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아티스트 에바 한. 나에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본문
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말할 때 눈빛이 반짝인다. 그리고 본인도 모르게 정말 재미있다고 수시로 말한다. 한가지를 더 꼽자면 어떤 상황이던 극복해 나가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에바 한에게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팡팡 튀는듯한 강한 상쾌함 뒤에 단호하고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탄산수같았달까. 아마도 본인이 묵묵히 가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길에서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닦아나가기 때문일듯 했다.
(어떻게 시작하셨는지요)
아이 둘 낳고 집에만 있으면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 다 데리고 한국에 가서 메이크업포에버 아카데미 서울에 입학했죠. 열살 아래 미술 전공한 학생들이 수두룩 했어요. 처음엔 기가 죽었지만, 저는 패션쪽 일을 했던 경험을 덧붙여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 스타일링을 다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수석졸업으로 마무리가 되었죠.
(사람들이 다 놀랐겠는데요. 늦은 나이인 데다가 날아온 돌 같았을테니까요.)
저한테는 간절함이란 큰 무기가 있었던 셈이예요. 초반에 일할 때는 아이들을 다 데리고 다니기도 했거든요. 무조건 일을 하겠다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안되면 되게하라 라는 생각도 많이 해요. 요즘도 가끔 고객들을 직접 응대하기도 하는데, 원하는 제품이 없을 경우 차선책을 제시하고 직접 시연해드리죠. 이게 다 아주 빠른 시간에 이루어져야 해요. 바쁜 분들의 시간을 제가 가져갈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순발력 있는 타입이신 것 같아요. 자신의 어떤 부분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가장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패션쇼나 메이크업쇼는 뭐든 항상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예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럴때 필요한 건 뭐다? 기지를 발휘하자’ 라고 생각하고 항상 일을 해결하곤 했어요. 쇼처럼 커다란 행사이던 웨딩이나 돌잔치같은 개인 메이크업에서도 늘 예기치 않았던 일은 일어나요. 하지만 재밌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던 상관없이 유연성있게 움직여나가는 게 저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지금 큰 백화점에서 뷰티부서를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스탠포드 쇼핑몰의 메이시스 백화점 뷰티부서의 매니저예요. 직원들 교육과 브랜드 관리뿐 아니라 고객 응대를 직접하기도 합니다. 저는 정체되는 걸 못견디는 타입이라는 것을 계속 느껴요. 한 브랜드에만 있는 것은 아티스트로서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혼자 하는 일에 한계도 느꼈죠. 다양한 인종과 각기 다른 사람들의 스타일을 경험하고 그것을 앞으로 제가 할 일에 녹여내려고 합니다.
(메이크업을 할때 어떤 쪽에 중점을 두시나요. 고객의 요청에 무조건 부응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아티스트로서 제안을 먼저 하시는 편인가요.)
무엇보다 메이크업을 받으러 오신 분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민낯을 드러낸다는 건 누구나 어렵죠. 행사의 주인공으로 긴장감도 팽팽한 순간이구요. 일단 되도록 신속하게 결점을 감춰드리는 최소한의 베이스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해요. 서로 마음이 열리면서 원하는 부분을 얘기하면 저도 제안을 드리고, 그러다보면 양쪽에서 다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게 되더라구요.
(남들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일은 어떤 느낌일까요.)
완전히 흰 도화지에서 시작하는 일은 아니니까 어렵기도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커요. 김태희같은 여배우도 자기 얼굴에 불만이 있다잖아요. 누구든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를 해결해주는 건 엄청 즐거운 일이죠. 메이크업쇼에서도 다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던 것을 해냈을 때 무대 뒤에서 느끼는 희열은 엄청납니다. 모든 걸 다 내보내는 느낌, 매번 느끼지만 매번 재미있어요.
(재미있다 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정말 즐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네, 정말로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저는 싱글맘인데요, 어떻게 보면 더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것도 결국 제가 인생에서 했던 여러 역할 중 하나이면서 인생 챕터 중 하나가 될 거예요. 원래 멀티태스킹이 안되던 사람이었는데 유난히 일을 할때면 멀티가 되는 저를 봐요. 마치 다른 자아가 나오는 것처럼요. 그런데서 재미를 느껴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메이크업 포에버를 창시한 대니 산즈(Danny Sanz)가 제 롤모델이예요. 나이에 상관없이 현역으로 뛰면서도 제자를 키워내는 데 열심인 사람이죠. 저도 아티스트를 양성하고 싶어요. 거기에 덧붙여서 스타일링의 허브를 만드는 게 꿈이예요. 한군데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곳이요. 그리고 또 지금 하는 메이크업 클래스도 다양하게 하려고 합니다. 일대일 수업도 많이 하는데요, 가지고 있는 제품을 잘 활용하게 해주고 거기에 추가하는 것을 알려드려요. 한번 수업에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면 금방 잘 하게 되는 분들이 많거든요.
메이크업아티스트 에바 한을 만나며 처음엔 외모가 주는 강함에 이끌렸다. 이런 미모는 모델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오히려 단단하게 만들어진 프로의식, 일을 즐기는 열정 들이 외모보다 더 빛이 나는 느낌이었다. 남들을 컬러로, 스타일로 완성시켜 주는데 그치지 않고, 본인의 일을 재미있게 함으로써 완성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 그야말로 즐기는 사람은 당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이처럼 들어맞을 수 있을까 싶은 사람이었다.
글/ 한혜정
사진제공/ 에바 한 (문의 : ava.sumin.han@gmail.com / 408-637-0774 / 인스타그램 @ava_makeup_official)
(어떻게 시작하셨는지요)
아이 둘 낳고 집에만 있으면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 다 데리고 한국에 가서 메이크업포에버 아카데미 서울에 입학했죠. 열살 아래 미술 전공한 학생들이 수두룩 했어요. 처음엔 기가 죽었지만, 저는 패션쪽 일을 했던 경험을 덧붙여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 스타일링을 다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수석졸업으로 마무리가 되었죠.
(사람들이 다 놀랐겠는데요. 늦은 나이인 데다가 날아온 돌 같았을테니까요.)
저한테는 간절함이란 큰 무기가 있었던 셈이예요. 초반에 일할 때는 아이들을 다 데리고 다니기도 했거든요. 무조건 일을 하겠다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안되면 되게하라 라는 생각도 많이 해요. 요즘도 가끔 고객들을 직접 응대하기도 하는데, 원하는 제품이 없을 경우 차선책을 제시하고 직접 시연해드리죠. 이게 다 아주 빠른 시간에 이루어져야 해요. 바쁜 분들의 시간을 제가 가져갈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순발력 있는 타입이신 것 같아요. 자신의 어떤 부분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가장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패션쇼나 메이크업쇼는 뭐든 항상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예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럴때 필요한 건 뭐다? 기지를 발휘하자’ 라고 생각하고 항상 일을 해결하곤 했어요. 쇼처럼 커다란 행사이던 웨딩이나 돌잔치같은 개인 메이크업에서도 늘 예기치 않았던 일은 일어나요. 하지만 재밌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던 상관없이 유연성있게 움직여나가는 게 저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지금 큰 백화점에서 뷰티부서를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스탠포드 쇼핑몰의 메이시스 백화점 뷰티부서의 매니저예요. 직원들 교육과 브랜드 관리뿐 아니라 고객 응대를 직접하기도 합니다. 저는 정체되는 걸 못견디는 타입이라는 것을 계속 느껴요. 한 브랜드에만 있는 것은 아티스트로서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혼자 하는 일에 한계도 느꼈죠. 다양한 인종과 각기 다른 사람들의 스타일을 경험하고 그것을 앞으로 제가 할 일에 녹여내려고 합니다.
(메이크업을 할때 어떤 쪽에 중점을 두시나요. 고객의 요청에 무조건 부응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아티스트로서 제안을 먼저 하시는 편인가요.)
무엇보다 메이크업을 받으러 오신 분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민낯을 드러낸다는 건 누구나 어렵죠. 행사의 주인공으로 긴장감도 팽팽한 순간이구요. 일단 되도록 신속하게 결점을 감춰드리는 최소한의 베이스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해요. 서로 마음이 열리면서 원하는 부분을 얘기하면 저도 제안을 드리고, 그러다보면 양쪽에서 다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게 되더라구요.
(남들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일은 어떤 느낌일까요.)
완전히 흰 도화지에서 시작하는 일은 아니니까 어렵기도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커요. 김태희같은 여배우도 자기 얼굴에 불만이 있다잖아요. 누구든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를 해결해주는 건 엄청 즐거운 일이죠. 메이크업쇼에서도 다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던 것을 해냈을 때 무대 뒤에서 느끼는 희열은 엄청납니다. 모든 걸 다 내보내는 느낌, 매번 느끼지만 매번 재미있어요.
(재미있다 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정말 즐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네, 정말로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저는 싱글맘인데요, 어떻게 보면 더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것도 결국 제가 인생에서 했던 여러 역할 중 하나이면서 인생 챕터 중 하나가 될 거예요. 원래 멀티태스킹이 안되던 사람이었는데 유난히 일을 할때면 멀티가 되는 저를 봐요. 마치 다른 자아가 나오는 것처럼요. 그런데서 재미를 느껴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메이크업 포에버를 창시한 대니 산즈(Danny Sanz)가 제 롤모델이예요. 나이에 상관없이 현역으로 뛰면서도 제자를 키워내는 데 열심인 사람이죠. 저도 아티스트를 양성하고 싶어요. 거기에 덧붙여서 스타일링의 허브를 만드는 게 꿈이예요. 한군데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곳이요. 그리고 또 지금 하는 메이크업 클래스도 다양하게 하려고 합니다. 일대일 수업도 많이 하는데요, 가지고 있는 제품을 잘 활용하게 해주고 거기에 추가하는 것을 알려드려요. 한번 수업에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면 금방 잘 하게 되는 분들이 많거든요.
메이크업아티스트 에바 한을 만나며 처음엔 외모가 주는 강함에 이끌렸다. 이런 미모는 모델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오히려 단단하게 만들어진 프로의식, 일을 즐기는 열정 들이 외모보다 더 빛이 나는 느낌이었다. 남들을 컬러로, 스타일로 완성시켜 주는데 그치지 않고, 본인의 일을 재미있게 함으로써 완성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 그야말로 즐기는 사람은 당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이처럼 들어맞을 수 있을까 싶은 사람이었다.
글/ 한혜정
사진제공/ 에바 한 (문의 : ava.sumin.han@gmail.com / 408-637-0774 / 인스타그램 @ava_makeup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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