 베트남타운인 리틀사이공 초입에 들어서면 베트남 음식의 향이 거리에 묻어있는듯 느껴진다. 찬바람이 부니 쌀국수가 생각난다면 리틀사이공 베트남음식점에서 이 쌀국수는 북부스타일인가 남부인가 살펴보며 맛을 봐도 좋을 것 같다. 북부 스타일 Pho Bac 의 깔끔한 육수에 부드러운 면발도 좋고, 남부 스타일 Pho Ban의 진하면서도 발랄한 육수의 맛도 풍미가 있다. 무엇보다 쌀쌀한 날씨 탓에 움츠러드는 것 같은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주기에 더욱 좋다.
글, 사진/ 한혜정
관련자료
댓글 4
메멘14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날씨가 추우니 뜨끈한 국물이 먹고싶어 이번 주말에 포를 먹고 왔어요. 산호세 동쪽에 베트남 타운이 있었군요!
따뜻한비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쌀국수 급 땡기네요.
kummo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전 남부 스타일을 찜 합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SVK관리자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북부스타일 포는 한번도 못먹어본것 같은데 남부보다 더 현지에 가까운 맛일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ㅎㅎㅎ 먹어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