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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 / 성백군

 

 

간밤에 비 내리더니

어둠 씻기고

새해 첫 새벽 풀잎마다 맺힌 빗방울들이

아침을 두드리며 길을 연다

 

둥글어 아무 곳으로나 구를 만도 한데

속을 다 씻어내

함부로 갈 수 없다며

하얀 백지 위에 점 하나 찍어 놓고

화폭을 가늠하는 화가의 붓끝처럼

생각이 깊다

 

수많은 길이 있어도

내 길은 오직 하나, 가야 할 길이기에

해뜨기 전 선택해야 한다며

시간이 움직일 때마다 안달하는 빗방울

 

새해 아침에

나에게 맺힌 매듭이 터져

시간 속에 다 터져서

영원에 불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다

 

    99 - 0102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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