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사이셋 박물관 De Saisse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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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엔에서 산타클라라된 이 땅의 이야기,
드 사이셋 박물관 De Saisset Museum
아주 오래 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선 누가 살았었고 어떤 모습이었을까 간혹 궁금해질 때가 있다. 특히나 캘리포니아는 다른 미국의 어떤 지역과는 다르게 ‘미션 Mission’ 이라는 이름으로 역사가 만들어졌기에 더더욱 그렇다.
올론 Ohlone 이라는 원주민들이 스페인 사람들과 만나 어쩌면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달라졌을 그 때, 그리고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가서 볼만한 곳이 있다. 산타클라라 대학 캠퍼스에 자리한 미션 산타클라라 Mission Santa Clara de Asis 와 드 사이셋 박물관 De Saisset Museum 이 바로 그곳이다.
산타클라라 대학 캠퍼스 안에 자리한 드 사이셋 박물관. 산타클라라 대학이 캘리포니아 최초의 대학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또 드 사이셋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한 미션 산타클라라는 다섯 번의 재난을 거쳐 폐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재건돼 교회로서의 기능을 잃은 적이 없다는 것 역시 무척이나 오래된 미션의 시간들을 보여준다. 이렇듯 미션 산타클라라가 이곳 원주민들의 삶에 관여해 어떤 일이 일어났고 또 산타클라라 대학이 되기까지 어떻게 된 것인지 드 사이셋 박물관에서 그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지금은 산타클라라지만 원주민들이 부르던 지명은 타미엔 Thamien이었다. 올론족은 이곳 타미엔에서 풍부한 천연자원을 이용해 꽤 번성했던 사람들이었다.
박물관 지하 상설전시장에는 그들의 삶을 재현해 놓은 캘리포니아 역사관 California Stories Exhibition 이 있고, 우리는 그들이 산타클라라 계곡에서 살았던 집부터 여러 생활도구들을 볼 수 있다. 버드나무 가지와 가죽을 이용해 정교하게 짜서 만든 유아 캐리어부터 뱀장어 바구니, 물고기 덫, 삼나무 가지와 사슴 가죽으로 만들고 색을 칠한 활 등은 그들이 무척 활기찬 삶을 영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의 삶에 스페인 포르톨라 원정대가 들어온 것이 1770년, 이 때부터 프란치스코회 신부 주니페로 세라는 스페인 정부의 도움으로 캘리포니아에 21개의 미션을 세우게 된다. 미션 산타클라라는 그 중에 8번째로 세워진 미션이다. 이 선교시대에 사용된 전례용품, 미사복 등을 두 번째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선교박물관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션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유물들이 소장돼 있고 선교시대의 성화, 마긴 카탈라 신부의 유물들, 열쇠, 전례용품과 미사복 등이 1777년부터 1836년까지 이곳의 시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다 이곳 산타클라라 계곡엔 Rancho 시대가 시작된다. 멕시코 전쟁에서 스페인에게 승리한 멕시코인들에 의해 선교체계가 쇠퇴했고 스페인이 가졌던 땅은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멕시코 가족들에게 분배되어 주로 ‘란초 Rancho’ 라 불리는 양이나 소 목장으로 바뀌게 된다.
미션시대의 전시물을 지나 만나게 되는 가족의 그림은 바로 이 시대에 이탈리아 화가인 레오나르도 바르비에르가 그린 파체코 가문의 초상화다. 그 당시 지주들의 생활방식과 의복을 엿보게 되며, 그 때 사용한 농기구 등도 전시돼 있다.
그 후 19세기 중,후반에 걸쳐 산호세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중 하나였던 드 사이셋 가족 중 한 명이 산타클라라 컬리지의 학생이었고, 그 인연으로 여러 소장품을 기증해 만들어진 것이 드 사이셋 박물관인 것. 1955년, 처음 만들어질 때는 미술관이었다고. 그 후 캘리포니아 역사관이 생기면서 박물관으로 모습을 재정비했고, 미국 박물관 연맹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실리콘밸리 세 개 박물관 중의 하나다.
시간이 겹치고 쌓여 이루어진 것이 지금이라고 본다면, 그 옛날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역시 우리가 할 일 중의 하나다. 그런 면에서 드 사이셋 박물관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세계 어느 곳보다 역동적인 이곳 실리콘밸리의 삼백 년전 모습은 어땠을지, 어쩌면 지금 우리만큼이나 역동적인 삶을 살았을지 모를 올론사람들의 모습부터 그 이후의 시간을 따라가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글,사진/ 한혜정
드 사이셋 박물관 De Saisset Museum
무료입장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학사 일정에 따라 휴관날짜도 바뀌므로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500 El Camino Real, Santa Clara, CA 95050
드 사이셋 박물관 De Saisset Museum
아주 오래 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선 누가 살았었고 어떤 모습이었을까 간혹 궁금해질 때가 있다. 특히나 캘리포니아는 다른 미국의 어떤 지역과는 다르게 ‘미션 Mission’ 이라는 이름으로 역사가 만들어졌기에 더더욱 그렇다.
올론 Ohlone 이라는 원주민들이 스페인 사람들과 만나 어쩌면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달라졌을 그 때, 그리고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가서 볼만한 곳이 있다. 산타클라라 대학 캠퍼스에 자리한 미션 산타클라라 Mission Santa Clara de Asis 와 드 사이셋 박물관 De Saisset Museum 이 바로 그곳이다.
산타클라라 대학 캠퍼스 안에 자리한 드 사이셋 박물관. 산타클라라 대학이 캘리포니아 최초의 대학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또 드 사이셋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한 미션 산타클라라는 다섯 번의 재난을 거쳐 폐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재건돼 교회로서의 기능을 잃은 적이 없다는 것 역시 무척이나 오래된 미션의 시간들을 보여준다. 이렇듯 미션 산타클라라가 이곳 원주민들의 삶에 관여해 어떤 일이 일어났고 또 산타클라라 대학이 되기까지 어떻게 된 것인지 드 사이셋 박물관에서 그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지금은 산타클라라지만 원주민들이 부르던 지명은 타미엔 Thamien이었다. 올론족은 이곳 타미엔에서 풍부한 천연자원을 이용해 꽤 번성했던 사람들이었다.
박물관 지하 상설전시장에는 그들의 삶을 재현해 놓은 캘리포니아 역사관 California Stories Exhibition 이 있고, 우리는 그들이 산타클라라 계곡에서 살았던 집부터 여러 생활도구들을 볼 수 있다. 버드나무 가지와 가죽을 이용해 정교하게 짜서 만든 유아 캐리어부터 뱀장어 바구니, 물고기 덫, 삼나무 가지와 사슴 가죽으로 만들고 색을 칠한 활 등은 그들이 무척 활기찬 삶을 영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의 삶에 스페인 포르톨라 원정대가 들어온 것이 1770년, 이 때부터 프란치스코회 신부 주니페로 세라는 스페인 정부의 도움으로 캘리포니아에 21개의 미션을 세우게 된다. 미션 산타클라라는 그 중에 8번째로 세워진 미션이다. 이 선교시대에 사용된 전례용품, 미사복 등을 두 번째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선교박물관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션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유물들이 소장돼 있고 선교시대의 성화, 마긴 카탈라 신부의 유물들, 열쇠, 전례용품과 미사복 등이 1777년부터 1836년까지 이곳의 시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다 이곳 산타클라라 계곡엔 Rancho 시대가 시작된다. 멕시코 전쟁에서 스페인에게 승리한 멕시코인들에 의해 선교체계가 쇠퇴했고 스페인이 가졌던 땅은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멕시코 가족들에게 분배되어 주로 ‘란초 Rancho’ 라 불리는 양이나 소 목장으로 바뀌게 된다.
미션시대의 전시물을 지나 만나게 되는 가족의 그림은 바로 이 시대에 이탈리아 화가인 레오나르도 바르비에르가 그린 파체코 가문의 초상화다. 그 당시 지주들의 생활방식과 의복을 엿보게 되며, 그 때 사용한 농기구 등도 전시돼 있다.
그 후 19세기 중,후반에 걸쳐 산호세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중 하나였던 드 사이셋 가족 중 한 명이 산타클라라 컬리지의 학생이었고, 그 인연으로 여러 소장품을 기증해 만들어진 것이 드 사이셋 박물관인 것. 1955년, 처음 만들어질 때는 미술관이었다고. 그 후 캘리포니아 역사관이 생기면서 박물관으로 모습을 재정비했고, 미국 박물관 연맹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실리콘밸리 세 개 박물관 중의 하나다.
시간이 겹치고 쌓여 이루어진 것이 지금이라고 본다면, 그 옛날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역시 우리가 할 일 중의 하나다. 그런 면에서 드 사이셋 박물관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세계 어느 곳보다 역동적인 이곳 실리콘밸리의 삼백 년전 모습은 어땠을지, 어쩌면 지금 우리만큼이나 역동적인 삶을 살았을지 모를 올론사람들의 모습부터 그 이후의 시간을 따라가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글,사진/ 한혜정
드 사이셋 박물관 De Saisset Museum
무료입장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학사 일정에 따라 휴관날짜도 바뀌므로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500 El Camino Real, Santa Clara, CA 9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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