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그리며 하루하루_자연 1: 현관문을 나서면 마주하는 자연 한 움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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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바라볼 구실이 있다.
잘 봐야 그릴 수 있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자연은 집 현관문을 나서서 몇 분만 걸으면,
자연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실 만큼 만날 수 있다.

운동 삼아 산책을 나온 행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 틈에서 걸음을 멈춘다.

빛이 어디에 부딪혀서 윤슬 같은 반짝임을 만드는지,
그 눈부심을 받쳐주는 어둠을 빚는 존재는 무엇인지,
저 고운 연둣빛을 만드는 들풀은 어떻게 생겼는지 한참을 바라본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으로 찍어도 자연의 모습은 온전히 담기지 않는다.
그래도 눈에 한참을 담고 나면 휴대폰에 담긴 사진보다는 조금 더 영롱한 자연의 모습이
종이 위에 되살아나는 듯 하다.

물론 진짜 자연의 아름다움과는 비교할 수 없다.
자연을 종이 위에 담겠다는 야심은 버린 지 오래고,
그림 그리는 동안 내 눈에 담은 자연의 모습을 복기해 보았다는 사실로 만족해 본다.

그림: 자연 한 움큼(A Pocket of Nature), Watercolor on paper, 12x16 in, 2024

By Eunyoung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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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SVK관리자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따듯한글 감사합니다

Artlang님의 댓글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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