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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한끼를 만들다, 푸드크리에이터 고네뜨 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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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한끼를 만들다
푸드크리에이터, 고네뜨 한지원

 

화면 안에 꽃인가 하고 보면 만두고, 컵케잌인가 하고 보면 샐러드다. 유기그릇 위에 단아하게 놓여진 음식들은 한식이든 양식이든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유튜브 ‘고네뜨(gonet)’의 영상에선 분명 요리인데 마치 갤러리에서 미술작품을 보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제가 가장 신경쓰는 건 ‘담음새’ 예요. 제가 하는 건 어렵지 않은 요리거든요. 하지만 담음새만큼은 특별하게 하려고 합니다.” 이미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고네뜨’란 이름은 각별한 플레이팅 솜씨로 유명하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한지원 씨만의 담음새로 완전히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요리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

 

화면에서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색감과 요리들을 보자면 한지원 씨가 결혼할 무렵에 사과도 깎아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말에 웃을 수 밖에 없다.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면서 요리가 늘었을 뿐, 요리학원을 다녔거나 강습을 받았던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저 요리와 미술을 좋아하던 어머니 덕분으로 ‘아마도 유전자에 창의성은 좀 있는 것 같다’며 웃는다. 음식점에서 먹은 것을 그대로 재현해내시던 어머니처럼, 한지원 씨 역시 여행을 다녀온 뒤엔 여늬 사람들과는 달리 가방 가득 현지에서 맛봤던 소스를 담아 와 여행지에서 맛본 음식들을 똑같이 만들어보곤 했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 부터 워낙 부끄러움을 많이 탔던 탓에 남들에게 본인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빗장을 풀게 한 것은 그녀의 가족들이었다. 특히 남편은 요리를 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라 격려했고, 아이들도 영상제작에 더 적극적으로 하라는 요청을 하곤 한다. “처음에는 집밥과 남편 도시락 사진을 위주로 사진을 공유했어요. 그러다가 요리를 미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점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죠. 플레이팅에 조금만 신경쓰면 정말 달라보이는 게 한식이더라구요.”

 

한지원 씨의 한식요리는 그녀만의 감각이 더해져 재탄생된다. 낯설기도 하다. 늘 봐왔던 그릇이 아니며, 익숙한 모양새가 아니니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단아한 담음새에 조화로운 색감, 창의적인 그릇의 쓰임새를 마주하면 눈부터 즐겁다. “한식의 세계화라면 너무 거창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한식은 꼭 푸짐해야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자신만의 플레이트에 담아 즐기게 한다면 누구라도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한식당에서도 플레이팅만 조금 다르게 하면 한식에 고급스러움과 새로움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코리안 파인 다이닝에 대한 생각을 하면 어떤 것보다도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 같아요. 푸드 스타일링 컨설팅이 저는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꼭 비싼 식당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미국사회에서 한식의 품격이 높아질 수 있도록 푸드 컨설팅 활동을 더 많이 하려고 합니다.” 갈비찜을 스테이크처럼 서빙한다던가, 전을 마치 미술작품처럼 플레이팅하고, 보라색꽃으로 피어나는 양파피클, 네모난 비빔밥 등의  색다른 시도는 그녀만의 감각으로 완성되어 새로운 한식의 세계를 열고 있다.

 

한지원 씨의 요리 영상을 보다보면 바로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만큼 멋지면서 어렵지 않다. 거기에 그릇의 쓰임은 실로 놀랍다. 최근 ‘거창유기’와 협업해 만들어낸 ‘스톤접시’는 자연 속 돌을 형상화한 검은빛 유기에 위아래 양면을 모두 쓰게 만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이라는 의미의 ‘K-리본’ 공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 할인매장에서 가져 온 일반접시로도 감각적인 플레이팅을 선보이니 그야말로 전천후다. 아주 실용적일 뿐 아니라 유기 같은 비싼 접시도 잘 활용하게끔 하는 그녀만의 노하우가 영상 곳곳에서 빛난다. 내년 쯤에는 한지원 씨의 플레이팅 노하우를 책으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그 또한 무척 기대가 된다.

쉽게 만들어 곱게 담아 먹으면 삶이 귀해질 것 같다. 한지원 씨는 손길을 조금 더해서 멋을 품은 맛을 우리에게 제안한다. 그래서 이름도 Good One Table을 슬며시 합한 g.one_t, 고네뜨다. 그녀가 마련한 좋은 테이블 한 자리를 차지해 앉아있는 것만으로 그 시간은 충만함으로 가득해질듯 하다. 고네뜨에서의 시간은 맛을 ‘보고’ 또 ‘맛보는’ 특별함이 있기에.

글/ 한혜정
사진/ 한지원 씨 제공

 
유튜브 gonet 고네뜨 Good One Table



 
인스타그램 @g.one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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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기쁨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와우!!! 환상적이네요.
이런 접시를 받으면 아까워서 먹을 수가 없을 듯 해요.

Sunny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따뜻한비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그림이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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