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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내 마음 속에는 그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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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에는 그림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참 재밌고도 신기한 실험에 매료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투명한 셀로판지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그것을 감광지 위에 올려놓고 햇빛을 쬐어 줍니다. 몇 분 후 셀로판지를 걷어내면 신기하게도 감광지에 내가 그렸던 그림이 똑같이 나와 있었습니다.
나뭇잎을 놓으면 누군가 그려놓은 것처럼 선명한 나뭇잎 그림이 있었구요. 그림자가 도망가지 않도록 마술을 부린 걸까 생각했지만, 선생님께서는 ‘햇빛이 그려주는 그림’ 이라고 설명해 주셨죠.
그리곤 그것이 감광지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이 반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마음 속에 감광지가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햇빛이 와서 그림을 그려 놓습니다.
만일 들끓는 심정이었다면 그 그림엔 용광로처럼 뜨거운 분노가 그려지겠죠. 상처받은 직후라면 어두운 골방에서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질지도 모릅니다. 바다 건너 부모님 걱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비행기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장면일 것이구요.

나의 감정을 타인의 그것이라 생각하며 지켜본다면 과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객관화라는 것이 조금은 어려운 일이죠.
이럴 때 내 마음 속에 감광지 한 장을 슬쩍 놔보세요. 그리고 햇살이 그 위를 덮습니다. 어떤 그림일지, 조금씩 선명해집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잘 들여다보는 겁니다.

마음이 잘 보이면 잘 다스릴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지금 이렇구나, 참 힘들겠다, 그 생각만으로도 한발짝 물러서게도 됩니다.
물론 아주 행복한 그림이 보이는 그 순간엔 즐겨야죠.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던데요. 소소한 즐거움으로 마음 속에서 행복한 그림을 자주 보게 되는 6월이기를, 오늘도 마음에 감광지는 예쁜 그림을 그렸기를 바랍니다.

글/ 한혜정(모닝레터)

*사진출처:빅사이언스https://bigscienc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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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LuckyTree님의 댓글

  • 익명
  • 작성일
글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를 들여다 본듯 하네요
6월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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