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포유류 종합병원, The Marine Mammal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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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물개, 병든 바다표범의 슬기로운 병원생활을 엿보다
Whale-come back! 해양포유류 센터가 다시 우리에게 건네는 인사말이다. 고래가 웰컴백을 말한다면 정말 이렇게 할 것 같기도 하다. 바다에 사는 고래, 바다표범, 물개, 수달 등이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다시 바다로 퇴원하게끔 해주는 곳, 해양포유류 센터는 이 동물들을 위한 종합병원이지만 바다와 우리들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마치 아픈 사람을 병문안갔다가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듯이.
바다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일단 남극 이야기 부터. 지구에서 인간의 손때가 가장 덜 묻었다는 남극에서조차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 남극이 이 지경이니 바다는 두말 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우리 인간들이 아무 생각없이 버리는 쓰레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건 바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생물들.
특히나 물개와 바다표범은 바다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감시병 같은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바다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던가 바다에 위험한 독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첫번째로 알려준다는 것이다.
2020년 6월, 몬테레이 페블비치에서 발견된 물개 ‘씨독(Seadog)’은 행동이상과 폐렴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오염된 정어리와 멸치였다. 씨독은 청소년기였지만 독성이 뇌의 신경에 쌓여 마치 치매에 걸린 것 같은 행동을 보였다는 것. 센터에 입원한 뒤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한 달 후 다시 바다로 퇴원하게 되었다. 씨독은 오염된 게나 조개류,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가 되었고, 사람들은 씨독 덕분에 먹는 양을 조절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기만 하는 바다의 포유류들이 남아있다는 것이 문제다.
바다표범 ‘아모니타(Amonita)’는 고아가 돼서 입원한 아기 환자였다. 보통 2월 중순에서 6월 말 사이에 아기를 낳는 엄마 바다표범들은 사람들이나 개들이 너무 가까이오면 겁을 먹고 도망가게 된다. 홀로 남게 된 아기들이 영양실조가 되거나 병에 걸려서 센터가 입원하는 환자들로 가득차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시기. 아모니타도 센터에서 돌봄을 받고 두 달만에 씩씩하게 바다로 돌아갔다고 한다.
1975년 비영리단체로 설립된 해양포유류 센터는 부상을 당하거나 버려진 해양 포유류들을 구조해서 치료하고 재활까지 담당하는 해양포유류 종합병원이다. 캘리포니아 해안선 600마일 전체와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 지금껏 이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을 치료했다.
센터를 방문하면 일단 구조된 포유류들이 어떻게 치료를 받는지 전시된 방을 둘러보게 된다. 보통 포유류를 발견한 사람들의 요청에 의해 구조가 되어 이곳으로 옮겨지면 머리나 꼬리 등에 식별을 위한 태그를 하게 되며 이름이 붙여지고 사람을 치료할 때와 거의 비슷한 순서를 밟게 된다. 차트를 만들어져 엑스레이나 피검사, 소변검사 등을 거치고 진단을 내려 치료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방문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태그, 현미경, 차트 샘플 등을 마련해 놓았다. 그리고 2층 관람대로 올라가면 해양포유류 입원실을 볼 수 있다. 관람대와 가까이 있는 입원실에는 사람 소리에 덜 예민한 바다표범들이 있고, 나이와 특성에 따라 물탱크의 모양과 크기, 깊이가 다르다. 아기 바다표범들의 소리가 귀엽기도 해서 자원봉사자에게 물어보니 그렇지않아도 <드래곤 길들이기> 영화 제작팀에서 이 소리를 녹음해 아기 용들이 등장하는 장면에 썼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다음 관람은 환자식을 준비하는 피쉬키친(Fish Kitchen). 환자 상태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종류의 생선이 준비된다고 한다. 그리고 치료실과 수술실의 모습도 간략하게 볼 수 있어 꽤 유익하다.
바다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우리 때문에 이곳 병원에 있다는 건 참 마음아픈 일이었다. 게다가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해안도로에서 까지 헤매는 아이들이 발견될 만큼 이상행동을 보이는 포유류들이 많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 저 깊은 바닷 속의 상태까지 짐작하게끔 한다. 아이들과 함께 가서 바다와 우리가 함께 오래도록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느끼고, 소살리토까지 묶어 구경하면 아주 알찬 하루가 될듯 했다.
관람예약 : https://www.marinemammalcenter.org/ 에서 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두 시간 동안의 예약이지만 충분히 둘러볼만 하다. 티켓은 무료지만 성의껏 기부하는 것이 좋다.
가이드투어 : 7월 15일부터 시작. 도슨트가 함께하는 45분 동안의 워킹투어다. 해양포유류 구조과 병원에 대한 실감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어른은 $15, 17세 이하 학생은 $7.50. 7세 이상 학생에게 권장하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투어 : Behind the Scenes Experience, 8월 20일부터 시작되는 30분 워킹투어로, 병원시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매월 첫번째와 세번째 토요일 오후 1시에 있으며, 7세 이상만 가능하고 어른은 $20, 학생은 $10.
글,사진 / 한혜정
동물 사진/ 해양포유류센터 홈페이지
Whale-come back! 해양포유류 센터가 다시 우리에게 건네는 인사말이다. 고래가 웰컴백을 말한다면 정말 이렇게 할 것 같기도 하다. 바다에 사는 고래, 바다표범, 물개, 수달 등이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다시 바다로 퇴원하게끔 해주는 곳, 해양포유류 센터는 이 동물들을 위한 종합병원이지만 바다와 우리들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마치 아픈 사람을 병문안갔다가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듯이.
바다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일단 남극 이야기 부터. 지구에서 인간의 손때가 가장 덜 묻었다는 남극에서조차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 남극이 이 지경이니 바다는 두말 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우리 인간들이 아무 생각없이 버리는 쓰레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건 바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생물들.
특히나 물개와 바다표범은 바다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감시병 같은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바다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던가 바다에 위험한 독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첫번째로 알려준다는 것이다.
2020년 6월, 몬테레이 페블비치에서 발견된 물개 ‘씨독(Seadog)’은 행동이상과 폐렴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오염된 정어리와 멸치였다. 씨독은 청소년기였지만 독성이 뇌의 신경에 쌓여 마치 치매에 걸린 것 같은 행동을 보였다는 것. 센터에 입원한 뒤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한 달 후 다시 바다로 퇴원하게 되었다. 씨독은 오염된 게나 조개류,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가 되었고, 사람들은 씨독 덕분에 먹는 양을 조절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기만 하는 바다의 포유류들이 남아있다는 것이 문제다.
바다표범 ‘아모니타(Amonita)’는 고아가 돼서 입원한 아기 환자였다. 보통 2월 중순에서 6월 말 사이에 아기를 낳는 엄마 바다표범들은 사람들이나 개들이 너무 가까이오면 겁을 먹고 도망가게 된다. 홀로 남게 된 아기들이 영양실조가 되거나 병에 걸려서 센터가 입원하는 환자들로 가득차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시기. 아모니타도 센터에서 돌봄을 받고 두 달만에 씩씩하게 바다로 돌아갔다고 한다.
1975년 비영리단체로 설립된 해양포유류 센터는 부상을 당하거나 버려진 해양 포유류들을 구조해서 치료하고 재활까지 담당하는 해양포유류 종합병원이다. 캘리포니아 해안선 600마일 전체와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 지금껏 이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을 치료했다.
센터를 방문하면 일단 구조된 포유류들이 어떻게 치료를 받는지 전시된 방을 둘러보게 된다. 보통 포유류를 발견한 사람들의 요청에 의해 구조가 되어 이곳으로 옮겨지면 머리나 꼬리 등에 식별을 위한 태그를 하게 되며 이름이 붙여지고 사람을 치료할 때와 거의 비슷한 순서를 밟게 된다. 차트를 만들어져 엑스레이나 피검사, 소변검사 등을 거치고 진단을 내려 치료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방문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태그, 현미경, 차트 샘플 등을 마련해 놓았다. 그리고 2층 관람대로 올라가면 해양포유류 입원실을 볼 수 있다. 관람대와 가까이 있는 입원실에는 사람 소리에 덜 예민한 바다표범들이 있고, 나이와 특성에 따라 물탱크의 모양과 크기, 깊이가 다르다. 아기 바다표범들의 소리가 귀엽기도 해서 자원봉사자에게 물어보니 그렇지않아도 <드래곤 길들이기> 영화 제작팀에서 이 소리를 녹음해 아기 용들이 등장하는 장면에 썼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다음 관람은 환자식을 준비하는 피쉬키친(Fish Kitchen). 환자 상태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종류의 생선이 준비된다고 한다. 그리고 치료실과 수술실의 모습도 간략하게 볼 수 있어 꽤 유익하다.
바다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우리 때문에 이곳 병원에 있다는 건 참 마음아픈 일이었다. 게다가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해안도로에서 까지 헤매는 아이들이 발견될 만큼 이상행동을 보이는 포유류들이 많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 저 깊은 바닷 속의 상태까지 짐작하게끔 한다. 아이들과 함께 가서 바다와 우리가 함께 오래도록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느끼고, 소살리토까지 묶어 구경하면 아주 알찬 하루가 될듯 했다.
관람예약 : https://www.marinemammalcenter.org/ 에서 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두 시간 동안의 예약이지만 충분히 둘러볼만 하다. 티켓은 무료지만 성의껏 기부하는 것이 좋다.
가이드투어 : 7월 15일부터 시작. 도슨트가 함께하는 45분 동안의 워킹투어다. 해양포유류 구조과 병원에 대한 실감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어른은 $15, 17세 이하 학생은 $7.50. 7세 이상 학생에게 권장하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투어 : Behind the Scenes Experience, 8월 20일부터 시작되는 30분 워킹투어로, 병원시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매월 첫번째와 세번째 토요일 오후 1시에 있으며, 7세 이상만 가능하고 어른은 $20, 학생은 $10.
글,사진 / 한혜정
동물 사진/ 해양포유류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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