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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도 커다란 교실이라는 세계

 

초등학생이었던 때, 학기를 마치는 종업식 날이면 아침부터 마음이 두근거리곤 했습니다. 통지서 행동발달사항 칸에 선생님이 뭐라고 쓰셨을까 너무 궁금했거든요. 보통 안좋은 말이 써있지는 않았었죠.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그 행간에는 무언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곤 했습니다.

행동발달사항의 문장들을 해석하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활발하다’고 써있다면 ‘사고를 친다’, ‘교우관계가 좋다’ 라면 ‘친구들과 놀면서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섬세하다’ 는 ‘예민해서 교실에서 가끔 힘들어한다’ 등등 그때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던 선생님의 멘트 안에 뼈가 있을 수도 있고, 진심이 담겨 있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하지만 되돌아보면 한 반에 60여 명 되었던 아이들을 일일이 떠올리며 쓸 말들을 고민했었을 선생님이 눈 앞에 선하면서, 참 힘든 작업이었겠다 싶습니다. 그러면서 배려를 하셨겠죠. 상처가 될 말들은 피해가면서, 자라는 싹을 밟지 않으려 애쓰셨겠죠.

요즘 선생님과 교실에 관련된 일들로 여러 말들이 떠돌아 다닙니다. 꽤 신경쓰이는 일들입니다.
교실을 떠올려보세요. 작은 공간입니다.
그곳에 아이들이 있고, 그 눈망울들을 한 몸에 받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실은 작고도 큰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한 사람이 커 가는 것이니까요. 단지 머리 뿐이 아닙니다. 마음도 커갑니다. 사회를 보는 눈이 자라고,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 가치있는 것은 무엇인지 책을 통하지 않더라도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을 통해 습득하게 되는 곳이 교실입니다. 그래서 그것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선생님이구요.

학생들의 인권과 교권, 부모들의 권리를 논하기 전에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결과는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일어나는 모든 상황의 피해자는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이고, 어른 노릇 못하는 어른들로 아이들은 자꾸만 힘들어집니다.

글/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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