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피아니스트 엄마 안미정 칼럼_ 환희의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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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송가

2024년이 다가옵니다. 절기 상으로는 2023년도의 스물세 번째 절기인 소한과 스물네 번째 절기인 대한을 지나야 ‘갑자년, 푸른 용의 해’로 불리는 새로운 갑자년이 시작되지요. 2023년 계묘년의 입춘을 알리며 시작한 저의 음악칼럼 연재기간이 어느덧 일 년을 채웠습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한 연재를 통해 절기에 맞춰 골라 들어보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드렸는데요 ‘알고 들으니 더 잘 들린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테마가 있는 <피아니스트 안미정의 음악칼럼>은 2024년도를 맞아 ‘감정’을 주제로 클래식 명곡들을 소개하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맛보기로 ‘행복’한 감정을 노래하는 클래식 명곡을 소개드려요. 독일을 대표하는 작곡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교향곡 9번(합창)이 바로 그 첫 번째 명곡입니다. 특히 이 곡의 4악장에는 독일의 유명 시인인 프레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 1759-1805)가 쓴 ‘환희의 송가 Ode to Joy’가 삽입되어 있어 더욱 유명합니다.

The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베토벤은 불굴의 의지가 돋보이는 작곡가입니다.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귀가 들리지 않게 된 베토벤은 완전히 청력을 상실해 가면서도 작곡을 멈추지 않았고, 오늘날까지 감동을 전하는 불후의 명곡들을 남겼습니다. 또한 베토벤은 후원금을 받기 위해 특정 종교나 귀족의 가문을 위해서만 작곡을 해오던 동시대의 작곡가들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프리랜서 작곡가로 활동하며 살아 생전에 엄청난 명성을 얻었습니다.

바흐가 서양 음악의 아버지라면 베토벤은 그 이후로 쌓아 올려진 서양 음악의 고전 형식을 완성하고 낭만주의의 싹을 틔운 자랑스러운 후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소개드린 베토벤 교향곡 9번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그가 갈고 닦은 실력과 태도의 종합 선물 세트같은 곡입니다. 숙련되고 세련된 작곡기법은 물론 베토벤만의 창의적인 발상은 ‘합창 Chorus’을 교향곡에 삽입하는 혁신적인 실험에서도 드러납니다. 의미있게 배치된 짧은 정적 뒤에 시작되는 4명의 솔리스트와 100여명의 합창소리는 닭살이 돋을 정도의 전율을 느끼게 하죠.

새로운 시작에 앞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면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귀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된 후에도 작곡을 멈추지 않았던 베토벤의 의지가 당신의 심장에 전율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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