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십자회 이집트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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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십자회 이집트 박물관
Rosicrucian Egyptian Museum
산호세에서 7,658마일 떨어져 있는 이집트. 직항 비행기는 있지도 않고, 두 번 경유하는 비행기를 탄다면 꼬박 하루 동안 날아가야만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먼 곳의 역사와 유물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산호세에 있다. 그것도 미국 서부에서 최대 규모로 이집트 유물을 보유한 박물관이다.
정식 명칭은 장미십자회 이집트 박물관 Rosicrucian Egyptian Museum. 이집트와 장미십자회라니, 연관성이 완전히 제로이지 않을까 싶지만 그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된다.
보통 연금술과 관련이 있는 지식인들의 비밀결사대 정도로 알려진 장미십자회의 가장 큰 본거지가 산호세다. 그리고 장미십자회의 창시자인 H. 스펜서 루이스는 자신이 발굴한 작은 유물 세크메트 Sekhmet(lion godess, 사자여신)를 늘 책상에 올려놓곤 했다.
장미십자회는 이집트 탐험협회의 발굴을 지원하는 단체였고, 감사의 의미로 기증받은 여러 유물들로부터 산호세의 이집트 박물관이 시작된 것이다.
밖에서 보면 파란색 무늬의 거대한 기둥과 하얀색 건물이 뜬금없기도 하다. 이 기둥의 무늬는 이집트 왕조를 나타내는 것이며,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리 넓지는 않지만 일층과 이층 공간을 잘 이용해 꽤 많은 유물들을 전시해 놓았다. 갤러리가 4개로 이루어져 있고, 각 갤러리는 사후세계, 일상생활, 종교 등으로 세밀하게 나뉜다.
사람들의 발길은 일단 갤러리 A의 암굴묘로 향한다. 이 암굴묘는 실물 크기의 복제품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조금 으시시하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한 장면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에 어둠침침한 방을 지나면 또 맨 아래에 있는 무덤까지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이 암굴묘는 나일강 동쪽 둑의 베니 하산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암굴묘 단지 중 하나를 복제한 것으로 그 지역의 귀족들이 안장된 곳이라 하며, 전체는 복제이지만 삽화나 상형문자는 모두 진품이다. 벽화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하다. 사냥이나 요리를 하는 모습부터 고양이 얼굴을 한 사람들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또 미라에 대한 자료들도 많아서 미라를 만드는 과정이 담긴 영상부터 X-ray로 촬영한 미라 사진 등 볼 것이 많다. 또 죽은 사람이 저승을 여행할 때 도움이 되는 주문을 적은 글, 다음 세상에서 하인으로 쓰라는 의미인 인형들, 옷, 무기 등을 볼 수 있고, 어떤 방부제를 썼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계급을 짐작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이집트 상류층 남성의 미라도 볼 수 있다.
사후세계에 대한 갤러리 관람을 마치면 이제 일상생활을 볼 차례. 나일강 가에서 이집트 문명이 발생한 때와 고대 아시리아, 바빌론의 유물들도 꽤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고, 로제타 스톤도 볼 수 있다. 로제타 스톤이 나폴레옹의 병사들에 의해 발견되지 않았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이 남긴 어떤 글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란 설명은 마치 나폴레옹이 고대 이집트 비밀의 문을 열기 위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박물관을 가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정원이다. 박물관 옆으로 나있는 작은 길을 따라가면 색색의 타일이 독특한 분수가 보인다.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이국적인 정취를 만끽해도 좋고, 길을 따라 나무그늘과 바람을 느끼며 걷기에도 좋다.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이며 물고기가 꽤 많은 연못, 이집트 건축 양식의 건물들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걷다보면 원본의 4분의 3 크기의 복제품인 오벨리스크도 볼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용어인 ‘코스모스’를 올려다 보고 있는 피타고라스 동상도 있다. ‘보기에 아름다운 것’ 이란 의미라고.
오천년 전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그 시대 사람들은 죽음 뒤의 시간을 어떻게 상상했는지, 그리고 이집트 왕들이 어떤 허영심을 가지고 피라미드를 만들었는지 눈 앞에 펼쳐지는 공간이다. 책으로만 읽는 것보다 몇 배는 생생하니 아이들을 데리고 가볼 것을 추천한다.
글,사진/ 한혜정
**장미십자회 이집트 박물관 Rosicrucian Egyptian Museum
주소: 1660 Park Ave, San Jose, CA 95191
관람시간: 금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 토·일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6시
관람료: 성인 10불, 17세까지 어린이 8불, 6세 이하 무료
박물관 앱을 다운받으면 박물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정원 방문은 무료다.
Rosicrucian Egyptian Museum
산호세에서 7,658마일 떨어져 있는 이집트. 직항 비행기는 있지도 않고, 두 번 경유하는 비행기를 탄다면 꼬박 하루 동안 날아가야만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먼 곳의 역사와 유물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산호세에 있다. 그것도 미국 서부에서 최대 규모로 이집트 유물을 보유한 박물관이다.
정식 명칭은 장미십자회 이집트 박물관 Rosicrucian Egyptian Museum. 이집트와 장미십자회라니, 연관성이 완전히 제로이지 않을까 싶지만 그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된다.
보통 연금술과 관련이 있는 지식인들의 비밀결사대 정도로 알려진 장미십자회의 가장 큰 본거지가 산호세다. 그리고 장미십자회의 창시자인 H. 스펜서 루이스는 자신이 발굴한 작은 유물 세크메트 Sekhmet(lion godess, 사자여신)를 늘 책상에 올려놓곤 했다.
장미십자회는 이집트 탐험협회의 발굴을 지원하는 단체였고, 감사의 의미로 기증받은 여러 유물들로부터 산호세의 이집트 박물관이 시작된 것이다.
밖에서 보면 파란색 무늬의 거대한 기둥과 하얀색 건물이 뜬금없기도 하다. 이 기둥의 무늬는 이집트 왕조를 나타내는 것이며,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리 넓지는 않지만 일층과 이층 공간을 잘 이용해 꽤 많은 유물들을 전시해 놓았다. 갤러리가 4개로 이루어져 있고, 각 갤러리는 사후세계, 일상생활, 종교 등으로 세밀하게 나뉜다.
사람들의 발길은 일단 갤러리 A의 암굴묘로 향한다. 이 암굴묘는 실물 크기의 복제품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조금 으시시하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한 장면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에 어둠침침한 방을 지나면 또 맨 아래에 있는 무덤까지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이 암굴묘는 나일강 동쪽 둑의 베니 하산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암굴묘 단지 중 하나를 복제한 것으로 그 지역의 귀족들이 안장된 곳이라 하며, 전체는 복제이지만 삽화나 상형문자는 모두 진품이다. 벽화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하다. 사냥이나 요리를 하는 모습부터 고양이 얼굴을 한 사람들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또 미라에 대한 자료들도 많아서 미라를 만드는 과정이 담긴 영상부터 X-ray로 촬영한 미라 사진 등 볼 것이 많다. 또 죽은 사람이 저승을 여행할 때 도움이 되는 주문을 적은 글, 다음 세상에서 하인으로 쓰라는 의미인 인형들, 옷, 무기 등을 볼 수 있고, 어떤 방부제를 썼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계급을 짐작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이집트 상류층 남성의 미라도 볼 수 있다.
사후세계에 대한 갤러리 관람을 마치면 이제 일상생활을 볼 차례. 나일강 가에서 이집트 문명이 발생한 때와 고대 아시리아, 바빌론의 유물들도 꽤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고, 로제타 스톤도 볼 수 있다. 로제타 스톤이 나폴레옹의 병사들에 의해 발견되지 않았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이 남긴 어떤 글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란 설명은 마치 나폴레옹이 고대 이집트 비밀의 문을 열기 위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박물관을 가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정원이다. 박물관 옆으로 나있는 작은 길을 따라가면 색색의 타일이 독특한 분수가 보인다.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이국적인 정취를 만끽해도 좋고, 길을 따라 나무그늘과 바람을 느끼며 걷기에도 좋다.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이며 물고기가 꽤 많은 연못, 이집트 건축 양식의 건물들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걷다보면 원본의 4분의 3 크기의 복제품인 오벨리스크도 볼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용어인 ‘코스모스’를 올려다 보고 있는 피타고라스 동상도 있다. ‘보기에 아름다운 것’ 이란 의미라고.
오천년 전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그 시대 사람들은 죽음 뒤의 시간을 어떻게 상상했는지, 그리고 이집트 왕들이 어떤 허영심을 가지고 피라미드를 만들었는지 눈 앞에 펼쳐지는 공간이다. 책으로만 읽는 것보다 몇 배는 생생하니 아이들을 데리고 가볼 것을 추천한다.
글,사진/ 한혜정
**장미십자회 이집트 박물관 Rosicrucian Egyptian Museum
주소: 1660 Park Ave, San Jose, CA 95191
관람시간: 금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 토·일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6시
관람료: 성인 10불, 17세까지 어린이 8불, 6세 이하 무료
박물관 앱을 다운받으면 박물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정원 방문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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