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유지윤의 On the Radio_ Christmas Time i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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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Time is Here



Last Christmas I gave you my heart~ 아이의 학교 친구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Wham!의 Last Christmas는 1984년 발표 당시 5주 연속 UK Singles Chart 2위에 머물렀다. 차트 1위를 처음 기록한 것은 2021년 새해 첫날, 발표한 지 37년 만이었다.

그렇다면 1984년 5주 연속 1위곡은 뭐였을까? Band Aid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다. Band Aid는 Bob Geldof와 Midge Ure가 결성한 영국과 아일랜드의 슈퍼스타들로 구성된 그룹이다. 기근에 시달리던 에티오피아 뉴스를 본 겔도프가 기부금을 모집하려고 시작했던 Band Aid는 10년마다 새 멤버들로 꾸준히 자선활동을 펼친다. 2014년에 결성된 Band Aid 30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는 서아프리카에 창궐하던 에볼라에 대응하는 기금을 모았다.

So this is Christmas~ And what have you done? 폐부를 찌르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Happy Xmas (War is Over) - John & Yoko Plastic Ono Band + Harlem Community Choir도 라디오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John Lennon이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듣기 지겨워서 썼다는 이 노래는 지위나 나이, 인종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전쟁은 끝난다)를 기원한다.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바로 전쟁을 멈출 수 있다(War is over if you want it)는 가사는 오늘날에도 경종을 울린다. 1971년 당시에 베트남 전쟁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등이 있다.

기아와 전쟁이라니. 반짝이는 이 시즌에 너무 암울하고 우중충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일곱 살 딸은 무서운 거 보지 말라고 나를 책망했다. 재작년부터 Peanuts 시리즈에 푹 빠진 아이의 크리스마스 최애곡은 Vince Guaraldi Trio의 Christmas Time is Here다. 딸은 가사가 없다고 따분해 하지만, 나는 재즈풍의 이 앨범 다른 곡들도 좋아한다.

나도 가사가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더 즐겨 듣긴 한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연말 Billboard Hot 100 2위로 내려온 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첫 음절만 나와도 친구들과 성탄 행사로 보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무려 65년 만에 1위에 오른 Brenda Lee의 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를 들으면서 어깨를 들썩인다. 크리스마스 캐럴들을 특유의 느끼달달한 목소리로 소화하는 Michael Bublé의 Christmas Album도 우리 집 크리스마스 단골 플레이리스트다.

그래도 한 번쯤은 Band Aid 노래에 귀 기울여보자.
크리스마스에는 어둠을 떨치고 빛이 들어오게 하자(At Christmas time We let in light and we banish shade).
우리가 즐기는 때에도 창 너머엔 공포와 두려움에 떠는 다른 세계가 있다(But when you’re having fun There’s a world outside your window And it’s a world of dread and fear).
풍족한 세상의 우리는 미소를 퍼뜨릴 수 있다. (And in our world of plenty we can spread a smile of joy)

분주한 연말,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각자 작게라도 따뜻한 마음을 건네보면 어떨까.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 크리스마스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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