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유지윤의 On the Radio_ As It Was - Harry Sty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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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It Was - Harry Styles

2024년 새해 첫 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월 말, 증상이 시작된 아이에게서 남편이 옮고, 나까지 릴레이로 온 가족이 앓았다. 이번에도 감기겠거니 했는데, 테스터에 두 줄이 처음으로 선명하게 나타났다.

굿나잇 인사로 뽀뽀해 달라고 달려오는 아이를 달래어 돌려보내고 홀로 자리에 눕는다.
“Come on Harry, we wanna say good night to you.”라는 어린 대녀의 인사말로 시작하는 Harry Styles의 As It Was가 떠오른다. 구슬픈 가사와 상반되는 신디와 기타의 멜로디가 사뭇 흥겨운 팝송이다.



“In this world, it's just us 이 세상엔 우리뿐이야.
You know it's not the same as it was 너도 알잖아. 예전과는 다르다는 걸.”

뮤비의 빨간 옷을 입은 해리는 현재/미래, 파란 옷의 여자는 과거를 뜻하는데, 초반부에 서로를 빙글빙글 쫓는 둘은 결국 함께하지 못한다. 영화 매트릭스의 빨간 약, 파란 약이라는 해석도 있다. 해리 스타일스가 직접 제시한 곡의 테마는 ‘Metamorphosis 변화, 변신’이었다. 그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개인적으로는 물론, 우리 모두의 생활이 팬데믹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Gravity is holdin’ me back 중력이 날 붙잡고 있어.
When everything gets in the way 모든 것이 날 막아서” 등의 가사에 공감이 간다. 답답함을 느낀 게 어디 해리 스타일스만일까.

좋든 싫든,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꿔 놓았다. 2020년, 세상이 실제로 다 멈췄던 그 시기가 어찌 지나갔는지 새삼 아득하다. “끝이 보이지 않아. 출구가 있긴 할까.” 한창 갑갑하던 시기의 애달픔이 고스란히 담긴 BTS의 Life Goes On도 들어본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 삶은 계속된다. 실제로 나의 시간 역시 부지런히 흘렀고, 어느 새 2024년도 일주일이 넘게 지났다.


이적의 당연한 것들도 함께 들어보자.

링크한 뮤직비디오에는 Things We Took For Granted라는 제목으로 가사 전문이 번역되어 있다. John Park이 번역했다고 하는데 아래 인용한 노랫말 외에도 좋은 표현이 많다.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날들이 다 Each mundane day that we lived through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Now we’ve realized how invaluable they are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The days we hugged freely and loved with ease
다시 돌아올 때까지 Until those days return
우리 힘껏 웃어요 We won’t lose our smile”

2024년을 여는 교훈은 Nothing is the same as it was, so don’t take things for granted다. 팬데믹이 아니라도 모든 건 쉴 새없이 변한다.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힘껏 웃으며 새해의 변화들을 힘차게 맞이해 보자.

유지윤/한때 라디오 PD.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이주 여성의 커리어 계발을 돕는 심플스텝스의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는 워킹맘이다. 역서 <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앞으로 100년>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공역) 등이 있다.
브런치 https://brunch.co.kr/@unijereve, 블로그 https://unijereve.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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