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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 내가 꽃을 피우고 너도 꽃피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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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꽃을 피우고 너도 꽃피우면

 

어느 날, 추천영상을 무심코 누르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크로스오버 남성 중창단 경연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온 노래때문이었습니다.

가사는 이랬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꽃을 피우고 너도 꽃피우면,
결국 풀밭이 온세상 풀밭이 꽃밭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직히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였는데도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 시구는 마음에 진한 물결을 일게 했습니다.

일어나는 여러 일들 중에서 특히나 총기사고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수업하던 어린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볼 때면 무력감에 시달리곤 합니다. 냉소적으로 무감각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생명의 소중함이란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인지, 나 혼자만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냐는 생각에 힘이 빠집니다.

그런데 저 노래가 저에게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세상이 바뀌기를 앉아서만 기다리지 말라고, 그때만 반짝 떠들다가 또 잊어버리지 말라고, 나 스스로 먼저 변해보라고 말합니다. 움직여보라고, 그러면 세상은 결국 변하게 된다구요.

나만 꽃을 피우는 것으로 산이 들판이 꽃으로 물드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옆 사람, 또 그 옆 사람들도 꽃을 피워서 다같이 변해야 하는 것이죠. 냉소는 떨쳐버리고 온세상이 꽃밭이 되도록 우리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운전을 하다보면 노랗게 피어난 겨자꽃들 덕에 마음까지 환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겨자꽃도 하나 하나 그리고 다같이 피어올라 언덕 전체를 그렇게 노랗게 물들인 것입니다. 내가 꽃을 피우는 게 먼저랍니다. 그리고 너도 우리도 모두가 꽃이 되어 온 세상 꽃밭되는 그 때를 기대합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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