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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생물을 만나고 사이프레스 숲길을 걷다, 피츠제랄드 해양보호구역 Fitzgerald Marine Res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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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생물을 만나고 사이프레스 숲길을 걷다
피츠제랄드 해양보호구역 Fitzgerald Marine Reserve

 

파도가 밀려 나가면 웅덩이엔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생명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라게, 불가사리, 말미잘, 얕은 물에선 작은 물고기도 있다. 꼬물거리는 것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우리의 사소한 움직임이 작은 생명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지 느껴진다. 그리고나면 “Take only photos, Leave only footprints” 라는 문구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이 바다와 생명체들에게 안해도 될 행동들을 많이 했는지 생각하면서.

 

피츠제랄드 해양보호구역 Fitzgerald Marine Reserve는 썰물 때 곳곳에 드러나는 조수웅덩이(tide pool)에서 엄청나게 많은 해양생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캘리포니아 최고의 조수웅덩이라 하니 그만큼 우리가 조심해야할 것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주차장에서 해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이어지는 표지판에 ‘굳이 이런 것까지’ 할만한 것들이 많이 써있다. 양동이를 가져가지마라, 강아지 출입금지, 바다표범에 가까이 가지마라, 심지어 돌멩이 하나도 뒤집어놓지 말라는 문구도 보인다. 무언가 경건해지기까지 하는 이 표지판들을 보며 해변가로 가까이 가보니 아이들이 부모와 조심스레 관찰하는 모습이 보du 대견하기도 했다. 이렇게 작은 생명체도 소중히 여겨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이 아이들이 커서도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를 당연히 갖게되겠지 싶어서 저절로 마음이 즐거워졌다.

피츠제랄드 해양보호구역은 모스비치 Moss Beach 에 속해있는 곳으로 시간대 별로 각기 다른 생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썰물 때는 조수웅덩이에 있는 작은 해양생물들이 움직이고 있고, 절벽 쪽으로 올라가보면 바다표범들이 헤엄을 치다가 해변으로 올라가 쉬기도 한다. 일년 내내 이곳에서 생활하는 바다표범이라서 쌍안경을 가져가면 수영하는 모습부터 일광욕을 하거나 장난치는 것 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또 12월에서 3월까지는 새끼를 낳은 귀신고래(Grey Whale)가 천천히 이동하는 기간이어서 운이 좋으면 고래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해양보호구역은 사이프레스 Cypress 나무로 가득한 근사한 트레일을 함께 가지고 있어 더욱 좋다. 해변가에서 주차장쪽으로 다시 나와 걷다보면 오른쪽에 Bluff Trail 표지판이 있고 다리가 보이는데, 그 다리를 지나 나오는 오르막길이 절벽에서 바다표범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가는 길이고, 평탄한 쪽으로 가면 숲길이다. 추천코스는 절벽 쪽 바다표범을 관찰하는 곳으로부터 왼쪽 길이다. 쨍한 바다의 푸르름으로부터 빽빽한 숲 속의 깊은 녹색 한가운데로 들어가는듯 분위기가 바뀐다. 사이프레스 나무들이 몇 백년 이상 그 자리를 지킨 덕분으로 생긴 터널이 있어 커다란 나무 옆에 그냥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다. 마치 흑백필름을 보는듯한 사이프레스 나무를 보면 저절로 카메라를 켜게 되는 장소인 것. 혹시나 안개가 낀 날이나 아침시간에 사이프레스 나무 사이를 걷는다면 몽환적인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며, 햇빛이 쨍쨍한 날이라면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반짝이는 햇살에 감동받을 수 있다.

 

이 Bluff Trail은 1마일의 짧은 코스로 루프형태라 부담도 없고,태평양을 끼고 있는 숲길이라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루프로 돌면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과 만나고 모스비치로 향한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Seal Cove Trail과 만나게 된다. 다시한번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내려가지 않고 계속 나무향기를 맡으며 걸어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Fitzgerald Marine Reserve>
매일 오전 10시에 오픈하고 폐장시간은 월별로 다르다.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은 무료이고 주차장은 작지만 그리 붐비지 않는다. 주차장에 있는 비지터센터에서 셀프가이드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썰물 시간을 확인하고(웹사이드에서 확인 가능) 방문하면 조수웅덩이에서 갖가지 해양생물을 볼 수 있고, 바다표범도 그 시간대에 가장 많이 나온다. 또 3월에서 6월 사이에는 바다표범 새끼들이 어미 옆에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단 이 시기에 가까이 가는 것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어미들이 새끼들을 버리고 가버리기 때문.
주소: 200 Nevada Ave. Moss Beach

글,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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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따뜻한비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가봐야할 곳에 추가요.
근데 참 슬프네요. 사람이 다가가면 새끼를 버리는 엄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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