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e to Dream’_Simone Lundquist 박사가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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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놓치지 마세요"
Simone Lundquist 박사의 하루는 나즈막한 혼잣말로 시작된다. 오늘도 마주치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게 해달라고, 그냥 지나치는 이가 아니라 일대일로 관계를 맺고 행복감을 더할 수 있게 그런 기회를 달라고.
이렇게 시작된 하루는 열정의 순간으로 가득 채워진다. 하루에 열여섯 시간을 일하면서도 머릿 속으로는 늘 더 좋은 계획들이 생각나고 하고싶은 일들은 넘쳐난다. 오로지 ‘이야기 치료 Narrative Therapy’만으로 삶의 회복력을 강하게 만드는 미국 내 유일한 단체 ‘Open Doors to Future Possibilities’의 설립자로, 자신이 죽는 그 순간까지 사회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설 힘을 끌어내줄 것이라는 Lundquist 박사.
모두가 돈을 좇아 바쁘게 살며 이웃의 존재를 뒷전에 놓는 요즘, ‘꿈을 꾸는 것만으로 삶은 달라질 수 있으며, 우리는 모두 서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Q 박사님께서 영문학를 가르치시다가 학생들과 상담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카운셀러가 되신 과정이 인상깊었습니다. 어떤 과정을 겪으신 것인가요.
A 아주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의 문제가 정신질환이 아니라 사회의 권력구조와 부정의 결과임을 일찍부터 깨달았던 셈이죠.
영문학 교수 시절, 학생들이 삶의 문제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때 상담 시간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이 점차 더 밝아지고 행복해하는 것이 보였어요. 저는 이제 다른 길을 가야할 시점이라고 느꼈습니다. 더 큰 사회에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심리학으로 두번째 석사를, 클리니컬 심리학으로 세번째 석사를 하고 박사과정까지 끝내게 되었답니다.
(인터뷰를 도와주던 박주은 카운셀러는 본인도 Lundquist 박사의 학생이었다가 상담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달았으며,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것이 그의 장점이라고 이야기했다. 단체의 스탭들도 대부분 학생이었다가 Lundquist 박사를 쫓아온 사람이라고 전했다.)
Q ‘Beyond Limits’이라는 말이 좌우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쉽지 않은 이야기같아요. 박사님께서는 어떤 한계를 넘으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A 장애물이나 한계는 인생 어디서나 만나게 됩니다. 제 어머니는 전사셨어요. 제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질문으로 대답하곤 하셨죠. “꼭 하고 싶은 거니? 간절하니?”하면서요. 제가 그렇다고 하면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어요. “원한다면 계획을 세워보자. 그리고 해보자.” 한계는 ‘not’ 이 아니라 ‘how’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어머니는 가르쳐주셨어요. 마흔 넘어 시작한 박사학위 논문을 어머니께 헌정한 이유죠.
이 단체를 이끌어가는 과정에도 한계는 계속 찾아옵니다. 다들 ‘안될거야’라고 말할 때 저는 듣지 않았어요.(웃음) 대출을 받고 노후연금을 당겨서 쓸 때 재정어드바이저가 ‘미래를 생각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미래가 나를 돌볼 것이다. 지금 나는 내 커뮤니티를 돌보겠다’ 라고 말했죠. 4년 반 전에 1500스퀘어피트에서 시작했고 지금 스물 다섯명의 스탭과 함께 일을 합니다.
Q 그래서 박사님의 또다른 명칭이 ‘ball of energy’, ‘the miracle worker’인듯 합니다. 그래도 힘드신 때가 있을텐데요, 그런 상황을 극복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게 되나요?
A 인생의 의미를 찾고 그 의미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 하는 것, 그리고 생겨나는 내적인 열정들이 매일매일 더 활기차게 하루를 살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어요. 그럼 되돌아봅니다. 다시 준비하고 시도해보죠. 마치 날기를 바라는 새는 몇 번을 떨어져보고, 날갯짓을 어떻게 하는 지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것처럼요. 실패는 실패가 아닙니다.
Q ‘Open Doors to Future Possibilities’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소외된 계층을 중심으로 카운셀링을 하시겠다는 결심은 어떻게 하시게 된건가요?
A 정신건강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시스템때문에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소외되는 경우들을 봤습니다. 마치 출구가 없는 회전문 같았어요. 약만 처방받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요. 복용량은 늘게 되고 부작용으로 약도 늘어나죠.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너만 달라지면 된다’는 낙인을 찍고 사회 자체는 바뀌려하는 움직임이 없는 시스템의 문제, 병명으로 사람을 대하는 비도덕적인 모습에 많이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단체에서는 절대 사람을 진단하거나 병명으로 분류하지 않아요. 병으로 사람을 보는 것은 함부로 대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고유한 삶의 경험을 이해하고 그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물론 기존의 치료방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예요. 저희의 대안적인 심리상담이 더 맞는다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저희와 상담하는 사람들의 85퍼센트가 네 달안에 자신의 목표에 도달해서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살아가게 됩니다. 나머지 15퍼센트는 일 년안에 원하던 결과를 얻구요. ‘이야기 치료’가 주는 힘입니다.
Q ‘Open Doors to Future Possibilities’ 라는 단체이름도 멋집니다. 그런데 요즘엔 특히 ‘미래’와 ‘가능성’이라는 단어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아 보여요. 두 단어에 연관이 없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Lundquist 박사께서 이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어떤 경우라도 꿈을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당신을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남들이 이러쿵 저러쿵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마세요. 오로지 꿈과 목표를 향해 가는 겁니다. 단 시간과 노력이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필요합니다. 무엇이든 그냥 주어지는 법은 없습니다. 노력과 희생은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이 사회의 불공정이 우리의 용기를 빼앗아 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꿈을 포기하게 하죠. 그리고 ‘이 상황 status quo’에 만족하게끔 하는데요, 자칫 잘못하면 그것이 빠져나오기 힘든 모래지옥 quicksand 라는 것을 알아채기 어렵게 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서 묻혀버리면서 머리 위에 파란 하늘이 있다는 것을 잊게 되죠.
꿈은 우리를 그 모래구덩이에서 꺼내줍니다. 그리고 미래와 가능성을 함께 선물하죠. 꿈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Q ‘Open Doors to Future Possibilities’ 의 상담료는 한시간에 10불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책정하신 이유, 저렴한 상담료로 인한 결과를 듣고 싶습니다.
A 저희 상담은 첫번째는 무료, 그 다음 상담을 예약할 때 선불로 10불을 내도록 합니다. 10불이라는 돈은 내담자가 상담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는 동기부여로서만 작동합니다. 수익을 위해서는 절대 못할 일이죠. 그래도 이런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8월에는 샌프란시스코 War Memorial 건물에 사무실을 열고, 팔로알토, 산마태오, 산타크루즈에서도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의 달라스와 산안토니오, 네바다의 라스베가스, 동부에는 워싱턴 DC, 뉴욕 등에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구요.
Q사람들에게 희망을 잃지않게 하고, 다시 찾아주는 역할을 하시고 있는데요.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사회의 저소득 취약 계층, 학대받고 소외된 사람들, 노숙자들의 존엄성과 행복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고 교육받을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죠. 이 여러 계획들이 재정적인 지원과 기부의 손길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저는 우리 지역사회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지원의 힘을 믿어요. 전문지식이나 시간 봉사 등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기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Q Morning News는 북가주 한인커뮤니티를 위한 주간정보지입니다. 인터뷰 기사를 보고 있는 독자분들께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한국문화에 큰 감명을 받은 적이 많습니다. 그 문화적인 가치는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면서 서로를 감싸안는 마음들에 감동받았죠. 서울에 가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예요.(웃음)
이민자들이 대부분인 한인커뮤니티의 구성원들 중에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미국 역시 다문화국가로서 모두 하나의 커뮤니티, 하나의 가족이니까요. 기다리겠습니다.
*Open Doors to Future Possibilities, Inc는 심리상담센터와 재향군인, 법집행관을 위한 무료 지원 프로그램과 서비스, 노숙자 아웃리치 프로그램를 운영하는 비영리 공익자선단체다. 2019년 설립 이후 2만 명 이상의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3,000건 이상의 심리상담, 800시간 이상의교육, 취업 지원 워크숍, 14,000개 이상의 생필품 등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공정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가 존중되는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한혜정
사진/ Open Door to Future Possibiliti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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