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 테이스팅, 우아하게 피어날 훗날을 미리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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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 테이스팅, 우아하게 피어날 훗날을 미리 맛보다
맥그레일 와이너리 Mcgrail Winery
겉으로 보면 절대 모를 것들이 있다. ‘빙산의 일각’ 이란 말이 그렇다. 물 위에 떠 있는 빙산을 보면 그 아래 얼마만큼의 얼음 덩어리가 있을 지 아무도 모른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포도송이를 으깨어 효모와 함께 오크 배럴에 넣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더해지면 포도송이는 와인으로서 모양새를 바꾸어 나오게 된다. 어떤 향기와 어떤 맛을 가지고 있을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그 순간, 배럴에서 숨쉬고 있던 와인을 기다란 스포이드 모양의 wine thief 로 꺼내어 뿜어내는 향기를 맡고 맛보는 시간은 참으로 특별하다.
아직 와인으로서 미완성 상태이지만, 잠재력을 볼 수 있고 숙성의 시간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미완이기에 더욱 매력적일 수 있는 첫 시음의 순간, 그것이 배럴 테이스팅의 묘미다.
지난 18일,19일 양일 간 리버모어에서는 Barrel Tasting Weekend 행사가 열렸다. 리버모어 밸리 와인 커뮤니티 주최로 스무 개 남짓한 와이너리가 참여해 저마다의 이벤트로 리버모어가 북적거리던 날, 디아블로산과 리버모어 계곡의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는 맥그레일 와이너리를 찾았다.
테이스팅 룸을 들어서자 올망졸망 모여있는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있는 사진이 보인다. 2019 Charlie Rae Chardonnay 를 따라주던 서버에게 물었더니 ‘바로 이 와이너리 오너의 손자 손녀들’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리고 사진은 여덟 명의 손주들이지만, 얼마 전에 한 명이 더 태어나 이제 아홉 명이고 각각 손주들의 이름을 딴 와인이 있다는 이야기가 덧붙여졌다. 지금 마시고 있는 샤도네이도 손주의 이름이고, 최근에 태어난 아이는 출생증명서보다도 와인을 더 빨리 받은 셈이라는 것과 함께.
와인 라벨에 손주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상상하니 여러모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든 스토리가 나오는 와이너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맥그레일 부부가 처음 그린빌 로드에 있는 이 부동산을 샀을 때는 말 목장이었고, 얼마 후 친구가(리버모어의 유명한 웬티Wente 가족) 이곳에 포도덩굴을 심어보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
얼마 안되어 수확된 포도는 매년 다른 와이너리에서 다 사가게 되었고, 맥그레일 부부와 딸 헤더 맥그레일은 그들만의 와인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해 이제껏 가족 모두가 포도밭과 와이너리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섯 가지 와인 테이스팅 중 배럴 테이스팅은 두 종류였다. 카버넷 프랑과 멀롯이 블렌드된 The Weston 과 카버넷 소비뇽 백 퍼센트의 Colton’s Cabernet. 확실히 병에서 와인을 따라줄 때보다는 두근거림이 있다.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와인을 만나는 느낌은 색다르고, 변화할 것을 예감하면서 마시는 과정은 꽤 신선하다.
또 와이너리에서 마련한 재미난 이벤트도 있었다. 체리, 쵸콜렛, 정향, 후추, 유칼립투스 등 와인의 향을 각각 준비된 와인잔에서 냄새를 맡고 맞춰보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자못 진지하게 이벤트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전망이 예술이기도 했다. 테이스팅 룸 옆쪽으로 야외자리에서는 거칠 것 없는 시원한 전망이 함께 한다. 또 주말엔 푸드트럭과 라이브 음악이 어우러져 모임을 갖기에 좋고, 와이너리 입구 쪽 넓은 잔디밭에서는 피크닉매트만 깔면 바로 소풍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가족들의 사랑으로 포도밭을 가꾸고 와이너리를 만들어낸 이곳에서 맥그레일 가족들은 ‘훌륭한 와인은 결국 훌륭한 과일에서 나오는 것’ 이라며 포도밭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대자연이 우리에게 준 것을 망치지 않는다’ 라는 대전제 아래 와인을 만들고 있다는 맥그레일 와이너리. 마치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을 보고 온 것 마냥 이 배럴 안의 와인이 조만간 훨씬 더 성숙된 모습이 되어 만나게 될 기대감이 부풀었다. 멋진 변화를 예감하는 것은 그래서 늘 설렌다.
맥그레일 와이너리
리버모어 밸리에 있는 와이너리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테이스팅할 수 있으며, 앞쪽 잔디밭은 매트나 휴대의자를 가져오면 피크닉이 가능하다. 일반 테이스팅은 워크업 스타일이며, 테라스에서 테이스팅을 원할 경우 예약이 필수.
주소: 5600 Greenville Rd, Livermore, CA 94550
글,사진/ 한혜정
맥그레일 와이너리 Mcgrail Winery
겉으로 보면 절대 모를 것들이 있다. ‘빙산의 일각’ 이란 말이 그렇다. 물 위에 떠 있는 빙산을 보면 그 아래 얼마만큼의 얼음 덩어리가 있을 지 아무도 모른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포도송이를 으깨어 효모와 함께 오크 배럴에 넣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더해지면 포도송이는 와인으로서 모양새를 바꾸어 나오게 된다. 어떤 향기와 어떤 맛을 가지고 있을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그 순간, 배럴에서 숨쉬고 있던 와인을 기다란 스포이드 모양의 wine thief 로 꺼내어 뿜어내는 향기를 맡고 맛보는 시간은 참으로 특별하다.
아직 와인으로서 미완성 상태이지만, 잠재력을 볼 수 있고 숙성의 시간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미완이기에 더욱 매력적일 수 있는 첫 시음의 순간, 그것이 배럴 테이스팅의 묘미다.
지난 18일,19일 양일 간 리버모어에서는 Barrel Tasting Weekend 행사가 열렸다. 리버모어 밸리 와인 커뮤니티 주최로 스무 개 남짓한 와이너리가 참여해 저마다의 이벤트로 리버모어가 북적거리던 날, 디아블로산과 리버모어 계곡의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는 맥그레일 와이너리를 찾았다.
테이스팅 룸을 들어서자 올망졸망 모여있는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있는 사진이 보인다. 2019 Charlie Rae Chardonnay 를 따라주던 서버에게 물었더니 ‘바로 이 와이너리 오너의 손자 손녀들’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리고 사진은 여덟 명의 손주들이지만, 얼마 전에 한 명이 더 태어나 이제 아홉 명이고 각각 손주들의 이름을 딴 와인이 있다는 이야기가 덧붙여졌다. 지금 마시고 있는 샤도네이도 손주의 이름이고, 최근에 태어난 아이는 출생증명서보다도 와인을 더 빨리 받은 셈이라는 것과 함께.
와인 라벨에 손주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상상하니 여러모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든 스토리가 나오는 와이너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맥그레일 부부가 처음 그린빌 로드에 있는 이 부동산을 샀을 때는 말 목장이었고, 얼마 후 친구가(리버모어의 유명한 웬티Wente 가족) 이곳에 포도덩굴을 심어보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
얼마 안되어 수확된 포도는 매년 다른 와이너리에서 다 사가게 되었고, 맥그레일 부부와 딸 헤더 맥그레일은 그들만의 와인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해 이제껏 가족 모두가 포도밭과 와이너리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섯 가지 와인 테이스팅 중 배럴 테이스팅은 두 종류였다. 카버넷 프랑과 멀롯이 블렌드된 The Weston 과 카버넷 소비뇽 백 퍼센트의 Colton’s Cabernet. 확실히 병에서 와인을 따라줄 때보다는 두근거림이 있다.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와인을 만나는 느낌은 색다르고, 변화할 것을 예감하면서 마시는 과정은 꽤 신선하다.
또 와이너리에서 마련한 재미난 이벤트도 있었다. 체리, 쵸콜렛, 정향, 후추, 유칼립투스 등 와인의 향을 각각 준비된 와인잔에서 냄새를 맡고 맞춰보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자못 진지하게 이벤트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전망이 예술이기도 했다. 테이스팅 룸 옆쪽으로 야외자리에서는 거칠 것 없는 시원한 전망이 함께 한다. 또 주말엔 푸드트럭과 라이브 음악이 어우러져 모임을 갖기에 좋고, 와이너리 입구 쪽 넓은 잔디밭에서는 피크닉매트만 깔면 바로 소풍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가족들의 사랑으로 포도밭을 가꾸고 와이너리를 만들어낸 이곳에서 맥그레일 가족들은 ‘훌륭한 와인은 결국 훌륭한 과일에서 나오는 것’ 이라며 포도밭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대자연이 우리에게 준 것을 망치지 않는다’ 라는 대전제 아래 와인을 만들고 있다는 맥그레일 와이너리. 마치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을 보고 온 것 마냥 이 배럴 안의 와인이 조만간 훨씬 더 성숙된 모습이 되어 만나게 될 기대감이 부풀었다. 멋진 변화를 예감하는 것은 그래서 늘 설렌다.
맥그레일 와이너리
리버모어 밸리에 있는 와이너리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테이스팅할 수 있으며, 앞쪽 잔디밭은 매트나 휴대의자를 가져오면 피크닉이 가능하다. 일반 테이스팅은 워크업 스타일이며, 테라스에서 테이스팅을 원할 경우 예약이 필수.
주소: 5600 Greenville Rd, Livermore, CA 94550
글,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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