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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패밀리 뮤지엄_Disney Cats and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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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패밀리 뮤지엄_Disney Cats and Dogs

 

개와 고양이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거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시장 어디서든 미소를 짓게 되는 곳이었다. 강아지, 고양이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 미키마우스의 반려견이었던 플루토부터 가장 최근작 볼트와 미튼스까지 무려 80여 년동안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총출동하는 Disney Cats and Dogs 전시회다.

그렇지 않아도 월트 디즈니 패밀리 뮤지엄 Walt Disney Family Museum(이하 WDFM)은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의 드넓은 잔디밭 옆에 있어 가족들과 하루를 꼬박 보내기 좋은 곳인데, 마침 특별전시로 강아지, 고양이 캐릭터를 모두 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

WDFM을 기획하고 만들었다는 월트 디즈니의 딸, 다이앤 디즈니 밀러도 이런 것을 노렸는지 모르겠다. 한 사람의 일생을 보여주는 뭔가 근엄한 분위기의 박물관이기 보다, 가족들이 숲길을 거닐며 자전거도 타다가 박물관에 들르고 나와서는 잔디밭에 누워 햇볕 아래 이야기를 하고 금문교를 바라보며 바람을 즐기는 하루.
많은 사람들이 월트 디즈니에 대한 책을 쓰라고 권했지만 다이앤의 생각은 달랐다. 아버지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과 혁신적인 분위기를 원했을 것이라며 박물관을 프레시디오에 자리잡게 했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빼닮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WDFM는 2층 건물 전체에 월트 디즈니의 작업에 관한 것들과 개인사까지 엄청난 전시물들이 10개의 갤러리에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특히나 마지막 갤러리에서는 그가 사망한 날, 무엇보다 월트 디즈니가 사랑했다는 미키 마우스가 혼자 덩그마니 앉아 울고 있는 그림이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밖으로 나와 건물 뒷편으로 가면 Disney Cats and Dogs 전시회장이 바다를 향해 있다. 들어가며 바로 보이는 월트 디즈니의 사진엔 그가 얼마나 동물을 사랑했는지가 한 눈에 보인다. 그러고 보면 애니메이션마다 개와 고양이들이 조연으로 혹은 당당한 주연으로 빠짐없이 나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미키마우스의 베프 플루토, 사랑에 빠져 스파게티의 양쪽을 물고 하트를 뿅뿅 날리던 레이디와 트램프(그들의 사진 앞에 실제로 스파게티가 있는 테이블을 마련해 놓았다), 신데렐라 계모의 고양이였던 루시퍼, 미녀와 야수에서 풋스툴의 마법에 걸렸던 강아지, 인어공주에서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한 맥스, 피노키오의 귀여운 아기고양이 피가로, 피터팬의 유모 강아지 나나 등, 이층으로 이루어진 전시장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보게 하는 캐릭터들의 스케치부터 애니메이션 드로잉, 영화 시퀀스들이 그득하다. 특히 The Aritocats에서 ‘도미솔도 도솔미도’ 노래는 바로 시간을 수십년 전으로 되돌리는 마법을 가진듯해, 전시장에서 색연필로 강아지와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어린이들과 같은 감성으로 서있게 한다.

 

디즈니는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기는 아이콘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월트 디즈니 패밀리 뮤지엄이야말로 그 아이콘으로서 역할을 아주 충실히 하는 곳이다.
디즈니 최고의 효자 미키마우스뿐 아니라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강아지 캐릭터들을 만나 어른은 어릴 적 추억에 잠기고 아이들은 새로운 추억을 쌓아간다. 그리고 그 추억을 프레시디오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대화의 주인공으로 불러내기 좋은 곳이다.

글,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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